<마을, 생태가 답이다>는 ‘생태’를 키워드로 마을을 살리고 있는 마을과 단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책은 우선 ‘자연이 답이다’라는 생태철학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꾸리거나 마을을 살리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리산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이곳은 귀농 공동체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곳으로 불교의 연기론에 입각해 생명·생태 공동체, 더불어 사는 생활문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1997년 당시 실상사 주지였던 도법 스님과 농민운동가인 이병철 귀농운동본부 대표가 농촌과 농업을 살리는 일을 위해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됐다. 지금은 생태 농업에 기반을 둔 농업 공동체를 넘어 교육, 의료, 문화 등 생활문화적인 문제까지 해결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미지_마을 생태가 답이다, 박원순, 검둥소.jpg *마을 생태가 답이다, 박원순, 검둥소

 

‘연두농장’은 생태 래디컬리스트 변현단 대표가 빈곤 여성과 더불어 꾸려 나가는 공동체다. 자연에서 살아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연을 닮아 가는 일이라 여겨 삶의 대안으로서 농 철학을 실현하고 있다. 똥과 오줌을 거름으로 하고 지형에 맞는 밭을 만드는 전통 농업을 중요시하고, 토종 종자를 채종하고 길러 내 현재 130종의 토종 종자를 보유하고 있다. 화폐가 필요 없는 농, 삶을 치유하는 농,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는 삶을 지향하는 연두농장에서 궁극적으로 ‘모든 소비자가 생산자 되기’를 꿈꾼다. 언젠가는 종말이 올 석유 문명에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이 자기 손으로 직접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필립보생태마을’은 황창연 신부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5퍼센트에 불과한데도 음식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20조 원이나 되는 현실에서 환경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조성한 마을이다. 교인들에게는 피정의 공간이자 누구나 방문해 생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의 장이기도 한 성필립보생태마을의 또 다른 계획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5억 원을 들여 풍력발전기와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여주에 조성될 제2의 생태마을에도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생태 체험 관광으로 자연도 살아나고 주민들의 살림살이도 살아난 마을의 이야기도 주목할 만 하다.

 

강원도 산속호수마을 ‘동촌리’는 오지인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마을이다. 2007년 환경부 선정 자연생태우수마을, 2009년 산림청 선정 우수산촌생태마을로 선정되고 이후 팜스테이,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됐다. 동촌리의 특색 중 하나는 주민들에게 숲 교육을 받게 해 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숲 해설을 하고 있다는 점. 숲 해설 등의 농촌 관광은 마을 주민들에게는 소득이 되고, 도시인들에게는 휴식이 된다.

 

충북 보은 ‘구병아름마을’은 마을 전체가 나서서 마을을 운영한다. 아홉 개의 봉우리가 마치 병풍처럼 마을을 감싸고 있어 이장과 사무장은 마을의 대외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청년회는 마을의 실질적인 활동을 책임지며, 부녀회는 마을 화합을 위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인회도 마을 정화 활동으로 힘을 보탠다. 때 아닌 홍수로 수해를 입고 2~3년간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돼 심은 메밀이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고, 2004년부터 메밀꽃 축제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체험 마을이 됐다.

 

책은 도심 속에서 새로운 생태 공간으로 부각되며 각박한 도시민의 삶에 농부의 마음을 심어 주고 있는 도시 농업의 모습도 보인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2007년 도시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대안으로 ‘도시 농업’을 생각했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청년 단체,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도서관 등 아동·청소년 단체와 여성 단체, 노인 복지 단체, 시민 단체 등의 네트워크로 출발했다. 텃밭 보급 활동, 도시농부학교, 노인 텃밭 관리사 양성, 생태 텃밭 강사 양성 등 다양한 교육과 활성화 프로그램 등 도시 농업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최근에는 활동가 양성에 더해 ‘토종 종자’도 눈을 떴고, 로컬 푸드 운동도 시작했다.

 

귀농으로 생태적 가치와 자립적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을 돕는 단체인 ‘전국귀농운동본부’는 도시에 살고 있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태적 가치와 농업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켜야 하기에 ‘도시 농업’에 주력하고 있다. 도시 농업을 통해 전국귀농운동본부가 꿈꾸는 것은 ‘국민 모두가 농부’가 되는 세상이다. 기계와 화학 자재 등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진정한 생태 농업은 소농만이 실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국민 모두가 농부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책은 이와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 친환경 에너지’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인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주목하고 이를 마을과 접목시키고 있는 단체와 사람들을 소개한다.

 

부안시민발전소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 반대 운동을 경험한 주민들이 직접 출자해 전국 최초로 만든 시민 발전소다. 등용마을을 중심으로 햇빛 발전소, 지열 냉난방 시스템, 태양열 난방 시설, 바이오 펠릿 보일러, 소형 풍력발전기, 자전거 발전기 등을 통해 재생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등 에너지 자립 마을의 전형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태양광 도시를 말하는 ‘솔라시티’는 국제에너지기구와 세계태양에너지학회가 기후변화와 석유 고갈에 따른 문제를 도시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해 지정한 도시를 뜻하기에 함부로 붙일 수 없는 이름이다. 대구는 우리나라 솔라시티의 선두 주자이면서 지난 2000년 솔라시키를 선언하고, 2004년 제1회 세계솔라시티총회를 열었고, 그 저력을 바탕으로 오는 2013년에는 세계 100여 개 나라의 에너지 관련 장관과 기업 총수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인 세계에너지총회를 개최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작은 과학관인 ‘에너지생태과학관’은 언뜻 보기에 여느 농가 주택과 다름없는데, 철거로 인한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낡은 한옥을 리모델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에너지생태과학관을 운영하고 있는 임상훈 박사는 ‘생태건축연구회’와 ‘에너지환경보전회’를 이끄는 에너지 전문가이다. 신재생에너지와 미래 건축의 대안인 생태 건축에 대해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에게 교육하는 공간인 에너지생태과학관은 무공해한 자연 에너지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환경 친화적인 건축의 저변 확대를 위한 체험의 장으로 꾸며져 있다.

 

지은이 박원순은 이 책에서 ‘생태 환경’에 초점을 맞춰 이웃과 마을, 사회에 ‘생태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자연을 살리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한주연 기자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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