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사회 NOW] 패션, 'AI 디자인'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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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사회 NOW] 패션, 'AI 디자인'을 입다

옷 입지 않고도 착용 모습 보여주는 기술 등장
1초만에 취향에 맞는 옷 100벌 추천 기술도
아마존은 AI 디자이너 알고리즘 개발 눈앞에

  • 손정우 gdaily4u@gmail.com
  • 등록 201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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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AI)이 패션업계에도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AI라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패션 시장의 지도를 크게 바꿔놓으면서 관련 업계가 격변의 시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패션과 의류 비즈니스에서 첨단 기술과 패션산업의 융합은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가? 전문가들은 AI의 도입으로 ▲패션 트렌드 예측 ▲생산 수량 ▲상품 기획에 이르는 전과정의 자동화와 더불어 개인 맞춤 패션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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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공룡' 아마존, 패션업계 NO.1을 꿈꾸다 

해외 패션 시장은 AI 도입을 위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패션에 AI를 활용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세계를 장악한 유통공룡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오랜 숙원인 패션사업 분야 제패를 위한 AI 도입에 큰 야심을 보이고 있다.

패션업계 사상 첫 AI 디자이너 알고리즘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그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디자인에서 큐레이션 서비스까지 AI를 통해 고객 맞춤형 패션을 구현할 계획이다. 단순히 기존 스타일 및 아이템을 복제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컨셈의 미래 패션 스타일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지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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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아마존은 지난 6월 알렉사를 탑재한 AI 카메라 '에코룩(Echo Look)'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지난해 4월 에코룩 발표 후 비공개 베타서비스로 확보한 고객 피드백을 반영했다. 200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은 사용자 촬영을 통해 최적의 패션 아이템을 추천해 주며 가상 착용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서비스는 ▲스타일 체크(Style Check) ▲데일리 룩(Daily Look) ▲컬렉션(Collection) 등이며 커뮤니티 기능도 추가했다. 

온라인 쇼핑은 이미 일반화됐지만 실제 상품을 착용했을 때 기대했던 사이즈나 핏과는 차이가 있어 실패할 확률이 비교적 높고 반품 절차도 번거롭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실제 모습을 쉽게 촬영하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최초의 패션AI 기술이자 서비스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간 아마존은 직접 착용하지 않아도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는 '스마트 미러(blended-reality mirror)' 특허와 옷을 만들 수 있는 로봇 재단사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스마트미러는 빛을 반사해 투과할 수 있는 특수 거울과 디스플레이 카메라 프로젝터로 유저를 인식한 뒤 화면에 가상의 장면을 표시한다. 로봇 재단사는 자외선으로 비추면 보이는 형광 잉크를 이용해 옷을 재단하고 프린트하는 방식이다.

아마존 행보는 디지털화가 상대적으로 더딘 패션 산업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룩으로 대표되는 아마존의 첨단기술과 패션의 융합은 패션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형광 잉크를 사용해 맞춤형 옷 재단을 재단하는 아마존 로봇 재단사. 출처=아마존
형광 잉크를 사용해 맞춤형 옷 재단을 재단하는 아마존 로봇 재단사. 출처=아마존

◆ 中 알리바바, AI가 코디하는 컨셉매장 선보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은 AI 기반 패션 컨셉 매장을 올해 말 홍콩에 개설한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I 기술을 실제 매장에 적용시키기 위해 지난 7년간 연구를 거듭해 온 알리바바가 드디어 패션AI 시스템을 세상에 공개한 것이다. 

올해 말 실제 매장 오픈에 앞서 패션 AI 컨셉 스토어를 홍콩이공대학교(香港理工大學) 캠퍼스에서 지난 6~7일 공개했다. AI 기술을 바탕으로 1초 만에 소비자 개인 취향에 맞춘 옷을 100벌을 추천할 수 있다. 유저 데이터와 중국 최대 쇼핑몰 타오바오 소속 스타일리스트들이 조합한 50만개가 넘는 의상 사진과 코디법을 토대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알리바바의 패션 컨셉 매장에서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패션 트렌드를 비롯해 개인 맞춤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방문하면 2차원 코드 및 얼굴 인증으로 등록자를 식별해 그간의 구매 내역과 취향을 기록한다. 고객으로 등록되면 AI가 코디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매장 제품에는 스마트칩을 부착해 상품을 선택하면 AI 모니터에 정보를 표시한다. 고객이 '타오바오(淘?) 옷장'을 선택하면 구매이력에 기반해 기존에 구입한 옷들과의 다양한 코디도 제안한다.

알리바바 그룹의 주오란 주앙(Zhuoran Zhuang) 부회장은 "패션AI는 알리바바의 패션 유통업 미래의 상징"이라며 "AI 영향력을 패션계에 적용하는 것은 미개척 영역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했다.

◆ 패션 업계 생존 키워드...'AI를 통한 기술혁신'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와 유명 패션 매체 비즈니스오브패션(BOF)은 '2018년 패션 산업 전망(The state of fashion 2018)' 보고서에서 올해 패션 10대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AI를 선정했다. 

패션산업의 미래로 불리는 미국 스타트업 스티치픽스(Stitch Fix)는 AI를 활용한 패션 스타일링으로 패션업계와 IT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고객의 체형, 취향, SNS 등 온라인 활동기록, 라이프스타일 등을 AI가 분석해 맞춤형 스타일링을 제시하고 스타일링에 맞는 상품의 배송까지 진행한다.

또 다른 미국 스타트업 메모미(Memomi)는 '메모리 미러(Memory Mirror)'라는 기술을 선보였는데 이 역시 IT 기술과 패션을 연계한 사례다. 옷을 착용한 후 거울 앞에서 스마트폰 앱을 누르면 다른 색상과 사이즈를 보여줘 여러 번 옷을 갈아입을 필요 없이 다양한 착용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메모미의 메모리 미러(Memory Mirror) 이용 이미지. 출처=메모미
메모미의 메모리 미러(Memory Mirror) 이용 이미지. 출처=메모미

기존 패션 브랜드들도 AI 기술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타미힐피거는 최근 미국 패션스쿨인 FIT 및 IBM과 제휴해 '리이매진 리테일(Reimagine Retail)' 프로젝트를 런칭했다. 패션 디자인 과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목적이다. 또 인도 디자이너 팔구미&셰인 피코크(Falguni&Shane Peacock)도 IBM의 AI 플랫폼 왓슨(Watson)을 활용해 60여만 개의 패션쇼와 인도 유명 패션 디자이너 작품을 분석해 새로운 디자인에 도전중이다. 

비대면 형태의 마케팅 기업을 의미하는 '언택트(untact) 마케팅'은 이미 유통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는 패션업계 역시 마찬가지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핵심 열쇠는 바로 인공지능(AI)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패션업계는) 변화에 적응해 성장하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 간의 격차가 점차 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간보다 정확하게 히트 상품을 예상하고 고객 행동 분석으로 취향까지 알아내는 AI가 패션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