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이겨낸 콘텐츠, 이 손 안에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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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이겨낸 콘텐츠, 이 손 안에 있소이다

[지데일리]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그의 이전 작품인 <살인의 추억>, <설국열차>, <마더>를 비롯해서 넷플릭스가 제작해 화제가 됐던 <옥자>까지, 현실 비판적인 메시지를 풍자와 해학 속에 담은 그의 세계관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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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와 블랙핑크는 미국 프라임타임 TV쇼에 진출하고 코첼라 무대에서 공연하기도 하면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미국 본토에서의 한류 아이돌 열풍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16화로 마무리된 <배가본드> 드라마는 다음 시즌 제작을 간절히 바라는 전 세계 팬들의 염원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돌부터 드라마까지, 소수의 팬덤이나 아태 일부 지역에서 머물던 작은 한류 물결이 전 세계 주류 문화로 올라타고 있다. 한국 밖으로 팬층을 확장하는 것은 한국 창작자와 탤런트들의 큰 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이나 중국으로 직접 진출해 시장을 개척한 한류 1세대에서 중국 쪽의 큰 수요로 크게 붐이 일었던 한류 2세대와 동남아로 개척된 3세대를 거쳐, 중국이 아닌 다각화된 글로벌 관객을 노리는 지금의 한류까지 끊임없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던 저변에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뛰어난 스토리텔링 기량과 그를 맛깔나게 살리는 재능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할리우드 콘텐츠만이 국경을 넘어 공감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주류로 취급되던 엔터테인먼트 세상에서 한국 역사와 한국 사회의 복잡한 내막을 담은 이야기가 국경을 넘어 공감되는 모습은 많은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구한 말 의병을 소재로 다루며 화려한 영상미로 화제를 모은 <미스터 선샤인>과 같은 대작부터 한국의 대학 입시를 둘러싼 블랙코미디 스릴러 <SKY 캐슬>, 사회적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가슴 욱신한 로맨스와 배려로 잔잔하게 풀어가는 <동백꽃 필 무렵>과 같은 드라마까지 구경을 넘은 사랑을 받으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반증하고 있다. 

 

여기에 ‘알고 보니 헤어진 남매’였다든지, ‘어려운 사랑을 이뤘는데 갑자기 기억상실’과 같은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조차 한국 드라마가 팬덤을 등에 업고 <드라마월드>와 같은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있다. 


무엇이 한류라고 한마디로 정의를 내릴 순 없지만, 한류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 시청자의 관점에서조차, 한국 문화라는 실체가 없는 것에 정의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고퀄리티의 가치가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과 함께 미국·인도·캐나다·터키·헝가리 등 5개국 현지 시청자 2355명을 대상으로 한국 방송 콘텐츠 시청 경험 등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터키의 시청자들은 한국 창작가가 만들고 한국 탤런트가 열연하는 한류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 응답자들은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한국 방송 콘텐츠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현지화 작업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가 있어야 세계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글로벌 팬들이 국경과 언어 장벽을 넘어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최대 30개국 언어로 자막과 더빙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1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은 세계적인 갓 신드롬을 일으키며 2019년 뉴욕타임스가 뽑은 'Best International Drama'에 이름을 올리기로 했다. 종종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들려오던 수상 소식이 시리즈물로도 확대된 것이다.


그동안 저변을 넓혀온 각 나라의 콘텐츠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나 세계 방방곡곡 팬들의 심금을 울리며 미드만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공식을 깨고 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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