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나고 사람 났나요, 사람 나고 조직 났지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직 나고 사람 났나요, 사람 나고 조직 났지

[지데일리] 제자 번지가 공자에게 물었다. “인(仁)이란 무엇입니까?” 공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 했다. 번지가 또 물었다. “지혜로운 것이란 무엇입니까?” 공자는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라 했다. 번지가 그 뜻을 알아듣지 못하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곧은 사람을 등용하여 굽은 사람들 위에 놓으면 못된 사람들도 곧게 만들 수 있느니라.”

 

제목 없음.jpg
ⓒ픽사베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는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를 대부분 기업이 따라가지 못한다. 디지털 혁명이 빠르게 전개되며 믿기지 않는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놓지만 이에 맞춰가지 못한다. 심지어 기업 생산성이 위축되는 기업들도 많다. 

 

과거에는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수익을 낮추면서라도 어떻게든 연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해당 업종 자체가 사라지느냐 마느냐 하는 생사의 갈림길에 내몰린다. 그렇다면 이런 숨 막히는 경쟁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바로 사람이다.

 

유능한 인재(人才)야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로이자 해답이다. 과거를 살펴보더라도 거대한 격변과 위기의 순간에는 뛰어난 인재로 인해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고 승자와 패자가 정해졌다. 특히 디지털 혁명 속에 급속한 변화가 이뤄지는 현대 사회의 기업에게 혁신과 창의성의 원천으로 사람의 중요성은 백만 번을 강조해도 부족할 터다. 

 

과거에는 보유한 자본도 그만큼 중요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서 뛰어난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투자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시중 여유자금이 넘쳐난다. 그래서 인재경영의 중요성은 현시대 들어 더 커졌다.

 

최근 90년대생 사이에서는 취업과 동시에 퇴사를 준비한다고 해 ‘퇴준생’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하그런데 한편에서는 “사업 환경은 급변하는데 뒷받침할 사람이 없다”라고 토로하는 기업이 많다. 이렇게 기업과 기업 구성원들 간 괴리와 갈등은 어디에서 발생하는 걸까?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사람을 기반으로 하는 자본 중 자신에게 필요한 역량과 인재상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하고 그에 맞는 채용 제도와 보상 제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초기에 주가가 바닥이었을지라도 일단 생존해 상당 시간이 흐른 후에 급반등하는 패턴을 보였다. 저자는 이것이 바로 ‘인사이드 아웃’(Inside-out)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한다. ‘인사이드 아웃’이란, 기업이 자신들의 문화와 사람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찾아낸 핵심 역량을 사업과 연계시킴으로써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경영 전략을 의미한다.

 

‘인사이드 아웃’의 역할은 사업 초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미 성공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선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여기서 저자는 “변화는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인사이드 아웃’을 강조한다.

 

이 책은 ‘인사이드 아웃’이 기업의 성공과 가치에 있어 왜 중요한지, 기업이 혁신을 이끌어낼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사람에서 출발하는 사람관리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알려준다. 아울러 성공한 기업의 전략이나 제도를 그대로 따를 것이 아니라 각 기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통찰해 사업과 전략을 도출하는 틀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기업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는 혜안을 준다.


‘인사이드 아웃’으로 사람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을 이해하고 직원들의 관점에서 제도를 바라보며 변화의 방향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저자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차별화된 역량과 문화를 축적하라”는 제언과 함께 기업이 선택 가능한 네 가지 사람관리 패러다임의 원형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네 가지 사람관리 패러다임은 바로 역사적으로 발전해오고 이론적으로도 입증된 ‘직무성과주의’, ‘내부노동시장형’, ‘스타형’, ‘몰입형’이라는 모형이다. 각 모형이 추구하는 인재상의 정의와 특징, 직무, 성과, 한계 등을 국내외 사례와 함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기업이 차별화된 사람관리 시스템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저자는 사람관리에도 전략적 사고가 필수적이므로 다양한 사람관리 패러다임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네 가지 패러다임을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혼합하거나 변형해 채택할 수 있다. 이에 저자는 항상 기업이 자신 앞에 복수의 선택지가 놓여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사람관리의 통합적 분석 틀은 우리 기업이 성과 향상과 경쟁 우위 확보에만 관심을 둠으로써 ‘사람’을 간과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해줄 것이다. 그리고 기업의 성공과 혁신의 해답은 ‘사람’ 안에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저자는 20여 년간 전략적 인적자원관리를 연구한 학자다. 그는 기업과 구성원의 갈등, 나아가 사람관리의 실패 원인은 조직이 항상 사람 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실제 국내 기업들을 보면, 개인을 조직과 수직적 관계에 놓고 조직의 지배를 받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듯하다. 하지만 조직과 개인이 항상 수직적 관계를 유지해야만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일까?

 

[크기변환]8950986450_1.jpg
<인사이드 아웃> 강성춘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저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임원 교육 및 자문 활동을 통해 기업이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인사이드 아웃’ 관점의 사람관리가 반드시 필요함을 역설하며 그에 필요한 전략적 접근 방법을 도출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사이드 아웃’은 전략과 인적자원관리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돼온 자원기반이론과 지식기반이론에 이론적 토대를 두고 있다. 

 

저자는 기업의 성과는 사람을 통해 만드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기업은 사람을 기반으로 축적해온 자신만의 강점을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확장·발전시켜 사업의 승패를 결정하는 역량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저자가 말하는 ‘인사이드 아웃’ 경영의 핵심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