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재미? [GSEEK in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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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재미? [GSEEK in BOOK]

[지데일리] 우리는 ‘재미’라는 말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아무런 의도 없이 사용할 때가 많다. 무엇을 ‘재미있다’라고 얘기할 때 남들이 그 말의 의미를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 간주해버린다. 어떤 때에는 아무런 의구심조차 가지 않고 상대말의 의미를 자신이 느끼는 의미가 같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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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우리는 때때로 재미가 있거나 재미가 없다는 것을 빼고는 재미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때문에 ‘재미’라는 단어는 너무나 뻔한 말이지만, 정말 애매한 말이기도 하다. 이처럼 재미는 일상의 다양한 영역들과 관련을 맺고 있지만, 딱히 정의하기가 까다롭다.

 

<재미에 대하여>(팬덤북스)는 재미를 사회학적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역사적으로 학계에서 재미가 어떤 설명으로 개념화됐는지를 비롯해 일, 가족, 교육, 레저 등 다양한 맥락에서 서로 어떻게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지, 시대에 따라 나이에 따라, 지역에 따라, 직업에 따라, 성별에 따라 재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같은 직업군, 같은 나이군, 같은 시대에 따라서 사람마다 재미의 양상이 어떤 방식으로 달라지는지, 우리는 왜 재미와 웰빙, 행복 등과 혼용해서 표현하는지 등을 분석한다.

 

영국 서식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 벤 핀첨은 ‘죽음’, ‘자살’ ‘정신 건강’, ‘웰빙’과 같은 현대인의 내적인 영역의 연구를 오랫동안 수행해 온 사회학자다. 현대인들이 더 행복해질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온 그가 주목한 테마가 바로 ‘Fun’, 즉 ‘재미’다. 서양 문화에서 ‘Fun’이라는 단어는 대화에서 습관적이다시피 사용되는 일상어다.

 

저자는 ‘재미’가 늘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그 정확한 정의에 대해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한국 사회에서 ‘재미’는 이와 조금 다르다. 과거 초고속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개인의 재미는 사회적 가치를 획득하기 힘들었다. 가난을 벗어나는 게 중요해 ‘재미보다’는 말은 정사의 속어 아니면 장사에서 돈을 버는 것을 뜻했다. 

 

문화의 시대가 된 지금, 재미는 시대의 화두이자 전 사회적인 숙제가 됐다. 재미가 없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재미없는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은 위선이요 기만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재미없는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은 죄악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만큼 가치 있는 선행도 드물다. 집요하게 재미를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그만큼 이 시대에 재미가 드물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재미가 우리 삶의 행복에 핵심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처럼 재미를 삶의 의미와 가치 목록에서 제외하거나 변두리에 놔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이다. 재미있는 삶을 살아보고자 한다면 ‘재미’가 무엇이며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를 알아야 하는게 우선이다. 타인에게 배울 수 없고, 익숙하지만 동시에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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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연구팀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을 대상으로 재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지리적, 문화적, 사회적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영국인과 우리의 ‘재미’에 대한 가치는 분명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감성 구조가 달라도 인간의 즐거움, 재미의 감정은 보편적인 정서라는 사실이다.

 

이 책은 재미가 현대인의 삶에서 개인과 사회에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재미와 내 인생’, ‘재미와 우리 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면서, 재미라는 화두를 삶의 중심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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