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권의 벽돌] 문학작품에 녹아있는 현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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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권의 벽돌] 문학작품에 녹아있는 현실경제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
박병률 지음, 메이트북스 펴냄

[지데일리] 경제학자들은 때로 문학작품에서 경제학적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문학작품 주인공들의 행동 속에도 경제원리가 숨어 있어서다. 경제는 결코 숫자 속에 갇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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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가계, 정부 등 경제주체들은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때로는 절대적 기준보다 상대적 기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때문에 경제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인데, 행동경제학자들은 이를 주목했다. 

 

경제학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학문이 아니다. 수많은 경제적 현상들을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로, 경제사를 알면 경제를 이해하기가 한층 쉽다. 경제적 모순이 커지면 이를 해결하려 새로운 경제학적 해법이 돌출되고, 그래서 경제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이기도 한 것이다. 

 

플라자합의를 쉽게 설명해주는 문학작품, 조세회피처의 기원이 되는 소설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경제학은 말그대로 실사구시의 학문인데, 지금 이 시간에도 글로벌 경제주체들은 새로운 경제적 난제들과 마주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사회를 투영하는 문학작품에도 한국경제가 녹아 있다. 한국의 단편소설을 통해 꼭 알아야 할 경제상식과 현상들을 있다.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수업>이 다루는 문학작품들은 모두 우리 각자가 처한 삶의 스토리일 수도 있다. 어렵게만 생각한 경제상식이 쉽고 흥미진진하게 느껴질 수 있다.


우선 문학이 만든 경제학용어와 문학에 직접적으로 녹아 있는 경제학 용어를 주목할 만 하다.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경쟁상대가 계속해서 발전하는 만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발전하지 않으면 결국 도태된다는 ‘붉은 여왕 효과’, <어린 왕자>가 가르쳐준 ‘보아뱀 전략’,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통해 ‘초심자의 행운’ 등을 알 수 있다.

 

경제주체의 심리가 경제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행동경제학의 대표족 이론이다. 톰 소여가 허클베리 핀과 함께 인디언 조를 뒤쫓은 것은 ‘더닝 크루거 효과’로 설명되는데, 모르면 용감한 심리를 가리키는 용어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을 무서워하면서도 결코 유령을 버릴 수 없었던 크리스틴의 심리는 ‘현상유지편향’이 작용한 것이다. <큰 바위 얼굴>에서 큰 바위 얼굴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를 고대하다가 결국 자신이 큰 바위 얼굴이 돼버린 어니스트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대변한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억>은 플라자합의가 일본사회에 끼친 영향을 설명한다.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에서 예수 탄생을 기점으로 한 서기가 아니라 T모델이 처음 나온 포드기원(T기원)을 사용하는 ‘포디즘’이 지배하는 세계를 조명한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보물섬>의 무대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로 보인다. 특히 지금 이 섬은 부자들의 ‘보물섬’인 조세회피처로 유명하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저소득 원주민들에게 그림의 떡이 된 입주권 문제를 고발한 상징적 작품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에는 8시간 근무제를 처음 시행하던 1936년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던 한 여성의 불만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포리스트 카터의 소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서는 위스키를 만들어 생계를 꾸려야 했던 체로키 인디언들을 통해 죄악세를 알 수 있다.

 

생존을 위해 경제공부는 필수인 법. 허구의 문학작품에서 현실경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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