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좋은 시절은 다 가버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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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좋은 시절은 다 가버렸는가

[질문하는 책] 스토리노믹스
로버트 맥키 외 지음, 민음인 펴냄

"스토리란 정확히 무엇인가?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등장한 모든 스토리에 필수적인 핵심 사건은 단 세 단어로 압축될 수 있다. 갈등이, 삶을, 바꾼다. 그러므로 최선의 정의는, ‘인물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야기하는 갈등 중심 사건들의 역동적 상승’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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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즐겨 보지만 광고는 스킵한다. 갑자기 끼어드는 광고가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고 불쾌감마저 줘서다. 오늘날 구독자 중심의 넷플릭스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무광고 OTT 서비스가 각광받는 것도 같은 이유이기 때문이다. 

 

과장된 수사와 속임수로 점철된 마케팅의 기만적인 행태는 독자들의 광고 무시 현상, 심지어 기업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이 당면한 위기들을 해결하고 소비자들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사람의 생각과 생각을 가장 잘 이어주며 이성적 메시지의 명료함을 감정의 포장 안에 잘 감싸서 강력한 힘을 실어 전달하는 소통 양식, 바로 ‘스토리’다. 사람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붙잡고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들며, 유의미한 정서적 경험으로 보상해줘서다.


"잡스는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원하지만 의식적으로 깨닫지 못하던 바를 알아차렸다. 그것은 바로 독특한 정체성, 즉 스스로를 반항적이고 창의적인 엘리트로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그래서 잡스는 아름다움과 촉감과 우아함으로 이런 특징을 표상하는 기기를 만들어,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책상에서 주머니로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잡스가 꿈꾸던 휴대전화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던 무언의 욕구에 말을 걸었다. 애플은 그의 비전을 탁월한 광고 시리즈로 스토리화했고, 그렇게 브랜딩의 역사를 새로 썼다. 내 스토리의 타깃 욕구를 찾고 싶다면, 이런 질문을 던지자.“ 무엇이 내 고객을 괴롭히는가?” “고객이 필요로 하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무엇인가?” “해법을 요구하는 감춰진 문제가 과연 무엇인가?” "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주, 시간, 죽음 등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왔다.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고 원인과 결과를 표현하며 사건들을 통합해 무의미한 것에서 의미를 도출해 미지의 두려움과 공포로부터 생존해왔다. 공동체를 단합시키며 문화를 창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바로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로버트 맥키의 <스토리노믹스>에 따르면 스토리는 ‘과정’도, ‘여정’도, ‘내러티브’도 아니다. 스토리는 인물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야기하는 갈등 중심 사건들의 역동적 상승이며, 그 핵심은 한마디로 '갈등이 삶을 바꾼다”에 있다.

 

여기서 흔히 하는 착각이 있으니, 바로 평생 스토리를 보고 들었으니 자신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짐작하는 것. 이는 연주회에 다녀 봤으니 작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와 다름없다. 잘 짜여진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선 악기 연주법을 터득하듯 ‘기술’과 ‘형식’에 대한 체화가 필요하다.

 

‘스토리노믹스(Storynomics)’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B2B, B2C 선두를 달리고 있는 브랜드들의 수십 가지 전략과 사례 연구를 근거로, 마케팅, 브랜딩, 광고, 판매 등의 전 영역을 스토리화하는 게 필요하다. 스토리를 활용해 브랜드 친밀감을 얻고 디지털 마케팅과 결합시켜 더 많이 대중들에게 확산시킬 수 있다. 

 

"미국 인구 통계(US Census)에 따르면, 1억 3,900만 명의 미국인 노동자들이 출퇴근 운전에 쓰는 시간은 일일 평균 52분이다. 전체적으로 그 시간을 따져 보면, 《워싱턴포스트》 산정 2014년 미국 통근자들의 통근 시간은 총 1조 8,000억 분이었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296억 시간, 날짜로는 12억 일, 햇수로는 3,400만 년이다. 이렇게 보면, 향후 10년간 가장 위력적인 기술혁신은 스토리의 경험을 바꿔 놓는 것이 아니라, 운전 시간을 스토리 시간으로 바꿔 놓는 기술이 될 것이다. 오늘의 운전자가 차량들 사이를 운전하며 팟캐스트를 즐긴다면, 내일의 운전자는 최적 경로로 안내하는 자율주행차에 몸을 맡기고 즐겨 보는 넷플릭스 시리즈나 어느 새로운 브랜드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몰아 보기로 감상하고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자율주행 자동차 안에서 소비하는 스토리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토리에 대한 수요와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스토리텔링 크리에이터들의 르네상스가 도래하는 것이다. 

 

정보와 엔터테인먼트의 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이 시대, 끼어들기 전략과 속임수로 ‘관객’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광고 중심 마케팅’의 시대는 끝났다. 사람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붙잡고 유의미한 정서적 경험으로 보상해 주는 ‘스토리 중심 마케팅’으로 전환해야 하는 때인 것이다. 

 

미래에는 기업들이 광고를 위해 신문이나 TV 등의 매체를 빌리기보다는 자체 플랫폼에서 브랜드 스토리를 생산해 스트리밍하는 데 훨씬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게 될 전망이다. 어떻게 미래의 브랜드와 고객이 연결되고 스토리텔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그 해답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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