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것인가, 찾을 것인가, 아니면 만들어 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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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저작

잃을 것인가, 찾을 것인가, 아니면 만들어 낼 것인가?

[질문하는 책] 2030 미래 일자리 보고서
안드레스 오펜하이머, 가나출판사 펴냄

[지데일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일자리 환경은 더욱 변화무쌍해졌다. 그때그때마다 필요한 경우에만 일을 맡기는 방식이 활성화되고 비정기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필요한 곳에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일자리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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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특히 로봇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핀테크와 같은 다른 기술과 접목해 사람들의 일자리를 더욱 축소시키고 있다. 이처럼 변화된 사회에서는 더 이상 평생직장, 평생직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에도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사라지는 일자리들이 있었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상용화돼 방직공장에 동력을 제공하자 직조공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기도 했고, 컴퓨터식자시스템이 도입돼 디지털 파일로 신문을 인쇄하기 시작하자 식자공과 조판공이 구조 조정되기도 했다. 

 

그때마다 신기술의 보급에 따른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고 관련 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대거 생기면서 전체 일자리 수는 줄어들기보다는 오히려 늘어났다. 다만 이러한 선순환은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오늘날에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결합으로 생겨난 기계들은 점점 더 인간을 대체해 가고 있다. 그 결과 새로 생겨나는 직업보다는 사라지는 직업이 훨씬 더 많아졌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일자리의 미래 2018’ 보고서는 향후 5년간 세계에서 창출될 일자리는 1억 330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로봇에 의해 대체될 일자리는 그 절반 정도인 7500만 개로 예상했다. 로봇과 인공지능, 자동화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현상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시작됐다.


중국의 대표적 제조 기업인 폭스콘은 수천 대의 로봇을 제조 공정에 도입하겠다는 발표와 대량의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중국의 기업가와 정부 관계자들은 “인간이 0명인 공장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었다. 


일본 도쿄의 ‘헨나호텔’에선 인간처럼 말하고, 안내하는 로봇이 투숙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 호텔의 인간 노동자는 단 2명뿐이다. 일본의 공항, 박물관, 은행에서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로봇이 가이드로 일하고 있고, 미국의 공구 용품점 등 몇몇 유통업체에서도 로봇이 판매원 담당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 3D프린터, 자율주행차, 슈퍼컴퓨터 등 최신 기술은 일자리 지도를 완전히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환자의 증상을 살피고 진단을 하는 의사, 약을 조제하는 약사, 기본적인 계약서를 쓰는 변호사, 루틴한 기사를 쓰는 기자 등 전문가라고 생각했던 직업들도 이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예인도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사망한 배우가 영화에 출연하거나, 인간 배우는 최소한의 촬영만 하고 나머지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일이 이미 할리우드에서는 일반적인 일이 돼버렸다.


그렇다면 로봇은 각 분야의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먼저 언론의 상황을 보면 이미 많은 신문사에 로봇 기자가 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는 이미 경제 분석 기사와 스포츠 뉴스 기사들의 상당수를 기자가 아닌 컴퓨터(인공지능 알고리즘)가 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기업의 분기 실적 보고에 관한 뉴스, 고등학교 풋볼리그의 뉴스, 지방 선거의 득표율에 대한 뉴스 등은 로봇에 의해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 


기존의 인쇄매체를 위협하는 다양한 형태의 언론도 저널리스트들을 위협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SNS) 서비스는 이미 기존의 언론 매체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갖는다. 


일본의 일부 소매 체인에서는 이미 인간처럼 보이는 로봇을 판매원으로 도입했다. 그들은 로봇이 훨씬 더 효율적이며 고객으로부터 사람 판매원보다 더 나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외모를 한 로봇은 인내심이 강하고 감정에 좌우되지도 않으며 항상 제시간에 등장한다. 로봇은 아프지 않고 휴가를 갈 필요도 없으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북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현금이 사라지고 있다. 입출금을 비롯한 일반적인 은행 업무는 온라인과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은행에 방문한 고객들의 상품 가입 상담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P2P 대출, 크라우드 펀딩 등 민주적이고 탈권력적인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은행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대출 상품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균형감, 정의감, 판단 능력이 필요한 권위 있는 직업이라고 여겨졌던 법률가 역시 로봇과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신고업무, 계약서 작성 등 신입 변호사들이 하는 일은 이미 많은 부분 인공지능으로 대체됐다.회계사도 마찬가지다. 이미 세금 신고 업무는 온라인 자동화됐으며, 절세 상담은 방대한 데이터를 몇 초 만에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훨씬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한다. 


지난 1997년 러시아의 체스마스터 게리 카스파로프가 IBM 슈퍼컴퓨터 '딥블루'와의 대결에서 패한 이후와 2011년 더 최근에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제퍼디 퀴즈쇼에서 완승한 이후로 인간이 패턴 인식, 기억, 연산에서 기계보다 열세하다는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의료업계는 그 어떤 업계보다 슈퍼컴퓨터에 의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의료진은 경험에 기반해 병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하는데, 베테랑 의사의 경우에도 고작 몇 천 명의 환자를 경험했을 뿐이다. 슈퍼컴퓨터는 수십억 명의 샘플을 비교하고 패턴을 분석해 이를 근거로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아울러 웨어러블 기기의 보편화로 의학은 ‘치료’보다는 ‘예방’을 목표로 하게 될 전망이다. 지금의 의학은 환자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에나 해결책을 내놓는다. 그러나 미래의 의학은 환자의 몸 상태를 365일 24시간 체크해 발병하지 않도록 미리 치료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은 자동화의 적용이 가장 느리게 이루어지는 분야 중 하나였지만 이제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미래에도 벽돌로 쌓은 학교는 존재할까. 아니면 학생들이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수업을 듣고 오후에 학교에 와서 몇 시간 동안 선생님들과 함께 숙제를 하는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 스타일로 바뀔까. 선생님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모두 사라지게 될지 관심사다. 


제조업은 이미 최근 몇 십 년 사이에 로봇화가 많이 진행된 대표적 분야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조립 공정의 80%가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기기나 핸드폰 같은 일부 산업에서는 조립 공정의 10% 정도만이 자동화 돼 있는데, 이는 로봇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전에 다음 버전의 신제품이 개발된다. 


그러나 3D 프린팅 기술이 더 널리 보급되면서 공장의 모습은 더욱 혁신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계적인 의류 업체 여러 곳이 3D 프린터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남아메리카의 OEM 공장을 철수하고 본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로봇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작 분야까지 거침없이 잠입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국경이 무너지고, 스포츠는 증강기술로 인해 더 치열하고 액티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 분야에서는 그래픽 기술로 죽은 배우를 살려내고, 몇 백 명의 군중을 수만 명으로 만들고 있으며, 음악가들은 창작과 퍼포먼스, 홍보, 회계까지 모두 해낼 수 있는 1인 기업가가 되기를 강요받고 있는 현실이다. 


다만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일자리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로봇이 단순 반복적인 노동을 대신하면서 인간에게 여가 시간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계적인 기술을 요하거나 지극히 단순한 일들은 앞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극소수만이 새로운 기술의 진보로 인해 이익을 얻을 것이기 때문에, 정보 기술과 자동화가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모든 성인을 위해 최저 생계비(기본소득)를 지원하고, 인생의 여러 단계에서 각 단계에 필요한 교육과 훈련을 하는데 투자하는 등의 방식으로 부를 재분배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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