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답이 잘 안 보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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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답이 잘 안 보인다면

[GSEEK in BOOK] 부동산투자가 처음입니다
성주원·김시덕 지음, 메이트북스 펴냄

"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웠던 2002년 여름이 지나고 그해 가을에 각각 결혼해 가정을 꾸린 2명의 친구가 있있다.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많았다. (...) 30여 년을 비슷한 단계를 밟으며 살았던 두 사람은 결혼 후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먼저 친구 A는 은행 빚은 많지 않지만 반전세(전세보증금+원세)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결혼 이후 벌써 4번이나 이사를 했다. 치솟는 전셋값에 쫓겨 2년에 한 번 꼴로 이사하며 이른바 '서울 유목민 생활'을 한다. 그 사이 2명의 자녀가 생겨 생활비도 빡빡해진 그는 물가 대비 오르지 않는 월급을 한탄하며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하나' 망설이고 있다. 다른 친구 B는 은행 빚이 조금 두렵긴 했지만 신혼 때 과감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 이후 3~4년 만에 집값이 70% 이상 올라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직장과 가까운 도심의 조그만 아파트에 새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도심지역이라 그동안 집값도 상당히 올랐다. 또한 부동산규제가 심하지 않을 때 청약도 꾸준히 넣어 경기도권 작은 평수의 아파트에 당첨되었다. 준공 이후에는 기존에 대출받았던 금액 중 남은 금액과 그동안 모았던 현금 자산, 반전세 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치렀다. 현재는 은행 빚을 갚고도 남는 돈이 매달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그는 오피스텔 두자나 경매 물건 등 또 다른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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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은 어떻게 흘러갈까. 유독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하락론자와 상승론자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편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이에 따른 주택 수요·공급 변화, 경기 사이클 등 원인으로 오르락내리락를 반복해왔다. 

 

그사이 부동산 투자로 돈을 잃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큰돈을 번 사람도 있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면, 30년 전 1억원을 통장에 넣은 사람과 같은 시기 같은 금액을 부동산에 묻은 사람의 현재 자산 가치는 극명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어떤 대책은 규제가 담겼다는데 오히려 집값이 상승하기도 하고 어떤 대책은 부양책이라는데 집값이 하락하기도 한다. 이유를 알아보려고 각종 정보를 뒤지고 발표 내용을 들여다봐도 이해가 가는 듯도 하다가 결국 소득 없이 내려놓고 만다. 


집값은 생존의 문제다. 집을 사려는 사람도, 마지막 기회라며 무리해서 집을 여러 채 사놓은 사람도 도대체 모르겠다고 그냥 던져 놓을 수만은 없는 문제다. 시세가 오르든 내리든 지금 집에서 한평생 살겠다는 1주택자가 아니라면 말이다.

 

때문에 전문가의 전망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전문가마다 모두 말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때 유명세를 떨치며 논리정연하게 집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던 누군가는 젊은 층이 집을 장만하기에 역사적으로 가장 좋았던 시기를 그저 흘려보내게 해놓고도 일언반구 해명 한마디 없다. 

 

하지만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인 자신을 탓해야지 그를 원망해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 부동산 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자신만의 안목을 길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동산투자가 처음입니다>는 복잡한 부동산 시장의 핵심만 간추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정책 발표 이후 시장이 받는 영향까지 분석해 부동산 투자 안목을 높여준다.


#1.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고민을 털어놓았다. 결혼 후 10년 만에 어렵사리 내집을 마련했는데 남편 직장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서울 집을 팔고 가족이 다 함께 이사를 갔다.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터라 여웃돈도 필요했다. 은행 빛이 많았던 서울 집을 팔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에 둥지를 틀었다. 매달 은행에 수백만 원씩 내는 빛을 상환하고, 좀 더 여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1~2년 만에 상황은 완전 달라졌다. 서울에서 판 집은 3억~4억 원이나 오른 반면, 지방에서 새로 마련한 집값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 지방으로 이사를 할 당시 "집을 팔지 않고 전세를 줘야 한다"는 주변 얘기를 듣지 않았던 걸 그는 지금도 뼈아프게 후회 중이다.

 #2. 대학교 입학 당시부터 부모님이 마련해준 소형아파트에 홀로 살고 있던 30대 김모씨. 그는 취업 이후 결혼을 하자 아내와 상의 끝에 자신이 혼자 살던 집에서 그대로 살고, 그동안 모아둔 돈과 축의금, 약간의 은행 빚 등을 모두 합쳐 작은 오피스텔을 사기로 결정했다. 매달 받는 월세에서 은행 빚을 제한 나머지 약간의 돈으로 마음껏 여행도 다니고 조금 풍족하게 살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세입자를 받았던 첫해에는 꿈이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세입자와 계약이 만료되자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 주변에 오피스텔 입주가 많아지면서 세입자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가 되었다. 해당 오피스텔을 팔까도 고민했지만 월세 목적의 주거용 오피스텔이라 집값도 거의 오르지 않았다. 김씨는 오피스텔을 살 때 빌렸던 은행 빚을석 달째 월급으로 메우며 한숨만 푹푹 쉬고 있다.

 

이상의 사례는 부동산시장에서 적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다. 만일 동일한 상황이었다면 당신은 어떻게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었을까.

 

지난해 부동산 열풍이 올해에도 이어질 듯했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제가 얼어붙는 것은 물론 부동산시장도 불확실성에 휩싸이게 된 실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서울 부동산가격이 우상향하는 것은 맞지만 정권이나 경기상황, 정부규제, 금리 등에 따라 출렁거리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집값 움직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무주택자는 부동산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합리적인 사고에 근거해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담당기자인 저자들은 쉽고도 어려운 부동산시장에서 실패하는 초보자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급한 마음에 기본기도 안 갖춘 채 부동산투자에 나서면 소중한 전 재산을 투자하고도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대한 맹목적인 욕망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산다)’, ‘청포족(청약 포기자)’, ‘몸테크(몸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기대하고 낡은 아파트에 사는 것)’ 등 신조어가 흔해진 것도 어찌 보면 집에 대한 수많은 욕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변수와 위기가 도사리는 주택시장에서 자신만의 성공 법칙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동산에 대한 한탄 혹은 욕망에서 벗어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다소 뻔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부동산을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기본적인 부동산 기초 개념과 사례 정리 등은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 원칙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책은 우선 대한민국에서는 '부동산이 답임'을 주장한다.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 ‘서울 집값 불패’라는 이야기는 이유 없이 나온 게 아니다. 대표적으로 서울은 장기적으로 집값 그래프는 항상 우상향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집은 행복한 삶의 공간인 동시에 가치가 있는 부의 지표인 것이다. 

 

다음으로 꼭 알아야 할 부동산 기본지식을 알려준다. 막상 집을 구할 때 부동산에 대한 용어나 배경지식을 몰라 큰 곤란을 겪거나 손해를 입는 경우가 있다. 미리 공부해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 이유다. 아파트 분양권에 대한 투자 노하우도 주목해야 한다. 청약통장 외에도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나 무순위청약 등 다양한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세금 지식도 필수다. 세금 공부는 부동산의 입지나 수요분석만큼 중요하다. 특히 양도소득세는 부동산 세금 중에서도 세율이 높은 편이고 덩치가 커서 매매를 할 때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함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상관관계, 금리와 부동산시장의 연관관계를 알고 수요와 공급에 대해서도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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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17년 8·2대책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발표한 배경을 잘 알아야 한다. 단순히 세수를 늘린다는 목적보다는 앞으로 양도세 부담이 커질 테니 그 전에 보유주택을 알아서 처분하라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정책의 칼날을 다주택자에게 들이댄 것은 갈수록 늘어가는 다주택자의 부동산 매수 비중 때문이었다. 2012~2015년만 하더라도 상반기 기준 주택 매수 건수 가운데 다주택자(2주택 이상 보유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를 넘지 않았지만 2018년부터는 14%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의 2주택자는 172만 명, 3주택 이상 보유자는 47만 명이다. 무주택자가 아닌 다주택자가 집을 추가로 구매한다는 것은 자산의 빈부 격차가 더 커진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정책이 '집값 안정'이라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8·2대책 발표 후 서울 집값 상승률(한국감정원 기준)은 9월 한 달만 주춤했을 뿐 이후 2018년 2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복이 확대되었다.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이후 상승복이 다소 축소되긴 했지만 잠깐만이었다. 2018년 8월부터 다시 파일 조짐이 나타났고, 9월에 칠정을 찍었다. 결국 정부는 보유세(종합부동산세)와 대출규제를 강화한 9·13대책(2018년)을 또 내놔야만 했다. 이후에도 12·16대책(2019년), 2·20대책(2020년) 등이 줄줄이 나왔다."


부동산의 황금알로 불리는 재개발·재건축 분야도 주목한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조합 내부 갈등과 소송, 규제 등으로 사업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사전에 꼼꼼히 살피고 투자해야 한다. 잘 알고 투자하면 반드시 돈이 되는 경매에 대한 소개도 자세히 다룬다. 

 

‘경매 물건은 무조건 저렴할 것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경매에서 수익을 내고 싶다면 물건을 검색하는 것에서부터 낙찰 후 소유권이전등기와 명도까지 꼭 알아두어야 할 주요사항들을 숙지하는 게 우선이다. 

 

나아가 임대사업자에 대한 핵심사항을 알려준다. 주택임대사업자는 임대주택과 관련된 여러 가지 세금에 대해 각종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지켜야 할 의무사항도 많아 이를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부동산에 대한 기초 공사를 탄탄히 해놓을 때만이 이런 공부가 쌓여 마침내 긍정적인 투자 결과물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이 자명하다. 이 책은 부동산을 보는 시야를 넓여줄 배경지식으로 가득하다. 부동산 초보투자자라면 꼭 알아야 할 핵심사항을 쉽고 명쾌하게 알려주는 기본서다운 기본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