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의 '모토' 칼 라르손이 그린 '가족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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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의 '모토' 칼 라르손이 그린 '가족과 행복'

[질문하는 책]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이소영 지음, RHK 펴냄

[지데일리] “살다 보니 내게 다가온 현실은 희극보다 비극이 더 많았다. 하지만 비극 속에서도 희극을 찾으며 살고자 노력했다.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이 칼 라르손의 그림을 이토록 아름답게 만드는 건지 끊임없이 궁금해 했던 한 사람의 기록이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현실이 아름다운 정경으로 이루어져 있기는 매우 드문데 행복해 보였던 칼 라르손 가족에게도 죽음이라는 몰인정한 녀석이 몇 번이고 등장했다. 우리 눈에 아름답게만 보이는 릴라 히트나스에서는 삶과 동시에 죽음도 진행되었다. 칼의 가족은 사랑의 대상을 몇 번이나 상실하는 아픔을 감내해야 했다. 나는 앞으로의 내 삶이 칼 라르손이 그린 행복 같은 나날만 매일 찾아올 것이라고 소망하지 않는다. 단, 삶이라는 풍선에 공기가 빠져 쭈그러질 때면 칼 라르손의 그림을 보고 행복이 어떤 모습인지 꺼내어 구경하고 싶다. 더불어 이 책을 읽은 후부터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칼 라르손의 그림을 행복으로 가는 지도로 활용할 것을 기대해본다. 세상의 많은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최종 목적지는 미술을 사랑하는 삶을 위함일 것이다. 이 책이 화가 칼 라르손과 그의 집과 가족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연구하 고 기록하려는 사람에게 큰 영감이 되기를 바란다. - 작가의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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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K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기업 이케아. 열일곱 소년이 농장 한구석의 작은 헛간에서 시작했던 이케아는 전 세계 52개국에 진출해 300개가 넘는 점포를 가진 거대 기업이 됐다. 


사람들은 이케아를 왜 이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그 해답은 ‘디자인’에서 찾을 수 있겠다. 여기서 디자인은 우리가 언뜻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른 개념이다. 단순히 제품의 모양이나 컬러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케아에게 디자인은 고객이 제품을 사서 그것을 사용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이케아의 성공 비결은 어찌 보면 단순하다. 사용자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 상품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상품을 사용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디자인’이라고 보고, 자기만의 디자인을 완성해가고 있다.


철저하게 고객만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끊임없이 수정하는 이케아의 디자인은 여타 기업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장 큰 차별점이다. ‘데모크래틱 디자인’. 이케아는 기업의 이념을 이렇게 말한다. 모든 상품 개발의 밑바탕에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케아의 상품 기획개발을 맡고 있는 ‘이케아 오브 스웨덴’의 사내 디자이너는 총 15명. 여기에 외부 디자이너 90여 명을 투입해 3년 후에 나올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이들의 아이디어가 집결되는 곳이 바로 ‘데모크래틱 디자인 센터’다. 


다양한 테마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제품을 만들어보고, 개발 중인 소재나 상품의 샘플들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상품의 시작과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놓아 모든 직원과 공유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케아 디자인에 영감을 준 화가가 있으니, 그가 바로 스웨덴 국민 화가인 칼 라르손이다. 그는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그려낸 행복한 삶과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원천이 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칼 라르손Carl Larseon, 1853-1919은 스웨덴의 국민 화가로 불리며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통안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는 북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이자 공예 운동가이며, 부인 카린 베르구Karin Bergoo와 함께 8명의 아이들을 키우며 스웨덴 팔룬Falun에 있는 집 '릴라 히트나스네Lilla Hyttrnas‘를 손수 가꾸는 행복한 삶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는 공공연하게 칼 라르손과 그의 아내 카린이 꾸민 집의 인테리어 스타일이 자신들의 정신적 뿌리라고 언급합니다. 칼 라르손의 작품과 생애는 스칸디나비안 포크 아트Scandinavian Folk Art에 기반을 둔 스웨덴의 디자인과 가구 문화를 발전시켰고,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스칸디나비아식 스타일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 책은 지난 몇 년간 그의 작품과 싫을 헤매며 그와 가족이 살던 집을 여행하고 온 저의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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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K

 

칼 라르손이 그린 많은 작품에는 아내 카린 라르손과 함께 손수 꾸민 집, 릴라 히트나스와 8명의 아이들의 일상이 담겨 있다. 스웨덴의 목가적인 풍경과 바라보기만 해도 따뜻한 그들의 삶의 방식을 느낄 수 있다. 


이케아는 ‘칼과 카린의 삶의 방식과 그들의 집 릴라 히트나스가 이케아의 정신적 뿌리’라고 강조한다. 칼 라르손의 그림에 담긴 따뜻한 가족들의 모습, 햇살이 가득한 정원 등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라곰’, ‘휘게’, ‘피카’와 같은 삶의 방식과도 연결돼 있어 작품과 화가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아트 컬렉터이자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등으로 좋은 작품을 책으로 전해온 이소영 작가가 이번에는 스웨덴의 국민 화가인 ‘칼 라르손’ 이야기를 선보인다. 


스웨덴의 작은 아트 숍에서 작가가 우연히 발견한 칼 라르손의 작품이 담긴 엽서가 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이렇게 따뜻하고 예쁜 그림을 그린 화가는 누구일까?’라며 무작정 그가 살았던 스웨덴으로 여행을 떠났고, 칼 라르손의 집 ‘릴라 히트나스’에서 그가 그린 행복의 비밀을 알게 됐다.


“특별한 행복의 비밀 따위는 없었다. 그는 단지 그냥 별일 없는 하루를 그림으로 기록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별일 없는 하루가 왜 그렇게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행복을 그린 화가도 사실 우리처럼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살았고, 단지 그 하루를 차곡차곡 기록했다.  


칼 라르손은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기쁨을, 사랑했던 아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의 슬픔을 다음처럼 전한다. “8월 11일 카린이 딸을 낳았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다. 너무 기뻐서 공중제비를 돌았다.” “너는 꽃이었다. 너의 삶 내내 그랬던 것처럼 강하고 용감했던 너를 나는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매츠는 칼과 카린의 아이들 중 유일하게 태어난 지 2달 만에 삶을 마쳤다. 그렇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매츠의 그림은 찾기가 어렵다. 어떤 글에서는 칼 라르손의 아이들이 7명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작품 <매츠 베르곰 라르손>을 칼의 아들 매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아이는 잉베 라르손Yngve Lanson과 엘린 보니에 Ein Bonnicr의 아들인 매츠 베르곰 라르손 Matts Bergom Larsson이다. 칼은 잉베 라르손과 엘린 보니에에게 가족 중 한 사람의 초상을 그려주기로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한 아웃도어 옷을 입은 후원자의 아들 매츠의 초상화가 그 결과물이다. 보니에 출판사는 1913년 칼의 60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칼 라르손이 그린 어린이 초상화들을 모아 책을 출판했다. 칼은 아들 매츠를 생각하며 이 작품을 소중히 그렸을 듯하다. 1895년 1월 19일 사망한 매츠를 두고 카린은 그녀의 어머니인 힐 다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어머니 나의 소년이 잠들었다가 오늘 아침에 서서히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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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은 장인에게 선물 받은 집 ‘릴라 히트나스’를 고쳐나가는 과정, 아내 카린이 책 읽는 모습, 아이들이 정원에서 뛰노는 풍경, 크리스마스 홈 파티에서 사람들과 함께 파티를 즐기는 모습 등 일상에 숨어 있는 작은 행복을 기록하고 또 기록했다.

 

“칼 라르손은 아이들이 책을 읽는 장면을 많이 그렸다. 이는 부모였던 칼과 카린 모두 독서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칼은 늘 침대맡에 많은 책을 두고 장서가를 꿈꿨고, 카린 역시 어린 시절부터 엄마 힐다에게 독서 습관을 배웠다. 그가 그린 독서하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내 내 주변에 있는 책을 찾게 된다. 언제부턴가 나도 오늘 하루를 잘 보냈는지 판단할 때 책을 읽을 여유가 있었나, 없었나로 확인하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삶을 평가하는 과정에 책이라는 멋진 물건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꽤 괜찮아진다.”

 

칼 라르손의 그림은 우리에게 평범함과 특별함이 실은 같을 말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의 일상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역시 평범함을 특별하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스웨덴의 화목한 가정 풍경을 담은 그의 그림은 그동안 여러 책으로 출간됐는데,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이 성경 다음으로 지니고 다닌 책이기도 했다. 


이번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는 그동안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삶과 가족, 집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을 담고 있어 큰 떨림과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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