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를 구하는 일', 때 놓치고 후회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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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를 구하는 일', 때 놓치고 후회할 텐가

[G-SEEKinBOOK]
기후변화, 재해수준 피해로 이어지며 전 지구적 화두로
생태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변화 속도 빠르고 널리 퍼져
인간 건강이 동물·환경 건강과 연결돼 있다는 '원헬스' 주목
자연·생태계, 우리 세대 전유물 아닌 후손들에 물려줄 유산

[지데일리] 산업혁명 이래 인구 증가, 도시화, 산업화, 무분별한 개발로 기후변화, 미세먼지, 생물다양성의 붕괴, 전염병, 환경오염, 자연재해 등의 문제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간이 자연환경을 간섭, 교란, 파괴해 지구시스템이 무너지면서 기후와 생태계, 물, 땅이 몸부림치고, 그 결과 우리 앞에는 가보지 못한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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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기후변화보고서에 따르면 100년 동안 기온이 0.5도 상승했으며, 이산화탄소, 메탄, 염화불화탄소 등이 대표적 원인으로 꼽힌다. 기후변화는 21세기 들어 한파, 폭염, 폭우, 잦은 태풍 등 이상기상으로 재해 수준의 피해로 이어지면서 전 지구적인 화두가 됐다. 

 

'이상기후로 땅이 물에 잠기거나 떠내려가 삶의 터전을 잃는 '기후 난민'도 발생해요. 실제로 남태평양

에 있는 섬나라 투발루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땅이 잠기고 있습니다. 향후 50~100년 사이에 투발루 섬은 바다에 잠겨 사람이 살 수 없을 거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어요. 투발루 시민들은 기후 난민이 돼 주변국으로 이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글라데시, 몽골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이상기후로 거주지를 떠나는 기후 난민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요. 이렇게 기후 난민은 심각한 사회 문제일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이미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죠.'

 

피해 정도가 커지고 발생 빈도가 잦아지면서 우리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우리가 기후변화의 피해자가 아니라 원인 제공자이자 가해자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에 최근 우리에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안겨주고, 이로 인해 멸종하는 생태계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사회적 경고도 늘어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와 생물종의 멸종은 지구가 생성된 이래 계속돼 온 자연현상이다. 다만 현재 문제가 되는 기후변화는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것으로, 생태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변화 속도가 빠르고 널리 진행돼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기후위기는 한반도에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다. 1970년대 약 12.6도이던 연평균기온은 2016년 13.6도, 2019년 13.5도 등으로 높아졌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50년 뒤에는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이 아열대기후대로 바뀌고 여름 일수도 160일 이상에 이르는 등 1년의 절반 정도가 여름이 될 전망이다.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오는 2040년쯤엔 강원도에서만 1등급 사과가 나고, 경기, 충북, 경북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사과를 재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런 변화는 이미 우리나라 고산지대의 식물들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고산식물은 빙하기의 유존식물로 산 정상부에 고립되어 자라는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의 지표종이다. 

 

지구온난화와 폭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이들이 고산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의 미래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신호다. 사라지는 것들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그것은 또 다른 생명의 멸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곁에 있는 자연과 생태계는 우리 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후손들에게 물려줄 유산이다. 더 늦기 전에 기후위기를 방지하고, 자연생태계를 되살려야 하며, 더 멀어지기 전에 가까이에 있는 자연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야 한다.

 

인간 역시 무생물체와 생명체가 어우러진 지구촌 가족의 일원으로, 겸허한 마음으로 자연과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면서 자연의 권리를 존중하며 공생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처는 범지구적이고 체계적으로 해야 하지만, 행동은 지역 내에서 우리 자신부터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은 갈수록 점점 복잡해지고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인간의 질병이 동물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이상기후가 동물이나 인간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역시 과거 사스와 메르스에 이어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상호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이에 온라인 미디어 ‘듣똑라’가 인간의 건강이 동물, 환경의 건강과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원헬스 삼각형’을 팬데믹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주요한 열쇠로 주목했고, <우리를 구할 가장 작은 움직임, 원헬스>를 통해 다양한 고민에 대한 슬기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이미 원헬스란 개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고요. 정기적으로 환경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회의가 있어요. 또 각계 전문가들이 주기적으로 원헬스 포럼을 운영하여 협력합니다. 원헬스의 다른 말은 협력과 소통'이거든요. 그런 소통의 기회가 계속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 1999년 웨스트 나일 We Nile 바이러스가 미국에 처음 퍼졌을 때, 원인 모를 뇌염에 대한 병원체를 찾아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그런데 당시 동물원 수의사들이 갑자기 조류가 폐사하는 걸 보고 부검해 원인 바이러스를 찾은 상황이었어요. 만약 그 정보를 의사들과 공유할 수 있었다면 그 뇌염의 원인을 빨리 알 수 있었을 텐데 정보 공유가 늦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어요. 이런 안타까을 상황을 막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소통의 채널을 만드는 것입니다.'

 

듣똑라의 ‘원헬스 프로젝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류의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듣똑라만의 시각으로 진단해 보자는 기획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의 시기를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잊지 않고 잘 기억해야 또 다른 재앙을 막을 수 있으며, 이 책이 팬데믹 시대를 기록하고 돌파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지구촌’이 된 세상에서 호주 산불과 북극곰의 눈물은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곧 내 이웃에게 일어날 일이며 언제든 나의 일상에까지 번질 수 있다. 듣똑라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한 세상을 바꾸는 반 발짝, 원헬스 실천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을 당부한다.

 

 

듣똑라는 이 책에서 ‘원헬스(One Health)’라는 키워드를 통해 팬데믹 사태의 근원과 해결 방법을 흥미로운 대화로 풀어나간다. 다양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인간의 활동이 어떻게 생태계를 파괴했고, 어떻게 다시 인간에게 그 악영향을 주는지, 나아가 이를 막기 위한 근본적 방법을 찾는다.

 

듣똑라는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성찰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원헬스’를 설명한다. 이어 천명선 서울대 수의인문학과 교수와 함께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과 이미 10년 전 예고된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성을 말한다. 

 

'인간과 동물 그리고 환경의 보건이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개념에 주목한 것은 1960년대부터예요. 수의학이 책임지고 있는 분야는 반려동물, 우리가 먹는 동물, 보는 동물, 이용하는 동물, 자연 상태의 동물 등 다양한 동물의 건강입니다. 이런 동물들의 질병은 당연히 동물에게도 고통이지만, 인간에게도 직접적인 위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수의사들이 질병의 원인과 전파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인간과 동물을 둘러싼 질병 요인들이 너무나 복잡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인간과 동물의 보건을 함께 생각해서 큰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갑자기 생긴 개념이라기보다는 이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

면 공통적으로 가질 수 있는 문제의식이었을 거예요. 그중에서도 캘빈 스와비 Calvin Swab 라는 수의역학자가 1960년대에 좀 더 구체적으로 개념화를 했습니다.'

 

다음으로 이원영 대한민국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함께 기후위기로 벼랑 끝으로 몰리는 북극 동물들의 모습과 예견된 생태계 멸망을 막기 위한 방법을 말한다. 

 

더불어 제로 웨이스트 상점 대표,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작가, 정부를 상대로 기후 위기 헌법소원을 제기한 단체 활동가 등 지구의 미래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제안한다.

 

10년 후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간·동물·환경의 ‘지금’이 절망스럽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듣똑라는 앞으로 함께 반 발짝 나아가는 ‘연대’를 강조한다. 

 

듣똑라가 비거니즘, 제로 웨이스트 등 선뜻 실천하기 어렵다고 느꼈던 생활 속 ‘원헬스 미션’에 대해 풀어나가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팬데믹 시대를 극복하고 인간·동물·환경이 종의 경계를 넘어 슬기롭게 공존하는 길을 찾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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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구할 가장 작은 움직임, 원헬스 
듣똑라 지음, 중앙북스

 

 

'작은 실천이 모여서 분명 뭔가를 해결할 수 있어요. 이런 실천을 개인이 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기후 위기를 막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면이 있지만,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문제의식을 느끼고, 여론을 만들 때 본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으니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국가나 기업에서 '개인이 실천해서 해결합시다' 라고 하는 것은 개인한테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매년 4월 22일은 '지구의 날' 인데요. 환경부에서 캠페인으로 텀블러 쓰기, 재활용하기, 전력 아끼기 등을 적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음,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했어요. 정부와 기업이 개인들에게 '너희들이 해결할 수 있어'라고 책임을 떠미는 건 잘못된 거잖아요.. 의미는 있지만 나아갈 수 있게 주도적으로 이끄는 건 정부와 기업이어야 하죠. 그런 주체들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건 웃긴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책은 기후위기에 대한 위기의식을 알려주고, 지구온난화로 생존의 위기에 처한 생태계의 현실과 이들의 멸종으로 인해 우리가 겪을 문제를 짚었다. 

 

더 늦기 전에 기후위기에 대처하고, 더 멀어지기 전에 우리 곁의 생태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 시작은 우리 자신에게서 비롯함을 역설한다. 

 

이를 통해 우리에게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각인시키고, 사라져가는 우리 곁의 동물과 환경에 관심을 가질 것을 호소한다. 그것은 기후위기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 시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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