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남단서 수중생물 무더기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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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남단서 수중생물 무더기 확인

[지데일리] 최근 진행된 '미탐사 서식지 대상 동물자원 조사 및 발굴'과 '미개척 무척추동물 조사·발굴' 연구사업에서 신종 5종을 포함, 제주도 인근 바닷속에 사는 자생생물 37종이 발견됐다. 

 

종 발굴이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생물을 찾아내는 일로서 외국에서 보고된 종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된 생물일 수도 있고, 아예 새로운 종일 수도 있다. 전자는 미기록종, 후자는 신종을 의미하며 신종의 경우 학술지 발표를 통해 공식적으로 그 종의 학명을 인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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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미류

 


과거에는 다른 나라에서 가져온 생물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 제약이 없었으나 1992년에 각 국의 대표들이 모여 생물다양성협약을 체결하면서 각 나라의 영토 안에 사는 생물에 대한 국가의 권리, 즉 생물주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후 부속서인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면서 다른 나라의 생물을 이용하여 이익을 내는 경우 원산국과 이익을 나누어야 하는 사항이 구체화됐다. 

 

나고야의정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다른 나라의 생물을 함부로 들여올 수 없고, 우리나라에 있는 자생생물을 다른 나라에서 함부로 사용할 수 없으며, 우리나라의 생물주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나라의 자생생물을 더 많이 찾고, 어떤 생물이 사는지 목록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특수과학잠수기술을 통해 올해 3월부터 최근까지 그간 접근이 어려워 연구가 제한적이었던 제주 서귀포 남단 수심 30~100m 지역을 중심으로 바다거미류요각류, 갯민숭달팽이류 등의 자생생물을 찾아냈다.


특수과학잠수기술은 30m 이상 깊은 수심의 조사를 위해 특수 기체(질소, 헬륨 첨가)와 특수 잠수장비(수중 추진장치, 더블 탱크 등)를 동반한 전문 잠수 기술이다.


일반잠수기술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수심 30∼100m 구간은 대부분이 미탐사 서식지로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생물다양성 발굴을 위한 핵심 서식지(hot-spot)로 인식된다.

 

신종 5종은 로이미아류(Loimia sp. nov.)와 디알리코네류(Dialychone sp. nov.) 갯지렁이류 2종, 메소폰소폰토니아류( Mesopontonia sp. nov.)와 페리오클리메니우스류(Perioclimenaeus sp. nov.) 새우류 2종, 그리고 요각류인 필로포도사일러스류(Phyllopodopsyllus sp. nov.) 1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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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각류(왼쪽)와 갯지렁이류

 

 

또한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생물종 가운데 연산호유리망둑(가칭)과 해송투명새우(가칭)는 산호과 및 해송과와 공생관계이며, 몸이 반투명한 의태(擬態)를 보여 숙주와 구별하기 힘든 특징을 갖고 있다. 의태는 주위의 생물 또는 환경과 식별이 어렵도록 진화한 동물의 형태를 말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공생관계를 통해 종의 형태적 진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공생생물 간의 연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심층 연구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관련 연구 결과를 올해 안으로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며, 이번 자생생물 37종의 학명을 국가생물종목록에 추가하여 우리 생물자원으로서 가치를 부여할 계획이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수중 생물자원의 무한한 발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관련 자생생물 정보를 기후변화에 대한 생물다양성 변동 양상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가생물종목록에 등록된 생물 종수는 5만 4428종이며, 우리나라에는 약 10만 여종의 생물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번 조사·연구를 통해 발굴된 자생생물종의 표본을 국립생물자원관 수장고에 영구 보존하고, 앞으로 필요에 따라 관련 연구자들과 국민을 대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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