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컬처] 반환된 미군기지.. 걷히지 않는 환경오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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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컬처] 반환된 미군기지.. 걷히지 않는 환경오염 그림자

춘천 캠프페이지, 기준치 웃도는 오염물질 논란 예술로 다뤄져
'반환된 것이 맞을까'.. 모두의 것으로서의 땅에 대한 사유 펼쳐

[지데일리] "15년 이 지난 2021년 지금도 기준치가 웃도는 오염 물질이 나오고 있는 이 땅은 과연 반환된 것일까"

 

지난 2006년 11월 서울행정법원은 춘천시에 거주중인 한 주민이 환경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춘천시의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페이지(Camp Page)에서의 환경오염조사 기관 및 조사분석결과, 조사결과의 처리계획 및 환경오염조사비용 및 비용부담주체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청구소송에서 “피고인 환경부장관이 2006. 3. 10 원고에 대하여 한 정보공개비공개결정처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원고의 정보공개청구가 정당한 것으로 판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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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와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 부속서A'의 규정에 의하여 공개가 불가하다고 주장해온 환경부의 입장이 잘못된 것으로, 이에 환경부는 항소하지 않는 한 이에 관해 보유중인 행정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이 판결을 통해 환경부와 서울시의 각 기초자치단체에 이관돼 있는 서울시 주둔 용산기지와 동작구의 캠프 그레이(Camp Gray)에 대한 환경오염실태 관련정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진행도 물꼬를 텄다.


이들은 국제적 관례인 '오염자부담의 원칙' 아래 주한미군 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잘못된 기지반환협상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초 주한미군기지의 환경오염실태와 이를 치유해야 할 책임과 비용부담 주체와 관련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주민들이 환경부의 정보비공개로 인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것이 차단됐다. 

 

이는 주한미군기지의 반환과정에서 명확해야 할 환경오염의 오염자부담원칙이 불명확한 채로 주한미군기지의 환경오염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환경오염을 어느 정도까지 치유했는지를 밝히지도 못한 상태에서 주한미군기지가 한국에 반환되는 잘못된 과정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됐다. 이후 캠프 페이지는 2007년 한국 정부에 반환됐고, 정부는 2012년 정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사단법인 피스모모가 강원도 춘천시의 반환된 미군 기지 캠프 페이지(Camp Page)에 주목하고, 이 사건을 모토로 한 ‘S.O.S 흙에서 기름으로, 기름에서 흙으로’ 전시(11/21~12/1)를 열어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전시를 통해 '모두의 것으로서의 땅을 낯설게 보고자 한다"며 "땅을 둘러싼 소유(所有)와 사유(思惟), 점유(占有)의 틀을 넘어 모두의 것으로서의 땅에 대해 사유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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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브런치 '기억을 위한 기록'(http://brunch.co.kr/@figtree1980/174)

 

1951년 한국 전쟁 기간 건설된 캠프 페이지는 56년이 지난 2007년 한국 정부에 반환됐다. 이후 2012년 한국 정부는 정화 작업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캠프 페이지가 있던 그 땅에 서는 올해 봄은 물론 전시를 준비하던 가을에도 기준치를 웃도는 오염 물질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피스모모는 "이 전시를 통해 모두의 것으로서의 땅을 낯설게 보고자 한다"면서 "반환됐으나 반환되지 못한 땅의 흔적들, 반환돼야 하지만 아직 반환되지 않은 땅의 자리들은 한반도와 세계 곳곳에 수없이 많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과연 캠프페이지는 반환된 것이 맞을까. 반환됐다면 누구에게 반환됐을까. 전시는 이러한 땅을 둘러싼 사유를 통해 일상에서 아득한 어딘가에 있는 듯한 ‘평화’의 문제에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