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이야기] 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 미세먼지 바로 알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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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이야기] 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 미세먼지 바로 알기부터

한국 공기질 수준 180개국 중 173위.. 대기오염 날로 심화
미세먼지 영향 지구온난화, 인간건강·산업생태에 악영향
단순한 환경위기 넘어 지구·생명 지키기 노력 촉구 확산

  • 한주연 82blue@hanmail.net
  • 등록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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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먼지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 곁에 늘 존재해 왔다. 밥을 먹기 위해 불을 때거나 간단히 움직이는 동작에서도 먼지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먼지는 자연 속에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사막의 모래가 부서지거나 화산이 폭발할 때도 만들어진다. 해 질 무렵 빛을 산란시켜 아름다운 노을을 만들고, 구름 속에서 눈과 비를 만드는 것도 모두 먼지가 만들어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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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발달할수록 미세먼지의 양은 더욱 많아진다. 인간은 공기 없이 살아갈 수 없는 만큼 대기 오염 문제는 그 어느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모두의 위기와 다름이 없다. ⓒpixabay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이런 먼지가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의 먼지들보다 훨씬 작고 위험한 이른바 초미세먼지들이 대기권을 점령하기 시작해서다. 매해 봄이면 찾아오는 황사보다 이제는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가 귀에 더 익숙해질 정도다.
 
주로 자동차나 공사 현장, 발전소, 공장, 소각장 등에서 생기는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도 되지 않는 크기다. 이처럼 작은 먼지들은 호흡 기관에서 걸러지지 않는데, 이는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 인체에 문제를 불러일으켜 논란이 되고 있다.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꾸준히 노출된다면 우리 몸은 위험해지기 마련이다.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기관지염 또는 천식 등 호흡기질환에서 암과 치매까지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도시가 발달할수록 미세먼지의 양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는 것인데, 인간은 공기 없이 살아갈 수 없는 만큼 대기 오염 문제는 그 어느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모두의 위기와 다름이 없는 것이다. 
 
이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더 이상 낯선 현상이 아니다. 프로야구 경기가 미세먼지를 이유로 취소되는가 하면, 스마트폰 미세먼지 어플에서는 새빨간 미세먼지 나쁨 알림이 외출을 경고한다. 공기청정기 등급을 확인하고 마스의 투과율을 확인하는 게 어색하지 않은 일상이 됐다. 
 
우리 생활은 미세먼지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겨울철엔 마스크가 필수품이 됐고 병원에는 호흡기 질환자가 급증했다. 봄날에 맑은 하늘은 보는 것은 무척 운 좋은 일이 돼버렸다. 
 
하늘을 뿌옇게 뒤덮는 미세먼지의 공습으로 고층 빌딩이 흐리게 보이는가 하면, 하얀 벚꽃은 미세먼지로 인해 금세 회색으로 바뀐다. 아울러 미세먼지로 체육 시간에 실외에서 수업하기가 어려워진 현실이다. 맑은 공기는 이제 우리 곁에 당연히 머무는 자연이 아니라는 의미인데, 이처럼 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은 물론 삶의 곳곳에 스며들어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미세먼지는 작을수록 훨씬 더 위험도가 높다. 성분 외에도 입자의 크기에 따라 유해성이 크게 달라져서다. 크기가 작을수록 체내 깊숙한 곳인 폐포, 심장, 뇌 등에까지 오염을 유발한다. 때문에 형태를 무시하고 크기를 기준으로 미세먼지는 세 그룹으로 분류해 관리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 분류법으로 만들어진 용어가 바로 PM10, PM2.5, PM0.1 등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먼지 직경의 차이로 나누는데, 그 크기는 각각 10마이크로미터 이하와 2.5마이크로미터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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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인간의 건강에만 피해를 주는 게 아닌 기후변화와 산업에까지 악영향을 주는데, 특히 지구온난화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에서 7분의 1 크기가 미세먼지(PM10), 20분의 1에서 30분의 1 크기가 초미세먼지(PM2.5)다. 먼지는 매우 작은 크기의 분말(가루)을 말하는데, 다른 나라들이 PM10 이하의 먼지를 ‘dust’가 아닌 ‘Particulate Matter’, 즉 ‘입자상 물질’이라 명명하는 이유라 하겠다.
 
지난 1930년 12월 첫날 벨기에에서는 수상한 안개와 함께 인명피해 사건이 일어났다. 사망자 60명으로 시작된 사건은 무려 60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미국 피츠버그주의 사건에 이어 정점에 이르게 된다. 이후 1952년 12월 5일 영국에서는 관련 사망자가 1만2000명, 부상자 20만명이 발생했다.

2015년 12월 7일 베이징은 스모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현지 도심의 PM2.5농도는 한때 900㎍/㎥까지 급등했다. WHO 기준치인 24시간 평균 농도 25㎍/㎥를 금새 초월해 각각 36배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30여 년 동안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은 이른바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지만 그 성장의 이면에는 심각한 환경 오염이 자리하고 있다. 석탄 연료를 중심으로 한 산업화와 경제성장,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자동차 급증, 단시간에 PM2.5를 대량 발생해 ‘춘절 스모그’라는 소문까지 만들어낸 폭죽놀이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로 대륙을 멍들게 했다는 지적이다. 그 오염은 그대로 편서풍을 함께 한반도를 덮치기도 한다.

환경성과지수(EPI)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공기질 수준은 전 세계 180개국 가운데 173위로 최하위권을 나타낸다. 간혹 대기 오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나 미세먼지 탓에 조기 사망하는 인구가 매년 수백만 명에 이를 만큼 대기 오염 문제는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인간의 건강에만 피해를 주는 게 아닌 기후변화와 산업에까지 악영향을 주는데, 특히 지구온난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온실 효과로 인해 빙하가 녹아 바닷물 높이가 상승하면서 몰디브와 같은 섬나라는 훗날 물속에 가라앉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대로 그냥 내버려 둔다면 환경도, 경제도, 우리의 생명도 다 잃어버리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우리의 행복한 삶과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적지 않은 나라들이 미세먼지로 인한 급격한 생활 변화를 겪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미세먼지라는 지구적 문제와 연결돼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이제 미세먼지는 단순한 환경 문제만이 아닌 행복한 미래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