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기술] 나무 태운 뒤 남은 숯에서 '에너지 뿜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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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기술] 나무 태운 뒤 남은 숯에서 '에너지 뿜뿜'

  • 한주연 82blue@hanmail.net
  • 등록 20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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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국내 연구진이 숯에서 천연가스 주요 성분인 메탄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된다.

 

14일 UNIST에 따르면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은 볼-밀링법 기법을 이용한 탄화수소 가스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직접 나무를 태워 만든 숯을 원료로 써서 탄화수소의 일종인 메탄을 생산해내 실제 상업화 가능성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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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범 교수는 “볼-밀링의 금속 구슬 충돌 힘으로 손쉽게 숯을 분해해 메탄가스를 제조 할 수 있다”며 “숯과 유사한 석탄을 가스화하는 생산 공정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합성법은 작은 금속 구슬이 들어간 용기에 탄소 원료와 수소, 촉매를 넣은 뒤 용기를 회전해 반응시키는 방식이다. 구슬이 충돌하는 힘으로 탄소 원료가 촉매와 반응해 강한 탄소 간 화학 결합이 깨지고, 분해된 탄소에 수소가 달라붙어 메탄이 합성되는 원리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합성법으로 40℃의 저온과 일반적인 대기압 조건에서 높은 수율로(99.8%) 메탄가스를 합성해 냈다. 기존의 탄화수소 제조 공법은 600℃ 고온에서도 수율이 80% 수준이었다. 

 

이는 가장 느린 화학반응 중 하나인 탄화 수소 가스화 반응 속도를 볼 밀링의 기계화학적 에너지를 이용해 크게 개선한 덕분이라는 연구팀의 설명이다. 

 

화학반응 속도가 느리면 경쟁 반응에 밀려 부산물이 많이 생기고 수율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급을 위해 고온의 반응 조건이 필요하다. 

 

특히 직접 만든 숯을 원료로 한 대용량(15L) 볼 밀링 공정에서도 전력 대비 메탄가스 생산 효율이 소규모 실험과 유사한 수준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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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조건에서의 탄화 수소 가스화 반응 비교 그래프. 볼 밀링의 기계화학적 에너지가 메탄 수율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UNIST 제공

 

 

이번 연구의 볼 밀링 법을 통한 탄소 수소화 가스화 반응에서의 주요 생성 물질인 메탄 가스는 재생 바이오가스이며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석탄과 같은 탄소 물질들을 분해하여 메탄을 비롯한 탄화수소를 만드는 공정은 대규모 설비 시스템과 최소 450℃ 이상의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간소화 된 볼-밀링 공정으로 40℃의 낮은 온도로 메탄을 높은 수득률로 제조할 수 있어, 메탄가스가 필요한 현장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저장이 어려운 메탄가스를 수요로 하는 곳 에서 필요할 때 생산 할 수 있어, 저장 및 운송 비용이 절감되어 경제적이다. 미래 에너지 자원으로 꼽히는 메탄을 연구팀의 볼-밀링법을 통해 제조한다면 기존의 대규모 공장을 대체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가오펑 한(Gao-Feng Han)박사(중국 지린대학교 교수)는 “탄화 수소 가스화 반응은 탄소 관련 반응 중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반응으로 고온 대규모 공정이 필요하고 높은 수율을 갖기 힘들었는데, 이를 간소화 된 볼-밀링 공정으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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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탄화 수소 가스화 반응 이미지. a, 나무 조각과 열처리를 통해 만든 숯 사진 b, 15 L 용량의 대규모 볼밀링 시스템 사진 c, 소규모와 대규모 반응의 생성량 비교표. 전력량 대비 메탄 생산량이 대규모 공정에서도 높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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