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랑짤랑 으쓱ESG] 팔아요, '양심'을 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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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랑짤랑 으쓱ESG] 팔아요, '양심'을 팔아요

  • 손정우 slide7@hanmail.net
  • 등록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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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패션 업계에 환경을 생각한 ‘컨셔스 패션(양심적 패션)’ 열풍이 거세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케은 전 세계적으로 ‘양심적 패션 시장’ 규모가 2019년 63억5000만달러(약 7조6100억원)에서 2023년 82억5000만달러(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패션계 역시 친환경 가치를 중심으로 한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활용 폴리에스터 섬유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비건 소재를 활용한 패션 기업의 시장 진출도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폐의류로 인한 전세계 탄소 배출량은 연간 120억톤에 달하고 있는데, 그만큼 지속가능성 가치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다.

 

올해 역시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전망으로 친환경 원사 활용, 친환경 포장재 및 의류 택 개발, 지난 시즌 재고 리사이클링 등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다채로운 방법을 통해 환경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제품 출시기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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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애슬레저 브랜드 ‘뮬라’는 친환경 소재를 적극 활용하며 애슬레저 업계 내 컨셔스 패션 트렌드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뮬라는 통기성이 좋으면서도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원사, 소재를 지속적으로 발굴, 활용해왔다. 특히 애슬레저 룩 '뮬라웨어'는 너도밤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모달', 유칼립투스나무 원료를 이용한 '텐셀' 원단의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왔다.

 

지난해 FW 시즌부터는 리사이클 소재 원단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PET 소재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폴리' 원단을 선보이고, 이를 적용한 '에코 플리스 자켓 베스트 세트'를 출시한 것이다. 

 

이 자켓은 1벌 당 수십개의 페트병이 재활용되며, 100% 리사이클 원단만으로 제작된다. 뮬라웨어는 올해 역시 계속해서 리사이클 소재의 자켓, 숏슬리브, 팬츠 등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뮬라웨어에서 선보이는 운동 용품 중 '스웨트 라이프 요가매트 논슬립타올'도 재생 페트병을 원자재로 활용한 상품으로 주목된다. '피지크 업 숏 슬리브 2.0'에는 옥수수에서 뽑은 친환경 원사와 기능성 원사를 함께 적용하는 등 고퀄리티의 친환경 제품을 내놓고 있다. 


뮬라는 이러한 활동을 더욱 의미 있게 알리고자 친환경 제품에는 별도 개발한 '에코택'을 적용하고 있다. 에코택엔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RECYCLE(재활용)’ ‘NATURE(자연)’ ’REDUCE(재사용)’ 등 3가지의 메시지와 친환경 아이콘을 담았으며, 100% 펄프 재생지를 활용해 지속가능성 가치를 더욱 강조했다.

 

LF는 작년 7월 패션업계 최초로 친환경 포장 시스템인 '카톤랩(CartonWrap)'을 도입해 업계 내외의 시선을 모았다.


카톤랩은 제품 포장 과정 전반을 자동화하고, 포장 폐기물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 특징인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이다. 

 

제품을 투입구에 넣으면 각각의 제품 크기에 맞춰 박스가 제작된 후 포장, 운송장 부착까지의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며, 이에 따라 박스와 박스를 포장하기 위해 사용되는 OPP 테이프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스티로폼, 에어백 등 포장 완충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도 돼 이로 인한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LF는 카톤랩 도입으로 연간 약 25%(410톤)의 포장 박스와 약 90%(0.2톤)의 OPP 테이프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부피가 작은 상품 포장을 위해 사용한 비닐(연간 약 66톤) 사용도 하지 않게 돼 환경 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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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의 업사이클링 의류. LF 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패션 브랜드의 고민 중 하나인 ‘재고’를 활용한 솔루션을 제안하는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다. 

 

래코드는 버려지는 의류 외에도 군에서 사용했던 텐트, 낙하산, 자동차 에어백과 카시트 등의 소재를 재활용한 제품을 선보인다. 단추, 지퍼, 태그 등 버려지는 부자재를 모아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또 새터민과 싱글맘, 난민, 장애인 등 사회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을 고용해 의류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작업을 맡겨 일자리를 제공하며 ESG 경영에 부합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에 위치한 코오롱스포츠의 친환경 오프라인 공간 솟솟리버스에도 자리하며 접점을 늘려 고객과 친환경 실천 경험을 공유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 래코드가 지향하는 바에 공감한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협업 컬렉션 및 전시, 파트너십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최근 아시아 최초로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CmiA)'의 독점 라이선스(사용권)를 확보하며 친환경 원단뿐 아니라 부자재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2025년까지 의류 70% 이상을 지속가능한 제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는 지속가능한 면화를 생산하기 위해 아프리카 농부에게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국제 표준으로, 기계 대신 사람이 직접 손으로 채취해 불필요한 자연 훼손을 방지한다. 

 

아프리카 자연 강수를 활용해 일반 면화가 1㎏당 평균 1563ℓ 물을 사용하는 데 반해 2ℓ 정도 물만으로도 재배가 가능해 전 세계 유명 브랜드와 기업, 다양한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자주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단추 및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 인증 면화를 도입해 고품질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며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보호에 앞장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ESG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은 이제 산업계 전반에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면서 "패션업계에서도 탄소 중립 시대에 발 맞춘 지속가능성, 윤리적 소비 등은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화두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