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 지칠 무렵 가슴 떨리는 신호가 왔다 [끌리는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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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 지칠 무렵 가슴 떨리는 신호가 왔다 [끌리는 신간]

  • 이종은 sailing25@naver.com
  • 등록 202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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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성격에 사시와 안짱다리라는 신체적 결함을 지닌 월터는 못된 아이들의 먹잇감이 되는 데 익숙하다. 유일한 친구이자 우상이었던 형이 세상을 떠난 이후 월터는 깊은 상실감에 빠져 헤어나질 못한다. 

 

어느 날 그런 월터 곁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동지가 운명처럼 나타난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남다른 외모를 가졌지만 당돌하고 거침없는 소녀 포지와 열기구 대회를 준비하다가 하늘에서 떨어진 괴상한 아저씨 밴조를 만나며 월터의 일상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불의의 사고로 애지중지하는 열기구를 잃어버린 밴조는 두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고, 세 사람은 열기구를 찾아 모험을 시작한다. 숲을 가로지르고 강을 따라 걸으며 구석구석 찾아다니던 끝에 강가에 처박혀 수초와 뒤엉켜 있는 열기구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사이 밴조의 픽업트럭이 고장 나서 열기구를 옮길 수 없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틀간 폭우가 이어지는데, 비가 잦아들고 그 장소로 다시 찾아가니 흔적도 없이 열기구가 사라졌다. 밴조의 열기구는 어디로 갔을까.

 

<열기구가 사라졌다>(바바라 오코너, 다산책방>는 주인공 월터가 자신을 억누르는 감정에서 벗어나 나 자신으로 우뚝 서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열기구를 찾아다니는 과정을 통해 월터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다. 

 

소심한 성격과 평범치 않은 외모로 늘 움츠러든 기색을 보였지만 포지와 함께 다니며 매사에 당당하게 지내는 법을 배운다. 또 밴조의 모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월터가 슬픔에 잠겨 있을 때는 형이 등장하는 꿈을 반복해서 꾸었지만 포지, 밴조와 모험을 겪으며 조금씩 자신만의 모습을 찾아가면서 더는 같은 꿈을 꾸지 않는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형을 꿈에서조차 만날 수 없게 되지만 월터는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슬픔을 훌훌 털어낸다. 

 

이처럼 변화를 통해 슬픔을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한 월터의 모습은 스스로 정한 한계를 깨닫고 이를 뛰어넘길 꿈꾸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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