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RE:포트] 도심에서 닭 키우기 '실보다 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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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RE:포트] 도심에서 닭 키우기 '실보다 득'

  • 한주연 82blue@hanmail.net
  • 등록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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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캐나다 토론토시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암탉을 반려동물로 기르고자 하는 시민들의 욕구가 늘어나자, 2018년 3월 시작한 ‘도심 닭 사육 3년 시범사업(Urban Hens TO)’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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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토론토 내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닭 사육 시범사업의 결과에 따라 토론토 전역으로 확대 시행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구원 세계도시동향에 따르면 도시농업, 로컬푸드, 안전한 먹거리, 자연친화적 생활방식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와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닭을 직접 길러 신선한 달걀을 생산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토론토의 일부 지역에서 ‘도심 닭 사육 3년 시범사업(Urban Hens TO)’을 시행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토론토 4개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사업 시행됐다. 이는 토론토의 ‘텃밭 가꾸기’, ‘직거래 로컬 장터’, ‘마을 과수원’, ‘마을 정원’ 등 프로그램과 더불어 지역 농축산물 생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토론토시는 시범사업 기간을 연장하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한 후 토론토 전역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식량 부족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증가함에 따라 닭 사육 정보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시 외곽의 농장에서는 병아리 판매가 50% 이상 증가했다. 


토론토시가 2018년 3월부터 시행해 온 ‘도심 닭 사육 시범 프로젝트(Urban Hens TO)’는 토론토 내 4개 지역구에서 진행됐다. 4개 지역구는 지역구 5(Ward 5), 지역구 13(Ward 13), 지역구 21(Ward 21), 지역구 32(Ward 32) 등이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반드시 소정의 등록 절차를 거쳐야 했다. 

 

당시 79가구 230마리의 암탉이 등록됐는데, 뒷마당이 있는 단독주택 혹은 타운하우스 거주자만 등록이 가능했다. 임대주택은 집주인의 허가가 필요했다. 

 

아파트와 콘도 거주자는 참여가 불가했다. 콘도는 아파트와 비슷한 공동주택으로, 건물 내부에 거주자 공동으로 이용 가능한 수영장, 도서실, 헬스장, 영화관, 바비큐장, 파티룸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는 건물을 일컬는다. 

 

닭장의 크기와 위치 등 닭 사육에 필요한 기준이 시행됐다. 닭장의 높이는 2m, 면적은 최대 9.2평, 닭 한 마리당 바닥 면적은 약 0.1평, 울타리가 있는 야외 닭장은 약 0.3평 규모가 필수적으로 제공돼야 했다.

 

닭장에는 암탉 수만큼 길이 최소 20cm의 횃대가 있어야 했다. 닭은 대부분의 시간을 횃대에서 보내기 때문에 필수였다.

 

 

암탉 수에 맞게 상자가 구비돼 있어야 하고, 밤에 닭장을 잠글 수 있는 지붕과 문이 있어애 했다.

닭장은 반드시 주택 뒷마당에 있어야 했다. 

 

또한 시는 다른 건물에서 최소 1m 떨어지고, 이웃의 창문과 문으로부터는 최소 3m 이상 떨어진 곳에 닭장을 설치하기를 권장했다. 시 직원이 닭 사육과 관련된 검사를 요청할 때 닭 사육자는 이를 허용해야 했다.

 

가구당 키울 수 있는 암탉은 4마리로 제한됐다. 다만 시는 암탉이 사회성이 매우 발달했다는 것을 감안해 최소 2마리 이상 키울 것을 권장했다. 

 

수탉 사육은 금지됐다. 그런데 병아리는 4개월이 지나야 암탉인지 수탉인지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4개월이 지난 닭이어야 했다.

 

암탉 사육은 반려동물 혹은 달걀 생산을 목적으로 했다. 생산된 달걀은 반드시 사육자 가정에서 소비해야 했다.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줄 수 없었다.

 

암탉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책임도 부여됐다. 암탉을 적절하게 보살피지 않을 경우 학대로 간주하고, 벌금 등을 부과할 수 있었다. 

 

닭은 사육자의 거주지에 있어야 했다. 닭을 사육하는 사람은 암탉의 건강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단열 닭장을 제공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시민들이 그동안 닭 사육을 반대한 이유는 공중보건과 안전에 대한 위협, 소음 등으로 인한 불편이었다. 하지만 시범사업 3년간 큰 문제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범 프로젝트 시행 후 로컬푸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을 통해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며, 신선한 달걀 생산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먹거리 확보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하는 등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