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을 구하는 일은 나라를 살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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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을 구하는 일은 나라를 살리는 일

[생태전환과 기후행동]
가을 저온, 겨울 고온.. 이상기후 꿀벌 폐사 가장 큰 원인
꿀벌 소멸 피해 '식물→곤충→동물→사람'.. 식량난 불러와
집단사육 양봉꿀벌도 위기.. 자연생태 중심 지속성장 절실

  • 한주연 82blue@hanmail.net
  • 등록 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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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꿀벌은 가공 없이 완전식품을 생산하는 유일한 곤충이다. 봄부터 꽃을 따라 수 킬로미터를 날아다니며 얻은 노동의 결과물인 꿀은 천연 감미료이자 향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인류는 약 1만 년 전부터 꿀을 얻어 온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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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태계에서 생물종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기후변화,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 대기오염 등이 지목되는데, 꿀벌도 이같은 지구 환경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pixabay

 


과학계와 그린피스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꿀벌이 실종되고 폐사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전국적으로 꿀벌이 폐사했는데 전남, 경남, 제주 지역은 다른 도에 비해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피해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이상 기상 요인이 꼽힌다. 특히 가을에는 저온현상이 발생해 꿀벌의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고, 초겨울에는 고온으로 꽃이 이른 시기에 개화하는 현상이 나타나 봉군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도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가운데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된다. 

 

꿀벌의 개체수가 감소할 경우 우리가 즐겨 먹는 대부분의 견과류와 과일, 채소 등의 생산도 줄어 세계적인 식량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FAO가 산정한 꿀벌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2350억~5770억 달러(약 285조~700조 원)로 추산되는데, 꿀벌의 개체수 감소는 농업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꽃가루 매개자로서 꿀벌의 역할은 인류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집 붕괴현상’은 먹이를 구하러 나간 일벌들이 이유 없이 사라져 벌통에 남아있던 여왕벌이나 애벌레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것을 말하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화분매개를 담당하는 꿀벌의 감소로 생태계의 교란은 물론 식량안보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지구 생태계에서 생물종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기후변화,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 대기오염 등이 지목되는데, 꿀벌도 이같은 지구 환경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의 전자파가 꿀벌의 진로를 방해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발암 물질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나 그 유해성을 인식하기에는 우리 생활과 너무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 세우는 송전탑과 그 송전탑이 지나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질병들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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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에서는 포유류를 비롯한 특정식물에는 영향이 없고 곤충에게만 작용을 해 꿀벌의 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킨다는 니코티노이드계 성분의 살충제의 사용을 금지한 만큼 살충제의 특정성분으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라 하겠다.


이와 함께 꿀을 얻기 위해 사육하면서 먹이는 정제된 설탕물과 항생제 투입도 문제가 된다. 해마다 민감한 시기에 찾아오는 조류독감 문제와 같은 맥락인데, 조류독감의 원인이 되는 AI바이러스는 사실 수백 년 전부터 새들에게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집단사육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면역체계가 거의 없어진 닭이나 오리에게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된 셈이다. 꿀을 얻기 위해 대량으로 기르는 양봉꿀벌에게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하겠다. 

 

유전적 다양성은 사라지고 목적에 맞는 하나의 품종으로 개량돼 조그마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며 늘 병원체 감염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지구상의 꿀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는 공감을 하지만 명확한 이유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화분매개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꿀벌 대신 뒤영벌을 이용할 수도 있고 꿀을 얻기 위해 토종벌은 양봉꿀벌로 대체를 할 수가 있다.

 

꿀벌이 사라지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생물은 꽃가루받이가 필요한 식물들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그 식물을 먹이로 하는 곤충과 동물, 결국에는 사람이 된다. 양봉이나 토봉 농가 모두가 해당되지 않지만 꿀벌 역시도 가축처럼 사육을 한다는 표현이 맞겠다.

 

지구를 구성하는 자연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들이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각자의 영역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구성하며 건강한 지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에 꿀벌이라는 한 종이 사라진다고 해서 인간이 멸종한다는 것은 심한 비약일 수는 있겠으나 이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라는 점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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