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진단] '순환생태 건강지표' 꿀벌을 지켜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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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진단] '순환생태 건강지표' 꿀벌을 지켜야 하는 이유

월동 봉군 폐사 발생.. 꿀벌 등 화분매개 곤충 기온상승에 위기
꿀벌 사육 등 강건성 향상 위해 화분 매개 생태계서비스 강화
안정적 꿀벌 사육, 생태계 지속가능성 확보.. 공익 가치도 향상

  • 조신주 slide7@hanmail.net
  • 등록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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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꿀벌들은 지구와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매우 중요한 곤충이다. 식물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인데, 지금 수많으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어 논란이다. 


꿀벌들이 갑자기 실종되는 현상인 군집 붕괴 현상(CCD)은 곧 농업과 식량 위기로 이어진다. 꿀벌은 지구상에 출현한 생물 중 가장 열정적이고 조직적인 생활을 하는 떠돌이 농사꾼으로 불린다. 1억5000만 년간 꿀벌은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짝짓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배달부 역할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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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월동 봉군 폐사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이상기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꿀벌 등 화분 매개 곤충이 기온상승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면 해마다 전 세계 인구의 0.05%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pixabay

 

꿀벌이 없다면 지금의 지구상 식물들 대부분이 번식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꿀벌이 꽃꿀과 꽃가루를 먹고 살았으며 8000만 년 전쯤 꿀벌이 특별히 이를 주식으로 삼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많은 종 중 오직 한 종만이 꽃꿀을 남달리 애용해왔으니 이들이 바로 양봉업을 이끌어온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농업은 과일과 견과, 채소를 수분시키는 꿀벌에 의존하는 산업이다. 어떤 곳에서는 꿀벌의 소멸은 계속 진행중인데 그 시스템은 산산조각이 나는 현실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는 아직 CCD라고 칭할 만한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드러나는 현상을 보면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월동 봉군 폐사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이상기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꿀벌 등 화분 매개 곤충이 기온상승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면 해마다 전 세계 인구의 0.05%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구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의 약 3분의 1이 곤충의 수분 활동으로 열매를 생산 중인데 그 가운데  80%가 꿀벌을 통해 이뤄진다.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지구상의 동물이 먹을 수 있는 열매의 상당수가 사라지게 되며 식물 역시 번식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최근엔 꿀벌의 주요 먹이원인 아까시나무의 분포면적이 수십 년 동안 크게 줄어들면서 먹이원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 밀원수인 아까시나무 분포면적이 1980년대 32만ha였으나 2010년대에는 3.6만ha로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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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밀원수인 아까시나무 분포면적이 1980년대 32만ha였으나 2010년대에는 3.6만ha로 감소한 것이다. 사진은 황화피해를 입은 아까시나무. 산림청 제공

 


이같은 환경적인 이변은 꿀벌의 활동을 어렵게 하는 동시에 벌꿀 생산 감소와 꿀벌의 면역력 약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꿀벌 생태계 파괴로 인한 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점차 가중될 것이란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꿀벌 집단폐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범정부 차원의 협력을 통해 ‘꿀벌 보호를 위한 밀원수종 개발 및 생태계 보전’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해 관심을 모은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위해 내년부터 향후 8년 동안 484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근래 들어 사회환경적 쟁점으로 부상한 꿀벌 집단폐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역량을 총집결하는 다부처공동연구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생태계서비스의 취약성을 이겨내고 양봉산업의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유관 부처가 힘을 모으는 것이다.

 

이번 연구개발 사업은 올해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의 하향식 다부처공동기획연구 대상 과제로 선정돼 사회문제 해결형 부처협업 연구로 마련된 것이다. 이어 이달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 주관의 다부처공동기획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이상기상 등 다양한 환경변화로 인한 꿀벌 생태계 파괴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펼쳐지는데, 자세히 꿀벌의 강건성 증진과 밀원 단지화 모델 개발과 생태계서비스 연구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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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지역별 아까시나무 개화기간 분포 예측 결과. 꿀벌의 주요 먹이원인 아까시나무의 분포면적이 수십 년 동안 크게 줄어들면서 먹이원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 밀원수인 아까시나무 분포면적이 1980년대 32만ha였으나 2010년대에는 3.6만ha로 감소한 것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은 꿀벌 사육과 병해충 관리 등 강건성 향상과 화분 매개 생태계서비스 강화기술 개발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더불어 산림청은 기후변화에 적합한 밀원수 선발과 밀원 단지 조성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산불 발생 지역을 비롯한 현장에 개발된 밀원 모델을 보급해 산림생태계 회복에 나선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꿀벌 질병 진단과 제어기술 개발을 맡게 된다. 기상청은 기상 상황에 따른 밀원수의 개화 예측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양봉 농업인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등검은말벌 등 외래해충 관리와 생태계서비스 평가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특히 연구개발을 1단계인 기초 개발연구와 2단계인 현장 실증화로 나눠 단계별로 추진해 개발된 기술의 현장 보급까지 연계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밀원 단지 기술개발 성과를 통해 안정적인 꿀벌 사육이 가능해진다면 꿀벌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을 물론 꿀벌의 공익적 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