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번 다이빙 통해 만난 신비롭고 놀라운 바다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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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번 다이빙 통해 만난 신비롭고 놀라운 바다 생태계

본지가 2022년 독서문화 진흥 캠페인 '미-친-책 365'를 진행합니다. 베스트셀러나 신간 도서에 밀려 독자들과 '미처 친해지지 못한 책'을 찾아 소개하고 일독을 권장함으로써 다채로운 독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나아가 다양한 콘텐츠와 온라인 플랫폼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책을 찾는 이유를 생각해보고 편독 없이 다양한 주제의 책을 제안해보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편집자 주>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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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바다는 식량, 교통, 약물, 관광에 기여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재생 에너지의 원천 역할도 하고 있다. 바다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예전에는 바다의 자원은 아무리 써도 고갈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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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수면 아래 바닷속 세계는 그야말로 신비로 가득 차 있다고 할 수 있다. 밤이 되면 바다는 신비로운 광채로 빛나는 모습이다. 플랑크톤 등 아주 작은 생명체들조차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힘과 에너지를 가진다. 물고기들은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절대 조용하지 않으며 물속에서 서로 매우 시끄러운 소리로 소통하는 방식을 갖는다. ⓒpixabay

 

 

바다는 지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인류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아. 바다 환경은 인류 문화를 원활하게 성숙시켜 왔으며 앞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역사만 봐도 해상활동이 왕성했던 시절엔 국력이 강력했으며 고유한 문화가 번성했다. 이에 바다와 해양생물에 대한 이해는 인류의 미래를 그리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겠다.

 

바다는 비춰지는 햇빛과 바닥 모양, 파도에 휘둘린 모습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나타내지만 ‘파란색’으로 인식하는 게 일반적이다. 바다에서 창조된 생명체는 살아남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바다에 순응하거나 적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바다에서 살며 먹이를 구하고 호흡을 유지하는 생물인 해양생물이다.

 

깊은 수면 아래 바닷속 세계는 그야말로 신비로 가득 차 있다고 할 수 있다. 밤이 되면 바다는 신비로운 광채로 빛나는 모습이다. 플랑크톤 등 아주 작은 생명체들조차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힘과 에너지를 가진다. 물고기들은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절대 조용하지 않으며 물속에서 서로 매우 시끄러운 소리로 소통하는 방식을 갖는다.

 

30여년 이상 800번이 넘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해양생물들과 어울려 살아온 박흥식은 <해양생물, 파란 세상에서 살아가기>에서 해양생물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삶과 죽음을 비롯해 대를 잇기 위한 그들만의 독특한 생존 전략을 생생한 사진과 글을 통해 보여주면서 바다 생명체의 일생을 이야기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각각의 존재 이유가 있으며, 여기에 인간의 이기심만 개입하지만 않는다면 바다는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이들 생명체가 지속적으로 존재해야만 지구의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부터 10여 년 간 미크로네시아 태평양해양과학기지에서 산호 생태계 연구를 수행하기도 한 그는 스쿠버다이빙 덕분에 바다에 머물면서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었다. 생명체마다 다른 모습과 행동을 지켜보면서 조금 다른 방향으로 바다 생물을 소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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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서 살아가는 동안 흐름에 의존하거나 파도에 휩쓸리면서 바위에 부딪치기도 하고, 바닥에 가라앉기도 한다. 암반과는 달리 모양이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 몸을 숨기기에 걸맞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산호가 퍼뜨린 알 등으로 먹이가 풍부한 산호초는 바다속 아마존이란 별칭까지 있다.

 

 

이에 바다를 좋아하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해양생물마다 탄생과 살아가기 위한 노력과 죽음에 이르는 단계를 되도록 그들의 삶 그대로의 모습에서 읽는 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소개했다. 선명하고 독특한 해양생물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바다에 적응하며 대를 잇기 위한 그들의 생존 전략을 묘사한 글에서 경이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엇보다 바다에서 살아가는 생명체가 어떻게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면서 적응해왔는지가 인상적이다. 

 

물에서 살아가는 동안 흐름에 의존하거나 파도에 휩쓸리면서 바위에 부딪치기도 하고, 바닥에 가라앉기도 한다. 암반과는 달리 모양이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 몸을 숨기기에 걸맞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산호가 퍼뜨린 알 등으로 먹이가 풍부한 산호초는 바다속 아마존이란 별칭도 있다.

 

생물이 후손을 잇는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해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로 꼽힌다. 몸을 둘로 나누거나 히드라와 같이 자기 몸에 분신을 붙이면서 늘려가는 원시적인 번식부터 자신과 다른 유전자를 섞어서 더욱 강하고 활발한 자손을 만들기 위한 번식으로 진화하는 생물도 있다. 

 

그물에 집단으로 덩어리 알을 낳은 후 그물에 걸려 죽은 어미 도루묵들의 모습은 무척 처절한 모습을 다가온다. 이렇게 생명체는 짝을 만나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은 뒤 새끼들이 부화할 때까지 알들을 지키며 돌본다. 

 

바위에 거꾸로 매단 알들이 무사히 부화할 수 있게 지키는 문어나 알을 먹으러 온 불가사리를 입에 물고 옮기는 자리돔, 배 부분에 알을 붙이고 헤엄치는 실고기의 모습으로부터 대를 이으려는 그들의 치열하고 숭고한 삶을 느낄 수 있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은 에너지를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다. 광합성으로 생존하는 해조류를 바탕으로 에너지를 흡수하는 방식에서 다양한 포식 과정으로 진화했다. 

 

그물을 치는 것처럼 촉수를 밖으로 내밀어 양분을 섭취하는 실타래갯지렁이, 물을 빨아들여 먹잇감을 걸러내는 멍게, 바닷속 무성한 해조류를 갉아 먹거나 잘라 먹는 성게 등 바다 생물은 다양한 방식으로 양분을 얻는다. 바닥 부근에 살면서 먹잇감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며 위를 드러내놓고 먹잇감을 소화하는 왜주름불가사리의 행동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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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크기의 대왕조개가 패각을 크게 벌리고 살을 밖으로 드러내는 이유는 공생하는 갈충조가 광합성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하려는 배려라 할 수 있다.

 

 

바다에는 독특한 생존 방식을 펼치는 해양생물이 상당하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몸과 생활 방식이 바뀌고 그에 걸맞은 모습으로 진화하는 생존 전략을 구사한다. 해양생물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방어 수단을 고안하거나 모습을 감추기 위한 위장이나 은신을 하기도 한다.

 

코코넛게와 같이 갑각으로 무장하거나, 위협을 느끼면 가시를 곧추세우는 가시복어, 날카로운 가시에 독을 품은 바다의 무법자 쏠배감펭이, 감각기관이 있는 얇은 막으로 패각 전체를 둘러싸 마치 레이더로 감시하듯 몸을 경계하는 고둥류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몸을 부풀리거나 둥근 무늬가 있는 지느러미를 활짝 펼쳐 포식자를 놀라게 하는 등 독특한 방어 전략을 펼치는가 하면, 무리 지어 움직이면서 포식자의 시선을 교란하거나 몸의 일부를 잘라내 재생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거대한 크기의 대왕조개가 패각을 크게 벌리고 살을 밖으로 드러내는 이유는 공생하는 갈충조가 광합성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하려는 배려라 할 수 있다. 게는 호흡곤란을 느낄 때 거품을 내어 녹아 들어온 대기 중의 산소를 들이마신다. 패각이 우산 모양인 고둥류는 내부 공간을 넓게 확보하기 위해 껍데기를 나선형으로 만든 것이다.

 

이렇게 소개된 바다에 대한 설명은 저자가 직접 바다 위에서 또는 속에서 생활하며 체험하고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들이라 할 수 있다. 해양생태계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와 과학적 탐사의 결과,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들이 어우러져 바다와 바닷속 해양생물은 물론 해양생태계 전반에 대해 알기 쉽게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