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컬처] 녹색 회복, 자연 담은 특별전 ‘포레스트리(Forest, 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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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컬처] 녹색 회복, 자연 담은 특별전 ‘포레스트리(Forest, re)’

자연에 호기심을 갖는 것이 자연을 아는 첫걸음
자연 통해 삶의 흔적과 자연과 공존하는 법 성찰
'폐비닐 활용' 바람에 의해 파도치는 설치미술 눈길

  • 한주연 82blue@hanmail.net
  • 등록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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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자연은 이상하리만치 독특하고 아름다운 존재들에게도 자리를 내어준다. 진화 자체는 무작위적인 변이 속에 진행돼왔다고 해도 자연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은 절대 임의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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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이의 오감을 활용해 감상하는 체험형 전시는 나뭇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소리까지 들려준다.

 

 

자연이라는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생각하게 해준다. 자연이 단지 실용성과 적응에 의해서만이 아닌 아름다움이라는 기준에 의해서도 펼쳐진다는 사실은 세상을 좀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눈으로 보게해준다.


자연과 동떨어져 사는 도시 사람들은 자연을 그리워하면서 시간과 거리의 제약을 이유로 든다. 어쩌다 집 근처를 산책하더라도 자연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데, 주말에 산에 가도 숨을 몰아쉬며 산꼭대기에 오르기 바쁜 모습이다. 이는 자연을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모습이다.

 

자연은 우리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 자연에 호기심을 갖는 것이 자연을 아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가볍게 집을 나서 발걸음을 조금 늦추고 주변의 자연물을 살펴봐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동식물의 이름과 구분하는 방법, 쓰임새 등을 알아야 곡 자연을 아는 것을 아닐 터다. 숲 속 생물의 삶과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거나 혹은 숲 속 생물의 삶이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한지 깨닫는 것이 참으로 자연을 아는 것이고, 자연을 알아야 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금천문화재단의 특별전시 ‘포레스트리(Forest, re)’는 자연을 읽는 독특한 방법을 알려주고 자연을 어떻게 바라봐야 좋은지 제안한다. 이론적인 내용이 아니라 가까운 곳을 산책하며 만나기 쉬운 풀과 나무, 동물, 자연물들이 다가온다. 이는 단지 자연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기후 위기와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사회적 메시지를 공유해보고 환경과 사람에 대해 체험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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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없이 많은 나무와 식물들이 모여 서로 공존하는 숲의 모습이 형상화됐다.

 

 

자연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자연을 통해 우리 삶의 흔적과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찾게 도와주는 전시는 코로나19로 자연의 소중함과 녹색 회복(Green recovery)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시대를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자연을 소재로 해 주민들에게 일상 회복과 치유의 계기를 선사한다.

 

보는 이의 오감을 활용해 감상하는 체험형 전시는 나뭇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소리의 사운드 아트(청각)를 비롯해 나무, 비를 직접 만져보고(촉각), 나무 향을 맡을 수 있는(후각) 공간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전시는 ‘숲’을 주제로 △움 △흐름 △모여서 숲이 된다 △사람과 숲 총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움(풀이나 나무에서 돋아나오는 싹)’ 공간은 갖가지 생명이 움트는 장소이자 거대한 생명체로 숲을 바라보고, 깊은 숲속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조성된 언덕에 누워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새를 바라보며 자연의 모습을 마음껏 상상할 수 있다.


‘흐름’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식물이 쓰는 물이 되고, 개울과 강, 바다로 흘러가 다시 증발해 구름이 되는 순환과정을 묘사했다. 인공적으로 내리는 비와 매달려 있는 플라스틱 화분 사이로 반대편에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도록 공간을 연출해 다양한 해석을 하는 것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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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지나친 풀과 나무, 동물과 숲이 조금 다르게 보이고, 산책길이 한층 풍요롭고 즐거워지며, 자연이 더 궁금해 스스로 자연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겠다.

 


‘모여서 숲이 된다’는 셀 수 없이 많은 나무와 식물들이 모여 서로 공존하는 숲의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이를 통해 숲의 일부가 돼보는 경험과 함께 인간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특히 눈에 띄는 ‘사람과 숲’은 다른 화면 비율을 가진 두 개의 스크린과 버려지는 비닐을 활용해 바람에 의해 파도치는 설치미술을 배치한 게 특징이다.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영상은 인간과 자연에 대해 생각하게 하며, 끊임없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각 공간을 둘러보고 나면 누구나 그동안 무심히 지나친 풀과 나무, 동물과 숲이 조금 다르게 보이고, 산책길이 한층 풍요롭고 즐거워지며, 자연이 더 궁금해 스스로 자연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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