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어린이 환경책] 누가 쓰레기를 가장 많이 만들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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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어린이 환경책] 누가 쓰레기를 가장 많이 만들어낼까

환경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그에 관련한 환경 도서가 출간돼 왔다. 그러나 그간 환경 도서들은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지식만 담아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주의 어린이 환경책'은 이러한 아쉬움에서 출발한다.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알아야 할 다양한 환경 지식을 깊고도 풍요롭게 설명한 도서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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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쓰레기 문제는 왜 중요할까.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매일 미디어 속 뉴스를 통해 들어왔지만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는 잘 와닿지 않을 때가 있다. 

 

쓰레기로 인해 지구가 점점 병들고 지구에 사는 생명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쓰레기에 대한 관심을 갖게해 줄 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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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수많은 생물 가운데 인류만큼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를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종은 없다. 환경을 위협하는 위험한 쓰레기를 만드는 것도 인간뿐이다. 


인류의 역사는 처음부터 쓰레기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간과 쓰레기의 관계는 매우 가깝다. 사람이 있는 곳엔 언제나 쓰레기가 생겨나기 마련이었는데 선사 시대의 조개더미는 선조들의 생활 모습을 잘 보여 주는 쓰레기장이었던 것이다. 


조개를 먹고 버린 껍데기가 무덤처럼 쌓여 만들어진 조개 무덤에는 부서진 석기나 토기 등도 많이 남아 있어 문자가 없던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됐다. 

 

하지만 쓰레기 대부분은 반드시 처리의 과장을 밟아야 한다. 산업 발달로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생겨나기 이전에는 분뇨가 가장 큰 문제였는데, 19세기 영국의 배관공 토머스 크래퍼가 근대적 수세식 변기를 개발하기 전까지 유럽의 도시는 온갖 오물이 넘쳐났고 거리에는 악취가 진동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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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서 나는 악취를 가리려고 향수가 발달하고, 오물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하이힐을 신거나 양산을 쓸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20세기 들어 수세식 변기가 널리 보급되고 근대적인 오물 처리 체계가 갖춰짐에 따라 편리하고 위생적인 생활이 가능해졌으나 엄청난 물 낭비와 함께 환경오염으로 이어졌다. 

 

<인류만이 남기는 흔적, 쓰레기>(박상곤 지음, 미래아이)는 어린이들에게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작은 노력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가 쉽게 쓰고 버리는 빨대 하나, 비닐봉지 한 장이 바다동물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물건이 되곤 한다. 분뇨 처리가 큰 골칫거리였던 과거부터 환경에 치명적인 미세 플라스틱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쓰레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급속한 인구 증가와 산업 혁명 이후 산업의 발전은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그때까지 인류를 위협하는 위험한 쓰레기는 없었지만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나 위험한 방사성 쓰레기 등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유형의 쓰레기들이 출현하면서 지구는 지금까지 쓰레리 힘들어 하고 있다. 


바다로 흘러든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 동물에게 해를 끼치고 다시 인간에게 재앙이 돼 돌아오는 것과 같이 쓰레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물론 인간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준다. 때문에 쓰레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이야말로 지구를 위하고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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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하게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 가장 환경에 독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물건을 사지 않고는 살 수 없기에 재활용과 자원순환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를 떠올리게 된다. 


다만 자원순환이 완벽하게 일어나는 것은 어려울 뿐 아니라 플라스틱의 재활용은 지속적으로 다운사이클링이 되면서 결국 폐기되는 쓰레기가 된다. 때문에 지구를 위해선 쓰레기를 줄이는 게 급선무다.


일반 사람들은 쉽게 불편을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물건을 계속 사고 파는 것이 필요하다 보니 제로 웨이스트는 별난 행동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혹자는 환경에 대한 극단적인 생각이고 행동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여기 아메리칸 인디언의 전설에 나온 벌새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산에 큰 불이 나 모든 동물들이 당황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였다. 조그만 벌새 한 마리가 자신의 조그만 입에 물을 머금고 불을 끄려 날아다니고 있었다. 

 

모든 동물들을 왜 그런 행동을 하냐고, 그렇게 한다고 불이 꺼지겠냐며 벌새를 무시한다. 다들 미쳤다는 말에 벌새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야”라고.


<쓰레기 제로 가족의 일기>(베네딕트 모레 지음, 밝은미래)는 1년 동안 쓰레기를 안 만들겠다고 도전에 나선 한 가족의 실화를 기본으로 한다. 저자는 2015년 남편과 아이 둘과 함께 쓰레기를 아예 만들지 않겠다는 쓰레기 제로, 제로 웨이스트에 도전한다. 

 

저자도 앞의 벌새처럼 환경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많은 이들이 자신처럼 조금씩 실천한다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물건 하나를 사면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겹겹이 포장해 주는 것이 다반사인 세상이다.

 

쓰레기 배출은 결국 지구를 오염하는 것이고, 재활용을 하거나 착한 소비를 한다는 것도 제한적이어서 결국 지구를 위하는 길은 쓰레기를 줄이는 것 밖에 없다. 마트에 가지 않기, 비닐 포장이나 플라스틱 포장된 것 안 사기, 비닐 봉투 대신 장바구니 쓰기,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나 스푼 쓰지 않기 등을 말이다. 

 

꼭 필요한 것을 사고 불필요하게 버리는 것이 없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그 다음은 사용하게 되는 것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또 포장은 어떠한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들의 쓰레기 만들지 않기는 일반 쓰레기와 플라스틱 쓰레기를 안 만들기가 주요한 목표였다. 물론 세제나 샴푸를 직접 만들어 쓴다거나 식재료를 포장하지 않고 그릇에 담아 온다거나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번거로운 것들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을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요하진 않는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후 변화와 온실가스 감축을 비롯해 바다에 미세 플라스틱이 계속 늘어나는 문제, 플라스틱 섬, 쓰레기 매립지에 대한 갈등 등을 고민해 본다면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은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임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