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자연성 회복 위해.. "갯벌도 휴식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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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자연성 회복 위해.. "갯벌도 휴식이 필요해"

[슬기로운 순환생활]
무분별한 해루질로 생태교란.. 갯벌 생태계 보전 '생태휴식제' 시범시행
몽산포 갯벌 북쪽 일부 지역 대상으로 자연회복 위해 1년간 '출입 통제'
작은 개체 놓아주기·일정량 이상 조개 채취하지 않기 등 생태교육 병행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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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물이 들어오면 바다가 되고 물이 빠지면 땅이 되는 신비로운 곳, 갯벌. 갯벌은 모든 것을 보듬어 키워 내고 모든 것을 내주는 어머니와 같은 곳이기도 하다. 

 

갯벌은 지구환경적으로 아주 오래 전부터 작은 생명들을 키워 바다로 보내는 자궁과 같은 역할을 했으며, 갯벌을 통해 바다 생물이 육지로 진화할 수 있었다. 아울러 하면 육지의 오염 물질을 분해함으로써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는 거대한 정화조 같은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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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에게는 우리나라 갯벌이 동북아시아와 호주를 잇는 중요한 중간 서식지로 이용되기도 한다. 많은 텃새와 철새들이 갯벌에서 먹이를 구하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알을 낳고 번식하는 생활을 이어간다. 

 

 

수많은 텃새와 철새들이 갯벌에서 먹이를 구하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알을 낳고 번식하는 생활을 이어간다.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에게는 우리나라 갯벌이 동북아시아와 호주를 잇는 중요한 중간 서식지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에 우리나라 갯벌은 우리나라 바다 생태계를 보존하는 것은 물론 세계 생태계를 보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 갯벌은 바닷물이 지속적으로 드나들며 유기물이 모여들어 머무는 곳으로, 염류나 유기물이 풍부하고 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생을 이어가는 곳이다. 특히 밀물과 썰물의 조류 작용이 활발한 에너지가 큰 생태계로 꼽힌다. 

 

뭍에서 온 많은 것들을 해롭지 않게 생물이 이용해 갯벌에서 살 수 있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갯벌에 사는 생물들이 바닷물의 물리적, 화학적 작용과 더불어 그곳으로 들어온 유기물을 분해한다. 이에 갯벌은 정화작용을 하는 아주 중요한 곳인 생태계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는 서해안과 남해안에 갯벌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서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유명하다. 


서해는 특히 갯벌이 넓게 발달해 세계 어느 곳보다도 더 많은 생물종이 살이간다. 하지만 뭍이 부족하다는 구실로 방조제로 막고 갯벌을 매립해 뭍으로 만드는 간척사업이 진행돼 갯벌이 사라져 논란이 일기도 한다. 

 

강물을 이용하겠다는 구실로 만든 하굿둑은 강에서 바다로 토사가 유입되는 통로를 차단해 갯벌이 유지되기 힘들게 만든다. 우리나라 해안의 해수욕장에서 모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이러한 하굿둑에 의한 토사 유입 차단이 가장 큰 영향으로 꼽힌다.

 

하굿둑은 영양염류의 유입 양상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연안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서해의 김 양식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된다. 나아가 하굿둑으로 갇힌 강의 물도 수질이 계속 나빠지면서 농업용수로도 이용하지 못하는 물이 되기도 한다.

 

특히 갯벌은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생물을 손쉽게 채취하거나 잡을 수 있어 서민들에게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돈벌이의 터전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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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은 식량자원의 중요한 공급원이며 바닷가 사람들의 중요한 소득원인 셈이다. 갯벌을 잘 보존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바닷가 사람들에게 소중한 사회보장 장치가 되기도 한다.

 

 

갯벌은 식량자원의 중요한 공급원이며 바닷가 사람들의 중요한 소득원인 셈이다. 갯벌을 잘 보존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바닷가 사람들에게 소중한 사회보장 장치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갯벌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에도 아주 많은 역할을 하므로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국립공원공단이 물이 빠진 얕은 바다나 갯벌 등에서 무분별하게 어패류를 채취하는 행위인 해루질로 인해 교란된 태안해안국립공원 내 갯벌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갯벌 생태휴식제를 이달 25일부터 1년여간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갯벌 생태휴식제는 일부 갯벌 지역에 대해 한시적으로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자연성 회복을 유도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양한 생물의 서식공간이자 오염물질을 정화시켜 자연성을 회복시켜 주는 갯벌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갯벌 생태휴식제는 태안해안국립공원 내 몽산포 갯벌 북쪽 일부 지역 15ha(전체면적 145ha의 10.3%)에 대해 1개월 간 계도기간을 거쳐 다음달 25일부터 1년 간 출입통제를 실시하는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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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산포 갯벌 지역은 여름철 성수기에 일 평균 약 1000명이 넘는 탐방객이 방문해 갯벌이 단단해지고 조개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하는 등 생태계 회복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진은 몽산포 갯벌 생태휴식제 대상지.

 

갯벌 생태휴식제가 시행되는 몽산포 갯벌 지역은 여름철 성수기에 일 평균 약 1000명이 넘는 탐방객이 방문해 갯벌이 단단해지고 조개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하는 등 생태계 회복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립공원연구원과 전남대가 작년 진행한 태안해안 갯벌 교란현황 조사에 의하면 갯벌 생태휴식제 시행되는 몽산포 갯벌 지역은 전체 조개류의 서식밀도가 주변 지역의 약 28.2%에 그쳤다.

 

탐방객들이 선호하는 백합, 동죽, 떡조개의 서식밀도는 30% 수준이었는데, 특히 몽산포 지역은 백합, 떡조개, 동죽의 서식밀도가 75개체/㎡이며, 탐방객 수가 몽산포보다 적은 달산포 지역은 백합, 떡조개, 동죽의 서식밀도가 250개체/㎡로 나타났다.


이에 국립공원공단은 몽산포 지역 가운데 갯벌 생태휴식제가 시행되지 않는 갯벌에서도 생태계 보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생태교육 등 갯벌 보호 강화 사업에 나선다.


이를 위해 작은 개체 놓아주기, 일정량 이상으로 조개 채취하지 않기, 불법어구(개불펌프·대형삽 등) 사용하지 않기 등 생태교육을 펼치는 동시에 채취가능한 조개류 크기가 표시된 바구니 등의 대여 물품을 지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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