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가볍게 산다] 적게 소유하며 진정한 풍요를 누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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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가볍게 산다] 적게 소유하며 진정한 풍요를 누리는 법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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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세계 경제는 장기침체에 빠져들고 우리나라도 저성장시대의 초입에 들어서 있다. 낮은 경제 성장률, 높은 실업률, 고용 불안정, 폭주하는 가계 빚에 포위된 우리는 더 이상 예전처럼 성공과 ‘대박’을 꿈꿀 수 없게 됐다. 


우리의 앞날은 불안하고 우울하며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대안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있다. 바로 단순함과 간결함을 표방하는 미니멀리즘을 우리 삶에 적용함으로써 적게 소유하고 적게 소비하면서도 진정한 풍요와 충만감을 누릴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신만의 온전한 세계를 구축하고 타인과 사회에 기여하는 더 나은 삶을 모색할 수 있다.


‘레스이즈모어(Less is more)’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20세기 독일의 건축가 루드비히 미스 반데어로에가 처음 쓴 말로 건축가나 디자이너들이 격언처럼 가슴에 새기곤 한다. 


직역을 하면 ‘적을수록 많다’라는 역설적 의미가 되는데, ‘장식이나 요소가 추가되는 것보다 간결함이나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이 더 풍요롭고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이다. 


즉 ‘간결한 것이 더 풍요롭다’ ‘간결한 것이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더 많이 가진 자가 재산과 소유물에 비례하여 더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더 적게 소유하면서도 더 풍요로운’ 역설적인 삶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우리는 그런 역설이 가능한 비결을 모를 뿐이다.


소박한 소유의 삶을 살다 간 헨리 데이비드 소로, 간디, 법정 스님, 이들은 모두 미니멀리스트였다. 더 적게 소유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다 간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은 도시 속 현대인들에게 불가능한 것일까.

  

20대 싱글 남성이든 40대 중반의 가정주부든 ‘심플하면서도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쓸데없이 너무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있고, 계속 더 많은 것을 원하며, 남들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더 큰 집으로 이사하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르고자 하기 때문이다. 


<미니멀리스트>(조슈아 필즈 밀번,라이언 니커디머스 지음, 신소영 옮김, 이상미디어 펴냄)의 저자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을 삶에 적용하면서 불안과 우울, 시기와 질투, 공허함과 상실감으로부터 벗어났다. 이 책은 그저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해진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적 요소를 어떻게 최소화하고 탐욕과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며 인간관계를 어떻게 구축해나가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자신의 아파트에 있는 온갖 잡동사니들을 288가지로 줄이고 어떻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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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은 옷 때문이었다. 많은데 입을 게 없었다. 옷장 앞에서 시간 끌며 툴툴대던 저자에게 남편은 안 입는 옷들을 좀 버리면 어떠냐고 했다. 


입던 안 입던 멀쩡한 옷을 버리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언젠가 입을 수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눈 딱 감고 과감하게 ‘비움과 정리’을 했다. 그랬더니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옷 고르는 시간이 확 줄었고, 오히려 입을 옷이 많아진 것 같았다. 잘 몰랐던 내 취향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옷장 안에 생긴 여백으로 마음까지 한결 여유로워졌다.


이렇게 출발한 ‘비움과 정리’는 옷장에서 주방으로, 거실과 방으로, 욕실로 이어졌다. 매일 치워도 어지럽기만 했던 공간들이 하나둘 달라졌다. 


집은 심플하고 단정하게 변해갔다. 설레는 경험이었다. 그런데 더 미니멀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물건들을 버려야 했다. 어느 순간, 지금껏 버린 수많은 물건들은 어디로 갔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 집만 깔끔해지면 되는 것인가.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로 웨이스트와 에코 살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년 차 베테탕 주부인 저자는 ‘에코 미니멀 살림이스트’다. 요리, 청소, 빨래, 정리 등 같은 집안일을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에코’롭게, ‘미니멀’스럽게 할지 고민한다. 


쓰레기는 최소로, 세제는 천연으로, 물건은 재사용과 나눔으로, 공간은 더 심플하게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간 시행착오도 겪었고, 덕분에 공부도 많이 했다. 


<에코 미니멀 살림 연습>(양순아(슬로우데이) 지음, 레시피팩토리 펴냄)의 저자는 차곡히 쌓아온 에코 미니멀 살림법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도 시작했다. 환경을 위해 티끌 같은 작은 실천이 모이면, 언젠가 커다란 태산도 눈앞에 보일 거라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섯 가지 살림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나와 지구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 작은 것 하나도 낭비하지 않는 ‘친환경 부엌’, 삶이 가벼워지는 ‘비움과 정리’, 마음이 놓이는 ‘에코 청소와 세탁’,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위한 ‘습관’. 각 주제에는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저자만의 진솔한 ‘살림 에세이’와 필요할 때마다 펼쳐 놓고 따라 하는 세심한 ‘살림 하우 투(How to)’가 풍부하게 담겨 있어, 한번 읽고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요리책처럼 곁에 두고 계속 활용하기 좋다.


이왕 살림을 하는 것, 나와 가족 그리고 지구를 생각해 보다 가치 있게 해나간다면 어떨까? 조금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살림 여정 ‘에코 미니멀 살림’으로 하나씩 천천히 연습하듯 바꿔보면 내 생활에 작은 뿌듯함이 쌓이고, 내 살림도 반짝반짝 빛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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