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어린이 환경책] 외계인이 있다면 지구를 어떻게 바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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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어린이 환경책] 외계인이 있다면 지구를 어떻게 바라볼까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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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정말 편리한 플라스틱이다. 그런데 이 플라스틱이 곳곳에서 지구를 아프게 한다. 

 

동물은 실수로 플라스틱을 먹어 생명을 잃고, 강은 플라스틱에 막혀 썩어 간다. 이 피해는 사람에게도 돌아오고 있어 어린이들에게 플라스틱으로 인한 현실을 알려주는 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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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내 이름은 플라스틱>(정명숙 지음, 아주좋은날 펴냄)에서 허세돌의 장난감인 카봇과 생수통이었던 페트병은 오랫동안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싶었지만, 결국 지구를 오염시키게 될 쓰레기가 되고 말았지요. 버려진 플라스틱들은 자신들이 더 이상 쓸모없게 되자 슬퍼한다. 


이때 누군가가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내며 쓰레기통을 뒤집니다. 바로 학교에서 발명왕으로 뽑힌 손재주다. 손재주는 플라스틱 폐품을 가지고 뚝딱뚝딱 발명품을 잘 만들어 내는 아이이다. 이번에는 재활용품 만들기 대회에 쓸 만한 재료를 찾으려고 분리수거 함을 살핀 것이다.


손재주는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 아이다. 그런데 같은 반 친구 허세돌은 물건을 쓰다가 싫증이 나면 바로 휙휙 버리고 만다. 


카봇도 허세돌이 갖고 놀기 싫다며 버린 플라스틱 장난감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손재주의 손에서 새로 만들어진 카봇을 보자 허세돌은 원래 카봇이 자신의 것이라며 다시 돌려달라고 떼를 쓴다.


손재주는 허세돌에게 다시는 카봇을 함부로 버리지 말 것을 당부하며 되돌려 줬다. 어차피 손재주는 새로 만든 카봇에 미련을 갖는 것보다 학교 재활용품 만들기 대회에서 선보일 로봇을 구상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손재주는 분리수거함에서 주운 페트병으로 ‘페봇’을 만들었다. 이 페봇으로 손재주는 학교 친구들과 특허 업체에서까지 주목을 받았다. 


손재주가 주목을 받자 질투를 느낀 허세돌은 대적하기 위해 반 아이들에게 선보일 무언가를 준비하려고 한다. 앞으로 손재주와 허세돌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과연 둘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유용한 물질이다. 플라스틱이 없다면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불편하게 생활할 지도 모른다. 


아마 사람들은 한 시간도 채 못 되어 제발 플라스틱을 다시 쓰게 해달라고 외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플라스틱을 마음껏 쓰면서 생활의 편리함을 누리는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 


사람들이 플라스틱을 많이 쓰면 쓸수록 환경오염이 심각해진다. 플라스틱은 땅에 묻어도 썩지 않고, 불에 태우면 환경 호르몬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몸에 좋지 않은 가스를 발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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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아일랜드는 쓰레기 섬을 말하는데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해류를 따라 무리를 이루며 이동하다가 한곳으로 모여 큰 섬을 만드는 것이다. 

 

플라스틱 아일랜드는 전 세계 해류의 중심지 다섯 곳에 존재하는데, 우리나라 면적의 14배나 된다고 한다. 바다로 흘러간 쓰레기 중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은 90퍼센트 이상이다.


플라스틱은 썩지도 않고, 반영구적이기 때문에 2050년이 되면 바다에 사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수가 더 많아진다. 문제는 해양 생물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라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플라스틱을 삼켜 버린 해양 생물들이 기도가 막혀 죽거나, 몸속에 플라스틱 조각을 넣은 채로 살아간다. 플라스틱에는 비스페놀A라고 하는 환경호르몬이 나오는데, 이 비스페놀A를 몸에 지닌 물고기들이 사람이 먹는 식탁 위에 오를 수도 있다. 


또한 플라스틱은 바다 위를 떠다니면서 아주 작은 조각으로 잘게 부서져서 이러한 플라스틱 조각은 직접 제거하기가 힘들어 생태계의 체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점점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 방법일까.


그동안 플라스틱 제품을 한번 쓰고 쉽게 버렸던 어린이라면 이 책을 읽고 자신이 한 행동이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 올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어린이들이 환경은 혼자만 쓰는 물건이 아니라, 더불어 써야 하고 후대의 사람들에게도 남겨줘야 할 자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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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떠돌며 정착할 곳을 찾아 헤매던 외계인들이 드디어 푸르게 빛나는 행성을 하나 발견한다. 그 행성의 이름은 바로, 지구다. 


푸르고, 맑고, 깨끗한 것만 좋아하는 외계인들은 새로운 행성을 정복할 생각에 마음이 한껏 설렌다. 하지만 막상 지구에 착륙해 보니, 우주에서 내려다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구는 무언가로 오염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들은 지구 동물들을 괴롭히고 자연환경을 더럽히는 악당이 존재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판단한다.


외계인들은 서둘러 지구 정복을 위한 본격적인 탐사를 시작한다. 외계인들에게 포착된 악당은 바로 ‘플라스틱 쓰레기’다. 그런데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하다. 


각양각색 플라스틱이 지구를 뒤덮고 있다. 인간이 쓰는 물건 중에 플라스틱이 안 들어 있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인간들이 지구를 뒤덮을 만큼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으니 곧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도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것이다.


외계인들은 서둘러 플라스틱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하고, 플라스틱 쓰레기가 지구를 점령하는 수법을 낱낱이 파헤치기로 한다. 겨우 찾아낸 푸른 행성이 악당 손에 더렵혀지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으니까 말이다.


<플라스틱의 정체를 밝혀라!>(김은정 지음, 키위북스 펴냄)은 지구 정복을 꿈꾸는 외계인들이 지구를 더럽히는 악당을 물리치기 위해 전쟁을 선포하고 나름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이다. 


깜찍한 생김새로 천진난만하게 지구를 구석구석 누비는 외계인들. 지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그들이 작전을 수행하거나 탐사에 열중하는 모습은 매우 심각하고 진지해서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마냥 유쾌하게 웃고 넘기기에는 몹시 씁쓸하다.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얼마나 오염되고 있는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적나라하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외계인들도 알아냈듯이 플라스틱은 악당이 아니다.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데 제일 좋은 재료일 뿐입니다. 원하는 대로 만들기 쉬울 뿐 아니라 가볍고 단단하며 안전하고 오래 가고, 게다가 똑같은 걸 한꺼번에 엄청 많이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생활용품은 물론 자동차, 건축 자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토록 편리한 플라스틱이 외계인들이 말하는 악당으로 돌변하는 것은 바로 인간들이 ‘쓰레기’로 함부로 내버리는 순간이다.


외계인들이 파악한 태평양의 거대 쓰레기 더미의 실체, 미세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의 위험성 등 여러 문제들을 알아보며 플라스틱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순간 어떻게 지구를 오염시키는지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오션클린업과 시빈 등 바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방법, 플라스틱의 썩지 않는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플라스틱 등 지구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해결책 또한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외계인들은 지구를 포기하고 다시 우주로 떠난다. 지구가 플라스틱 행성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면서, 이를 막으려면 지구인들 모두가 당장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충고를 남기고 말이다. 


외계인들은 자신들이 제보한 정보 덕에 인간들이 많은 해결책을 찾은 것이라고 기뻐했지만, 사실 인간들이 플라스틱 쓰레기의 문제점을 아예 몰랐던 것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심각성을 평소에 굳이 염두에 두려 하지 않거나 관련 전문가들에게만 맡기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할 뿐이다. 


그런데 이대로 외계인들이 떠나면서 가르쳐 준 사소한 노력이라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리고 훗날 조금 더 똑똑한 외계인들이 온다면, 지구를 괴롭히는 악당으로 우리 인간이 지목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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