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BOOK돋움] 일본 청년들이 도시탈출에 뛰어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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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BOOK돋움] 일본 청년들이 도시탈출에 뛰어드는 이유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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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로 턴!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우현 옮김, 이숲 펴냄


‘지금 젊은이가 도시 탈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끝나가는 자본주의’를 직감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시골에 가면 ‘뭔가 멋진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위험이 바싹 다가왔다’는 경계 신호를 감지하고 도시를 탈출하는 겁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획일화된 ‘스펙’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지방에서 자기만의 삶을 찾는 젊은이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고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타츠루가 입을 열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점점 더 많은 청년이 도시를 떠나 지방에 정착하고 있다.


2014년 일본창성회의 ‘마스다 보고서’가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트렸는데, 인구 감소로 2040년이 되면 일본 지방자치체의 50%가 사라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 후 지금까지 일본 총무성과 지자체는 지역에 미래가 있다며 청년의 지역 이주를 유도하며 국가 부흥을 외치고 있다. 


과연 지역 이주 청년에게서 지방 소멸과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의 단초를 얻을 수 있었을까. 같은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로서는 일본의 사례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청년의 지방 이주 현상을 자본주의 체제의 민낯을 본 청년들의 ‘망명’ 같은 행동이라고 진단한다. 


아울러 그동안 장밋빛 전망에 사로잡혔던 지방 ‘창생’ 정책이 얼마나 어설펐는지 예리하게 비판한다. 사상가로서 저자 우치다는 일본의 정치·사회·역사의 궤적을 개괄하면서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이 되살아나려면 정부와 미래의 주역 청년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통찰한다.


한국의 행정안전부는 지난 2021년 전국의 인구 감소 지역 89곳을 지정하고 고시했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은 이제 우리에게 닥친 문제이기도 하다. 


경제성장률이 제로로 향하는 시대, 빈부격차와 기회불균등으로 젊은이가 다포세대가 되어가는 시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현실에서 대단히 영민하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전쟁까지 불사하며 자국 상품을 외국에 팔던 성장 시대는 끝났다. 수치를 보면 선진국은 이미 제로성장 시대에 들어간 지 오래다. 


저자는 제로성장 시대에 살아남는 법으로 정상(定常)경제를 제안한다. 정상경제는 잉여생산을 멈추고 소비에 맞는 생산을 통해 지역 경제를 건강하게 활성화하고 균형 상태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경제체제이자 삶의 방식을 말한다.

 

저자는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 종식의 이유를 세 가지로 들었다. 인구문제, 생산기술 진화, 경제성장.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구가 줄고, 경제성장이 멈췄기에 자본주의 체제 지속이 어려운 상황이다. 


많은 학자가 확인하듯이 경제가 다시 성장하기는 불가능하다. 일본에서는 1991년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30년’ 경제가 다시 성장할 여건이 모두 사라졌다. 이미 성장이 위축된 한국도 일본 사례를 남의 일로 바라볼 수 없다.


이 현상을 경제성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는 저자는 현재 자본주의는 성장을 위해 경제의 주체를 인간에서 인간이 아닌 것으로 이행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화폐경제가 바로 그것이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에서 무엇보다도 노동의 가치가 무너졌다. 노동을 무한대로 외주화하는 체제가 들어선 것이다.


이처럼 삶의 위험부담이 커진 도시인이 지방으로 이주해 새로운 생활 거점을 구축하는데, 저자는 이런 현상을 ‘끝나가는 자본주의’를 직감한 행동일 뿐, 시골에 가면 ‘뭔가 멋진 일’이 있다고 기대해서가 아니라고 말한다. 


더구나 임금노동으로 살아가는 청년 일인 가구라면 더더욱 미래가 불안할 수밖에 없고, 특히 혈연이나 지연 공동체가 없는 도시에서는 병들거나 실직했을 때 한순간에 노숙자로 전락할 위험이 있기에 도시 탈출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가 제안하는 모델은 자연환경을 자산으로 삼아 생산과 노동과 소비가 선순환하는, 불안한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현상 유지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에도시대 정상(定常)경제 체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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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자본주의 시대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지역공동체 중심의 정상경제 모델에 주목한다. 경쟁을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가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한 재화와 지역 주민의 용역을 서로 교환하고, 자원을 잘 보존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방식이다.


그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의미를 상품과 화폐의 교환 가치로만 따지는 사람은 오래 지속하는 인간 공동체를 만들 수 없다며, 현대 일본 사회에서 지역공동체와 혈연공동체가 붕괴한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공동체 복원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인간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상부상조하는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환대’와 ‘신뢰’를 비롯한 ‘약속’과 ‘보장’이라는 ‘인간적’ 개념으로 서로 연대해야 한다. 


어찌 보면 너무 순진해 보이는 제안이지만, 이런 소규모 지역공동체의 복원 없이는 고령화, 고립화, 빈곤화하는 사회에 탈출구는 없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왜 젊은이는 도시를 좋아할까. 지역 소멸 위기는 인구가 감소하는 탓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청년의 도시 집중 현상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일자리가 많아서 청년들이 도시로 몰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역에 일자리가 더 많다. 젊은이들이 도시를 찾는 것은 자기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고 싶기 때문이다. 자기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상대 비교할 수 있는 도시에서 스스로 확인하면서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일률적 평가 수단으로 등급을 판정받는다면 기업과 자본은 그들을 호환성 높은 부품으로 여길 뿐이다. 기업이 원하는 스펙의 일괄적인 기준을 따르다 보니 청년이 모두 서로 비슷해진다. 


현대 일본 사회에서 활력이 사라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순위경쟁을 거부하고, 남에게 평가받기보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찾아가는 청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자는 지방으로 향하는 청년들에게서 그런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지금 일본에서 도시를 떠나 지방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서로 가청 음역 밖의 주파수로 소통하고 있다. 누군가가 깃발을 들고 나선 것도 아니고, 이론가 리더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발적으로 자기 방식대로 걷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수많은 사람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이런 움직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빈부격차와 기회 불평등이 지배하는 사회, 점점 비대해지는 초대형 기업들이 획일화한 노동력을 요구하고, 성공의 사다리는 일찌감치 내팽개쳐진 제로성장 사회에서 바로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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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엄마 한 뼘 자라는 아이 

이자림 지음, 청림Life 펴냄


‘틈새 시간에 책을 읽다가 문장까지 옮겨 적으려면 글을 쓸 종이가 가까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스티키 노트 여러 장을 책 표지에 미리 붙여놓았다. 문장을 적은 스티키 노트는 책에 그대로 붙였다가 집에 돌아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문장을 수시로 봤다’


저자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매일 기차로 출퇴근하는 17년 차 직장인이었다. 어두컴컴한 새벽에 나와서 여느 직장인처럼 바쁜 하루를 보내고, 겨우 퇴근 시간에 맞춰 종종거리며 집에 도착하면 다시 ‘육아 출근’을 했다. 


아이들과의 행복도 잠시, 나를 잃어가는 괴로움 속에서 마음이 타들어갔다. 많이도 울었고, 스스로 묻고 또 물으며 인생의 답을 찾기를 반복했다.


우연히 만난 책 한 권 덕분에 하루 30분씩 짬을 내어 독서를 시작했다. 바쁜 출퇴근길마다 가벼운 소설과 에세이를 읽으며 독서 여행을 했고, 점심시간 짬을 내어 자기계발, 경제, 경영 책을 읽으며 경력을 개발하고, 재테크 안목을 키웠다. 


퇴근 후 아이가 깨어 있을 때 집안일을 최대한 마무리하는 노하우를 터득한 후로 밤마다 30분씩 나를 위한 독서를 이어갈 수 있었다. 고전을 읽으며 독서의 영역이 확장되자 엄마 인생에 내공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매일 읽는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는 것과 같다. 저자는 책을 읽고 필사하며 질문하고 답하기를 반복했고, 긍정 확언을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기 시작했다. 


앞날이 캄캄했던 8년 차 워킹맘이 새로운 직업을 찾아 웃으며 퇴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읽고 쓰면서 경력을 이어가는 방법을 깨닫게 되자, 경력 단절로 답답해하는 전업맘에게도 희망을 선물할 수 있게 됐다. 


걱정을 버리고 시간을 버는 엄마가 된 그의 노트에는 지금까지 꿈꾸며 이뤄낸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저자는 누구보다 엄마들이 책을 읽을 것을 강력히 권한다. 인생의 결정적 순간에 엄마인 나를 든든히 세우고 아이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바꿔줄 힘은 책 읽는 시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워킹맘은 매일 바쁘다. 출퇴근 시간에도 핸드폰으로 마트 앱을 켜고 온라인으로 장을 본다. 아이의 유치원, 학교 준비물을 확인하고 메모하며 미리 챙긴다. 


몸은 밖에 있어도 틈틈이 육아 모드를 가동해야 한다. 전업맘이라고 다를까. 집에 있어도 끝나지 않는 살림과 육아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다. 


저자도 어렵사리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지만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은 그대로였다. 다만 매일 읽는 시간이 간절해지자 바쁜 하루 중에 숨어 있던 시간이 보였다. 시간을 새롭게 쓰기 시작하자 인생이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자는 책을 읽고 자신의 행복을 찾으면서 오히려 아이의 행복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육아서를 읽으며 늘 부족한 엄마가 아닐까 전전긍긍하던 모습에서 벗어났고, 아이의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오히려 엄마의 마음이 더 크게 성장했다. 


책 육아 덕분에 아이는 따뜻한 엄마의 품에서 엄마 냄새를 맡으며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된다. 엄마와 마음을 나누고 하루의 일과를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간 속에서 행복은 저절로 자란다. 


저자는 육아로 고민한 순간들마다 그림책의 도움을 받은 경험들, 두 아이가 책 읽는 엄마와 함께 얼마나 행복한 아이로 성장했는지를 자세히 소개한다.


저자는 일과 육아에 쫓기더라도 엄마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책에서 제시한 독서 방법 중에서 엄마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따라 하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고, 매 순간 모든 선택지 앞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알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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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이기는 안전한 투자 전략 

제이슨 츠바이크 지음, 장진영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물 잔에 물을 받으려고 개수대 앞에 서서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물이 단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투자자들에게 이전까지 유동적이었던 투자상품이 갑자기 비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이다. 하지만 유동적인 줄 알았던 투자상품이 비유동적인 것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이러한 충격적인 일이 2008년 투자자들이 공황 상태에 빠졌던 주된 이유였다.’


블랙먼데이, IMF 외환위기, 닷컴 버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코로나19 팬데믹 등 수많은 금융위기를 지나, 2022년 현재는 또 다른 형태의 금융위기인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무모한 투자보다는 ‘안전 투자’만이 지금과 같은 불황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이다. 제이슨 츠바이크가 주장하는 ‘지키는 투자’는 불황 속에서도 나아갈 힘과 다시 투자할 용기를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저자는 금융 이론이면 이론, 금융 역사면 역사, 금융 심리면 심리, 금융 산업이면 산업, 다방면에 걸친 지식을 남김없이 발산한다. 주식, 채권, 펀드에 관한 폭넓은 조언은 물론, 원자재, 이머징마켓, 마인드 컨트롤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언을 한다. 


초보 투자자는 물론, 프로 투자자까지 이러한 조언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다.


1987년,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하루 만에 주가가 22.6퍼센트나 대폭락했다. 1997년, 우리나라 정부가 국제통화기금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2001년, 1995년부터 시작된 닷컴 버블이 붕괴되었다. 2008년 미국 부동산 버블로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다.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황이 닥쳤다.


그리고 2022년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까지 1,300원을 돌파하여 우리나라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물 경제의 둔화 조짐까지 나타나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금융위기는 조금씩 다른 형태로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식시장과 코인시장, 그리고 부동산시장으로 대표되는 금융시장은 호황 그 자체였다. 하지만 역사가 보여주듯 호황에는 언제나 끝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 다시 무거운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경제가 호황일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번다. 반면에 불황일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잃는다. 그래서 불황에도 수익을 내는 투자가 중요한 것이다.


남은 자산을 지키고 그 자산을 키워낼 수 있다면, 불황의 끝이 파멸로 이어지지 않는다. 밑에서 탄탄하게 받쳐주는 자산이 있으면 불황에도 다시 투자할 용기를 낼 수 있다. 


제이슨 츠바이크는 자신이 만든 삼계명에서 ‘불필요한 위험’을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위험과 함께 목표 수익률도 함께 낮추어 ‘안전 투자’를 시작하면, 불황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해 수익을 낼 수 있다. 


투자에 있어서 적당한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여유 자금을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저자는 돈을 지키는 금융 조언을 폭넓게 제공한다.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정리한 삼계명을 시작으로, 유동자산의 중요성, 주식 투자의 법칙, 채권의 역할, ETF 등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투자 방법을 제공한다. 


그리고 ‘나’라는 인적자본, 헤지펀드의 문제점, 원자재 투자의 위험성, 이머징마켓, 마인드 컨트롤 등 추가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재무설계사 선택, 금융사기나 스팸광고 등 부수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사항에 대해서도 말한다. 덕분에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안전 투자’에 대한 방향이 잡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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