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냇가에서] 스쿨버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詩냇가에서] 스쿨버스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7.16
  • 댓글 0

제목 없음.jpg

 

 

어린 새 한 마리가 떨어졌습니다

떨어지기 전에 이슬을 묶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매일 태어나는 거였습니다

일어나기 싫었습니다

그날도 당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늘 바빴지요

엄마는 삼 시 세끼 야식까지 바빴지요

선생님은 잡무에 시달리고 있었지요

우리는 멀리 있는 내가 아니었지요

가로수보다 가까이

개집보다 가까이 있었지요

우리는 한 버스 안에서 묶였지요

이젠 스스로 묶을 일도 없어졌지요

 

- 박용하 시집 <이 격렬한 유한 속에서>(달아실)에서 스쿨버스 

 


당신이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

G-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