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냇가에서] 병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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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냇가에서] 병원에서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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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에서.jpg

 

아이가 태어났다 나는

두 발로 딛고 선 죽음을 잊으려

한다 더 멀리 뛰지도 않으려

한다 대신에 더 오래 기다리려

한다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채로

아이의 시신을 기억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체증처럼 길어지고 있다 성모병원에서

나는 아니

너는 태어났다

죽음을 두 발로 밟고 섰기에

더 멀리 뛸 수 있을 것이었다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 채로

 

- 서효연 시집 <거기에는 없다>(현대문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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