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그린노트] 태풍이 꼭 있어야만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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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그린노트] 태풍이 꼭 있어야만 한다고?

자연스럽고 건강한 일상을 만들고자 하는 이가 늘고 있다. 우리가 망가뜨려온 것과 자연이 주는 회복의 힘 사이에서 고민하며, 도시에서 무해한 일상을 탐구하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편하고 익숙해서 누려온 것이 가진 함정, 우리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하는 것 등 차곡차곡 쌓아온 경험들을 기록하고 ‘그린라이프 길잡이’로 활용할 만한 책을 연이어 소개한다. 지구를 소중히 여기는 건 곧 나를 돌보는 일이기에, 기꺼이 무해한 하루를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들을 띄운다. <편집자주>

[지데일리] 라오스에서 최초 발견된 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근접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매년 여름 태풍이 근접하면 피해를 일으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지구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라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태풍에 대해 설명해주는 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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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태풍을 싫어한다. 해마다 여름 태풍이 올 때면 인간들은 두려움과 걱정에 빠진다. 그렇다면 태풍이 없어지면 좋을까. 태풍은 피해만 주는 걸까. 태풍은 단지 무서운 자연 현상이 아니라 지구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다. 

 

북태평양시 적도구 필리핀동 바다 위. 얼마 전 북쪽으로 간 형제 태풍 덴빈과 불라불라가 태어난 곳. 덴빈과 불라불라는 형제다. 똑같은 태풍이라도 성격이나 생각이 전혀 다른 것이다. 


형은 태풍은 태풍다워야 한다는 것을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지만, 동생은 태풍은 왜 수증기를 먹는지, 왜 비바람을 몰고 다니는지, 왜 태어나는지 호기심도 많고 고민도 많은 편이다.


어느 날 동생은 갈매기와 돌고래들에게 북쪽에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태평양을 떠나기로 한다. 형이 북쪽에는 바다도 없고 수증기도 없다며 말렸으나 고집을 꺾지 않고 행동에 나선다.


슬픔에 잠겨 있던 형은 엄마인 태양을 만난다. 하지만 엄마를 만났다는 기쁨보다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엄마가 북쪽으로 가 달라고 부탁해서다. 바다도 수증기도 없는 북쪽인데 과연 그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소심한 형과 호기심 많은 동생, 개성 넘치는 태풍 형제의 일상을 보다 보면 두려운 줄만 알았던 태풍의 매력을 알 수 있다. <내 이름은 태풍>에 나오는 두 형제 태풍은 귀여움을 뿜어 대며 태풍의 무서운 이미지를 바꿔버린다. 

 

엄마인 태양에게 북쪽으로 가 달라는 부탁을 받고 고민에 빠진 덴빈. 그에게 태풍에 대한 진실을 알려 준 건 다름아닌 작은 물방울 미루다. 미루는 자신의 여행 이야기를 해주면서 태풍이 지구에 꼭 필요한 ‘열 배달부’라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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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몸을 이루는 수많은 물방울은 태양의 열기를 품고 있다. 태풍이 북쪽 땅으로 가서 비를 뿌리면 이 열기가 북쪽 땅에 전해진다. 만일 태풍이 없어진다면 북쪽은 계속 추워지다가 모두 꽁꽁 얼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미루의 이야기를 들은 덴빈은 태풍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깨닫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북쪽으로 향한다. 덴빈을 통해 아이들은 태풍에 대해, 나아가 세상과 자연에 대해 좀 더 넓게 이해할 수 있겠다.


덴빈의 삶에는 자연의 순환 법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증발한 수증기가 모여 만들어진 태풍이 땅 위에 엄청난 양의 비를 뿌리고 사라져 버리듯 모든 생명은 태어나면 언젠가는 소멸의 과정을 겪는다.  

 

결국 덴빈은 태양의 열기를 전하기 위해 북쪽으로 나선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굳은 사명감 때문이 아니라 미루의 이야기에서 한 가지 희망을 발견해서다. 태풍은 사라져도 태풍이 뿌린 빗방울은 또다시 바다로 흘러들어가 또 다른 태풍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식물도 동물도 사람도 완전히 사라지는 않는다. 또 다른 생명으로 이어져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모든 생명은 떠나지만 또 다시 돌아온다는 것, 헤어짐 뒤에는 반드시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특히 어린아이 같은 순진함이 묻어나는 대사, 생김새와는 다른 귀여운 몸짓과 표정은 두 태풍 캐릭터에 사랑스러움을 더하기에 충분하다. 눈썹은 송충이처럼 진하고 에베레스트 산보다 키가 큰 덴빈이 핑그르르 돌며 스스로 귀엽다고 하거나, 불같이 화를 냈다가도 금방 쑥쓰러워하며 사과하는 모습은 실제 아이들과 똑 닮았다.


불라불라 역시 뒤지지 않는다. 맑은 눈을 빛내며 갈매기처럼 날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늘어놓거나, 형에게 혼날까 봐 몸을 배배 꼬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어린아이처럼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무엇보다 덴빈의 고민은 태풍이 왜 필요한지, 태풍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려주고, 우리가 몰랐던 태풍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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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은 어디서 어떻게 태어나서 무얼 먹고 자라고 어떻게 사라지는 걸까. 태풍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관측할까. 태풍의 이름은 어떻게 붙이는 걸까. 태풍 한가운데에서는 맑은 하늘이 보인다는 게 정말일까. 태풍이 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지구 온난화와 태풍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태풍은 육지에 상륙해서 어마어마한 피해를 남길 때가 상당하다. 태풍이 왔을 때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홍수나 산사태가 나고 건물의 지붕이 날아가거나 길가에 나무가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모두가 태풍이 가진 어마어마한 양의 비와 세찬 바람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태풍이 온 날을 생각해 보면 세찬 바람과 많은 비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태풍은 우리에게 큰 피해를 안기는데 바람에 우산이 뒤집히게 만든다. 또 나무가 뽑히거나 창문이 깨지고 심할 때는 건물이 무너지기도 하는 피해를 낳는다. 그러나 태풍은 지구의 열 순환을 돕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인공위성이 찍은 태풍 영상을 보면 거대한 구름 무리가 바람개비처럼 도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태풍 바람개비는 우리나라 전체를 뒤덮고도 남을 만큼 큰 편이다. 우주에서 지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면 태풍 중심에 막대기를 끼워 바람개비처럼 돌리고 싶어할 수도 있을 정도다. 

 

태풍 바람개비에 폭포를 연결한 것도 아니고 거대한 선풍기를 달아놓은 것도 아닌데 도대체 이 비와 바람은 어디서 오는 것이지 궁금할 수 있다. 이는 바로 태풍이 지닌 엄청난 양의 에너지에서 오는 것인데, 태풍은 화산 폭발의 열 배에 이르는 엄청난 에너지를 품고 있다.


<지구를 뒤흔드는 바람개비 태풍>은 태풍이란 무엇이고 어디서 발생하며 모양과 안의 모습은 어떠한지, 왜 태풍이 태어난 열대 바다에 머물러 있지 않고 우리나라가 있는 중위도로 올라오는지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거대한 태풍을 어떻게 관찰하고 감시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는 방법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계속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태풍은 어떻게 변화할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태풍을 예측하려면 먼저 태풍에 대해 상세히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일 태풍이 우리나라로 접근 중이라며 실제로 우리나라에 상륙할지, 언제 어느 지역으로 어느 정도의 세기를 가지고 상륙할지 알고 싶게 마련이다. 이를 통해 제대로 대비해 태풍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