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BOOK돋움] 바야흐로 회복력 키우는 전환자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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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BOOK돋움] 바야흐로 회복력 키우는 전환자들의 시대

본지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심신을 회복하기 위해 독서로써 마음을 힐링하는 '책 읽는 힘, BOOK돋움'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일상생활이 멈춘 상황에서 마음의 양식을 얻을 수 있는 독서 생활이 최고의 기회라 여겨집니다. 독서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부모와 자녀 세대가 소통하는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며, 책 읽는 분위기가 잔잔한 물결처럼 번져 코로나 블루가 슬기롭게 극복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9.05
  • 댓글 0

'우리의 정신은 복잡한 물리적・사회적・문화적 환경 안에 존재하는 우리 신체에 포함되어 있다. 현실은 그냥 밖에 존재하는 그대로 인지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을 이루는 유기물의 지속적인 파동을 통해 우리 마음에 새롭게 그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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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살다 보면 버스를 놓치거나 이직을 하기도 하며 팬데믹이 세상을 휩쓸거나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좋든 싫든 때로는 이런 불확실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세상이다. 


배기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고 믿지만 한편으로는 낡아서 연비가 낮은 차를 타고 자주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한다. 자동차 타기를 그만두는 대신 자동차 한 대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자신을 설득하는 게 더 쉬울 수 있다.

 

불확실성과 걱정에 대응하고 기민성과 회복력을 키우는 방법이 필요한 때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는 엄청난 변화를 마주하고 있지만 명확한 것은 모든 게 불확실한 동시에 사람들의 불안은 지속된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어떤 문제든 갖가지 접근법을 자유롭게 바꿔가며 해결하는 ‘전환자’들이 있는데 이러한 능력은 학습하고 향상시킬 수 있다. 우리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을 유연하게 전환하는 기술인 스위치크래프트(switchcraft)를 통해 가능하다. 일레인 폭스의 <스위치크래프트, 전환의 기술>은 이에 관한 이야기다. 

 

어쩌면 불확실성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이다. 저자는 25년간의 심리학·뇌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변화에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언제 어떻게 전환할지를 아는 사람들이 성공과 행복을 이룬다고 강조한다.

 

그는 최고의 사업가부터 일류 운동선수, 군 지도자 등을 코칭해오며 서로 다른 접근법 사이를 기민하고 유연하게 전환하는 사람들이 성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같은 전환은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능력인데, 어떤 어류는 필요에 따라 성별을 바꾸고 바이러스는 끝없이 변이하며 생존한다. 이보다 복잡하게 진화한 인간에게는 더 큰 적응력과 회복력이 숨어 있다는 주장이다.


연구에 의하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테러, 망명과 같이 인생의 큰 변화를 경험한 사람도 3분의 2는 잘 적응해 삶을 지속한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은 우리 뇌에 이미 내재해 있어 적절한 노력으로 우리 안의 민첩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


어느날 새로운 일이 생기면 가슴이 뛰고 어떤 문제든 최선의 답을 찾아내며 도전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비고 나쁜 일이 일어나도 신속히 회복하며 뛰어난 직감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경직된 사고방식은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삶을 그르치는 고착상태를 유발하게 된다. 그러나 기민한 사고방식은 성공과 행복 가능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특징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민성을 높이고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포착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직감력을 키운다면 어떤 어려움도 유연하게 건널 정신적 대비 상태가 된다. 

 

우선 정신적 관절염을 주의해야 한다. 정신적 관절염이란 어떤 상황에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경직된 상태를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끈기는 좋은 것이지만 언제나 그렇지는 않은 것이다. 한 가지 방법만으로 계속해서 변화에 실패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효과 없는 계획을 끈질기게 고집한다면 정신적 관절염에 걸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2003년 미국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화재가 일어났는데 당시 출구가 4개나 됐음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의 사람이 들어온 문으로만 탈출을 시도하다 결국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피해자들은 정신적 경직성에 사로잡힌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어떤 일에든 틀에 박힌 방법으로만 대처하게 되고,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거기서 주의를 환기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다음으로 신념이나 가치관이 필요하다. 신념을 활용하면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으나 경직된 사고를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신념은 때로 서로 충돌해 인지 부조화를 생성하는데 이때 사람들은 대개 어렵게 신념에 도전하지 않고 손쉽게 사실을 재해석하는 경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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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고 믿지만 한편으로는 낡아서 연비가 낮은 차를 타고 자주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한다. 자동차 타기를 그만두는 대신 자동차 한 대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자신을 설득하는 게 더 쉬울 수 있다.

 


'뇌 영상을 통해 또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기민한 사람의 뇌 안에서는 서로 다른 영역 간 연결이 더 느슨하다는 점이다. 이 사실은 우리가 10대 청소년들을 관찰한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기민한 뇌일수록 그 작용이 유동적이며 긴급한 정신적 과정을 지원해야 할 때면 언제나 내부의 연결이 역동적으로 재구성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연결이 어떤 식으로든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누구나 훈련을 통해 뇌 속 연결망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다.'

 

가치관은 살아가는 동안 삶을 이끄는 근본적 지침이로 해석된다. 신념과 목표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어도 가치관은 지속된다. 가치관을 찾으려면 자신의 이야기를 살피면 되는데 가장 즐거운 사건, 괴로운 기억, 전환점이 된 사건을 되뇌여볼 필요가 있다. 

 

요동치는 감정도 주의해야 한다. 감정은 주어진 상황을 좋게 느끼는지 불쾌하게 느끼는지 알려주는 일종의 뇌 속 추적기 역할을 하는데, 이를 토대로 피해야 할 경험과 접근해야 할 경험을 나눠야 한다.


모든 감정에는 쓸모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두려움이나 분노, 슬픔 등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피하려 해도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를 더 신중하게 위협에 잘 대처하게 만들어준다. 다만 이 감정이 우리를 집어삼키려 들 때면 알맞은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처지에 따라 상황을 바꾸는 게 최선일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아예 집중하는 대상을 바꾸거나 제삼자가 돼 정신적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보다 어떻게 해야 할지에 비중을 둬야 하는 것이다.


직감은 마법이 아니라 우리 뇌가 일반적인 범주를 넘어 빠르게 상황 정보를 조합하고 예측하는 과정을 말한다. 다시 말해 정황에 대한 극도의 민감성이 만들어낸 감각인데 ‘정황 민감도’라고도 하며 특정 정황 안에서 필요한 것을 알아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정황 민감도는 배울 수는 없지만 높일 수는 있다. 그만큼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데 직감은 축적된 지식에서 일어난다. 새로운 정보가 쌓일수록 뇌는 더 민첩해지지만 늘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라 하겠다.


이 모든 능력은 학습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우리 생각과 감정, 행동을 유연하게 전환함으로써 어려운 상사를 대하거나 복잡한 팀을 관리하거나 친구와 다툼이 있거나 심지어 조금 더 나은 삶을 원할 때에도 좋은 나침반이 돼 준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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