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BOOK돋움] 야채는 냉장고에 놓아 두고 레토르트 식품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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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BOOK돋움] 야채는 냉장고에 놓아 두고 레토르트 식품을 먹는다?

본지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심신을 회복하기 위해 독서로써 마음을 힐링하는 '책 읽는 힘, BOOK돋움'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일상생활이 멈춘 상황에서 마음의 양식을 얻을 수 있는 독서 생활이 최고의 기회라 여겨집니다. 독서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부모와 자녀 세대가 소통하는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며, 책 읽는 분위기가 잔잔한 물결처럼 번져 코로나 블루가 슬기롭게 극복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9.16
  • 댓글 0

[지데일리] 콘서트에서 리드 보컬이 관객을 향해 있는 힘껏 소리를 내지르라고 말한다. 그러고는 다시 '뭐라고요! 안 들려요! 다시 한 번!' 하면서 재차 소리를 지르라고 요구하면 항상 두 번째에는 소리가 더 커진다는 걸 아는가? 왜 사람들은 처음에는 온 힘을 다해서 소리를 지르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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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억이 녹음기처럼 재생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상 기억은 너무도 쉽게 오염된다. 살면서 알게 되는 새로운 정보는 우리의 기억을 변조하기에 바빠 법정의 증언 역시 100% 정확한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증인이 아무리 정직해도 그의 뇌가 기억을 조작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pixabay

 

 

뇌는 지름길을 좋아한다. 사람의 뇌는 정보 처리속도를 늦추는 무질서한 상태를 꺼려한다. 때문에 무의미 속에서 의미를,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는 것이다.


혹자는 몸에 좋은 야채는 냉장고에 그대로 놓아두고 레토르트 식품으로 저녁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정리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당장 해야 할 업무를 미루고 책상을 정리하느라 시간 내에 마감을 못한 이들도 있다. 

 

이런 모든 것이 시간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중요한 것은 욕이라서다. 사람은 시기에 따라 선호하는 대상이 달라지는데 현재의 뇌는 어린아이와 같아 미래를 미리 생각할 줄 모르는 경향을 보인.

 

보편적으로 미래의 시점이 현재로 다가와야 우리는 일을 미룬다. 그래서 뇌 속에 현재라는 색깔과 미래라는 색깔을 모두 가진 팔레트를 지니고 미래의 열망을 깨닫는 사고에 능숙해질 필요가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착각의 기제들이 삶 속 곳곳에 숨어 있지만 스스로 합리적이며 계산적이고 객관적인 이성의 힘을 갖는다. 아울러 편견과 망상이 내려앉은 주관이라는 우물이 생기기 마련이다. 우물 속에서 맴도는 생각들은 우리를 점점 더 쉽고 편한 사고방식에 머물도록 이끈다.


우리는 기억이 녹음기처럼 재생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상 기억은 너무도 쉽게 오염된다. 살면서 알게 되는 새로운 정보는 우리의 기억을 변조하기에 바빠 법정의 증언 역시 100% 정확한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증인이 아무리 정직해도 그의 뇌가 기억을 조작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무의식의 영향도 크다. 내가 따뜻한 찻잔을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하면 맞은편 상대의 인상은 온화한 것으로 만들어진다. 차가운 찻잔은 반대로 냉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청소용품 냄새가 나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뒷정리를 더 잘하고 무거운 클립보드에 끼워 제출한 서류는 면접관에게 더 진지하게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특히 인간은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 자아상을 유지하고자 하는 견고한 정신적 메커니즘을 지닌다. 물론 편협한 선택의 결과물이라고는 생각지 못하는데 인간은 모든 정보를 합리적으로 검토하기보단 나에게 익숙해진 정보와 기존의 기억을 뒷받침해 줄 만한 것에만 귀를 기울이고 나머지는 무시하는 속성을 보인다. 


국내 운전자 가운데 DMB 시청 경험이 있는 사람은 89%인데 이에 대한 처벌에 공감하는 사람은 87.3%에 달한다. 운전 중에 주의사항을 요하는 공익광고를 단순히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적인 사항도 지키지 않는 이가 누구인지 늘 궁금해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이들도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타인을 관찰하듯 자신을 관찰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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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에 불을 지피는 수많은 점화 상술이 세상에는 상당하다. 개개인의 내면에 호소하는 불분명한 언어들, 점술, 성격테스트, 혈역형 분석은 자기 얘기라면 민감해지는 인간의 자기 위주 편향을 추구한다.

 


재난현장 인구 75%는 즉석에서 얼어붙고, 대피하지 않은 채로 목숨을 잃는다는 통계도 있다. 극단적인 현실부정 상태에 이르는 것인데 눈앞의 현실은 모조리 거짓이라는, 곧 괜찮아질 것이라는 믿음에 의존해 탈출을 거부하는 것이다. 탈출은 현실을 인정할 때만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우리는 물건에 투자한 비용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아울러 어떤 물건을 사용하는지가 나의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생각을 가진다. 이에 어느새 그 누구도 시키지 않은 대기업의 열혈 홍보대사가 돼 버린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프로이트는 정신이란 기묘한 대상을 관측하기 위해 개인적 이론과 추측으로 연구의 빈틈을 메워야 했다. 그 가운데 카타르시스 효과는 화를 일종의 수압으로 표현하고 있다. 화는 흘러나갈 탈출구가 생길 때까지 내부에 지속적으로 쌓이는 만큼 분출할 필요가 있다. 

 

'플레이보이' 표지모델은 시간이 지날수록 말라 간다. 그런데 허리 너비가 엉덩이 너비의 70%를 이루는 비율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진화 과정에서 자연스레 획득된 성적 매력의 기준점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정도 비율은 임신도 불가능하다 

 

이토록 가는 허리와 큰 엉덩이라는 섹스심벌에 익숙한 남성의 두뇌는 일종의 지름길을 추구하는 셈이다. 이렇게 과장된 자극 요인을 초정상 해발인이라 이로 인해 인류는 점점 대식가가 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20년 동안 오렌지 주스 한 잔은 40%, 접시는 25%까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에 불을 지피는 수많은 점화 상술이 세상에는 상당하다. 개개인의 내면에 호소하는 불분명한 언어들, 점술, 성격테스트, 혈역형 분석은 자기 얘기라면 민감해지는 인간의 자기 위주 편향을 추구한다. 

 

자기가 쓰는 물건은 비판하지 못하는 성향을 역이용해 브랜드 충성도를 부추기는 대기업의 상술도 마찬가지다. 통계보다는 스토리에 약한 인간의 마음을 자극해 인기를 얻는 정치꾼도 마찬가지다.

 

물론 인간이 착각의 메커니즘을 타고난 이상 이를 멈출 수는 없다. 이는 허약한 인간이 자신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존본능인 동시에 필살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삐딱하게 세상을 보길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점화효과는 가장 흔히 사용되는 상술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감정과 판단, 행동을 지배하는 편견, 선입관, 망상의 작동 방식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착각을 이용하려는 무리들이 어디서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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