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BOOK돋움] 여성은 불타는 지구를 구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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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BOOK돋움] 여성은 불타는 지구를 구원할 수 있을까

본지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심신을 회복하기 위해 독서로써 마음을 힐링하는 '책 읽는 힘, BOOK돋움'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일상생활이 멈춘 상황에서 마음의 양식을 얻을 수 있는 독서 생활이 최고의 기회라 여겨집니다. 독서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부모와 자녀 세대가 소통하는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며, 책 읽는 분위기가 잔잔한 물결처럼 번져 코로나 블루가 슬기롭게 극복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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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고래잡이 논리는 남성적이다. 이 논리가 생물학적으로 남성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남성적인 것으로 코드화하도록, 그러므로 여성적이라고 코드화한 것보다 더 큰 중요성을 부여하도록 배운 수많은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 논리의 바깥에 있고자 하는 회사들은 똑같은 기회를 누리지 못한다. 실제로 그동안 우리는 '여성적'이라고 묘사되는 가치들을 경제에서 배제해 왔다. 우리는 그 가치들을 사적 영역('돌봄' '치료' '도움' '보존'이 허용되는 장소)에 속하는 것으로 치부한다. 심지어 당신이 여성이라면, 그러한 영역에 속하라고 요구하기까지 한다. 이와 달리 시장은 '짓밟고' '파괴하고' '지배'하기 위한 장소다. 지금껏 살펴봤듯이 이와 같은 혁신의 정의는 많은 여성 사업가를 배제한다.'


지금까지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과학기술이 열심히 달려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탄소사회이고 불타는 지구라 할 수 있다.

 

한때 남성 과학자들은 AI가 혜성과 미사일 궤도를 계산할 수 있다면 청소나 설거지처럼 몸 쓰는 하찮은 일은 자동으로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그런데 더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AI 개발에 참여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여성의 관점에서 과학기술을 바라보는 두 번째 층위는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기술 발전에 참여해 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스물한 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15년간 목발에 의지해 살아온 아이나 비팔크는 자신이 경험한 신체적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접 보조 보행기를 제작했는데, 그가 발명한 것은 단순한 신체 보조 기구가 아닌 자유였다. 


카트리네 마르살의 <지구를 구할 여자들>이 많은 뛰어난 여성 인물 가운데 비팔크를 내세운 이유는 그의 이야기가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기술과 발명에 참여하면 어떤 새로운 가능성과 잠재력이 열릴 수 있는가를 알려줘서다. 

 

하지만 비팔크에게 돈이 없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즉 장애가 있는 여성의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고 투자해 줄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결국 비팔크는 저렴한 값이 본인의 아이디어를 넘겼다. 


집단이라는 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돈과 경제적 기회가 더 적지 않은 나라는 없다. 여성이 소유한 사업체의 약 80퍼센트가 필요한 신용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미국에선 벤처 캐피털의 97퍼센트 넘게 남성 창업자에게 유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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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술이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는 무기로부터 시작된다는 남성 중심적이고 폭력적인 서사를 당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 서사는 오늘날 전쟁과 군대로부터 온갖 과학기술이 발전한다는 스핀온/오프 이론으로 연계된다.


최초의 인류가 든 막대는 창이 아니라 땅에서 고구마 같은 식물을 캐내는 뒤지개였을 수도 있다. 이 경우 그 도구를 든 인간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었을 확률이 높다는 추정이다. 창이 아닌 뒤지개가 먼저라면 인류의 서사 전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기술과 발명이 언제나 지배하고 장악하고 착취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확실성이 없다. 요리와 바느질, 돌봄을 위한 기술이 핵무기나 우주 탐사선을 만드는 것만큼 인류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2의 기계 시대’가 온다면 로봇과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수십억 명 인구가 쓸모없는 계층으로 전락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산업혁명 초기에 기계의 힘이 남성의 근력을 대체하면서 그 기계를 돌리기 위해 고용된 것은 다름아닌 여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미래에 로봇과 AI가 인간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인 감정 지능, 관계 경제, 돌봄 노동도 우리가 여성적이라고 여겨 온 것들인데, 기술 디스토피아에 대한 대안은 여성과 과학기술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예측하기에 급한 현실이다. 하지만 미래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직접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 기술을 발전시킬지를 결정하고 거기에 투자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과 남성, 여성적인 것과 남성적인 것을 구분해 무엇을 배제하고 무엇을 우위에 놓을 것인지 따위에 시간을 공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역사 내내 젠더 관념은 다양한 방식으로 인류의 혁신을 방해해 왔는데 이는 우리가 한쪽 손이 묶인 채 세상을 발명해 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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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클 업계에 종사하다 보니 뉴스를 볼 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어떤 신제품이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4, 5년 뒤에 중고 부품이 많이 나오겠다는 생각을 한다. (...)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재직자가 10만 명 늘어났다면 컴퓨터뿐 아니라 책상, 의자 등 가구들이 필요할 것이고 그 제품들은 몇년 뒤 다시 리사이클 시장에 나올 것이다. 그것들은 리사이클 산업에서 원자재와 같다.‘


매해마다 새 기종의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사람들은 목이 빠지게 더 좋은 스마트폰을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졌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 시장은 사양산업이 되어가는 양상이다. 


그런나 현실은 달라 보인다. 회사마다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은 당연하며 학교에서도 이젠 컴퓨터나 노트북이 없으면 공부할 수 없는 시대다.

 

지난 2020년부터 비대면 사회가 본격화하면서 모든 집에 필수가 됐다. 집에서 부모는 일을 하고 자녀는 공부를 하려면 가정마다 컴퓨터가 2, 3대씩도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고품질의 가성비 좋은 컴퓨터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바로 월드와이드메모리의 최병진 대표다. 좋은 컴퓨터를 사려면 100만 원 이상, 노트북은 200만 원 이상도 생각해야 하지만 고객들에게 비슷한 스펙으로 더 합리적인 가격에 컴퓨터를 제공한다. 중고 컴퓨터이기에 가능하다.


일반적인 중고 PC와는 다른 면이 있다. B2B, B2C로 직접 중고 PC를 매입하고 6만 대 정도의 수요를 확보한다. 더욱이 체계화된 공정 단계를 자동화 관리하고 상황에 맞게 중고가 아닌 새 컴퓨터 부품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모든 과정을 면밀히 거쳐 ‘되살리다(Re), 새것처럼(New), 모든 것을(All)’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리뉴올PC’를 제공한다. 이로 인해 514억 원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모두가 가능한 이유는 전자상가에서 모든 컴퓨터 부품의 흐름과 소비자의 생각을 파악했던 그의 사업 배경 덕분이었다. <도시 광산에서 컴퓨터를 캡니다>에는 직접 발로 뛰며 성립해온 저자의 중고사업 노하우가 담겨 있다. 고객들에게 가장 합리적이고 좋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한 과정들이 베어 있다. 

 

나아가 시대의 흐름인 ESG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힘쓰는 동시에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사회에 환원해 지속적으로 상생의 가치가 흘러가도록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고사업을 향한 한결같은 신념과 도전, 실행력, 간절함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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