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도시?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도시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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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도시?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도시 군산

[미-친-책 365] 본지가 2022년 독서문화 진흥 캠페인 '미-친-책 365'를 진행합니다. 베스트셀러나 신간 도서에 밀려 독자들과 '미처 친해지지 못한 책'을 찾아 소개하고 일독을 권장함으로써 다채로운 독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나아가 다양한 콘텐츠와 온라인 플랫폼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책을 찾는 이유를 생각해보고 편독 없이 다양한 주제의 책을 제안해보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편집자 주>

  • 정용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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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빠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새 성장을 만들어가 있는 군산. 이곳이 시간인 멈춘 도시에서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군산의 근대 문화유산 거리에는 일제강점기의 흔적 그 이상의 무언가가 느껴진다. 앞바다가 보이는 내항 거리를 걷다 보면 일제의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겠다는 것인지, 부정하겠다는 것인지, 긍정하겠다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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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은 금강과 서해가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데 바다에 닿아 있어 일찍부터 새로운 문물이 오가던 포구이자 국제 교류의 공식 통로 역할을 했다. 이는 군산이 오늘날 인기 높은 국내 여행지로 지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강과 서해가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 군산. 이곳은 바다에 닿아 있어 일찍부터 새로운 문물이 오가던 포구이자 국제 교류의 공식 통로 역할을 했다. 군산이 오늘날 인기 높은 국내 여행지로 지목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모두가 일제의 흔적을 지워가던 때, 군산은 남아 있는 근대유산들을 아픈 역사의 기록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군산시간여행축제를 시작으로 군산은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변신했고 지나던 길에 빵을 사러 가던 곳에서 오랜 기간 체류할 정도로 관광 도시의 대표격이 됐다.

군산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도 한다. 일제강점기 아픔의 현장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가 있으며, 일본식 가옥 170여 채도 잘 보존돼 있다. 히로쓰 가옥은 거의 원형상태로 방문객을 맞는다. 
 
군산세관 건물은 옛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서 있는데, 본관 건물은 국내 3대 서양고전주의 건물로 꼽힌다. 군산내항은 수탈당한 쌀들이 실려나간 고통의 현장이며, 오랜된 임피역은 그 시절 아픔을 숨기며 여행자의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군산은 우리 근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관문인 동시에 호남평야의 질 좋은 쌀은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됐다. 비옥한 농지는 일본인에게 빼앗겼는데, 소작농으로 전락해 힘겨운 삶을 이어갔던 선인들은 먹을 쌀이 없어 피죽으로 연명했다고 한다.

군산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도시인데, 특히 섬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군산의 섬을 걷다보면 삶의 의미를 알게 된다. 미각의 도시이기도 해 군산 특유의 맛을 자랑한다. 서해의 싱싱한 해산물이나 바닷바람을 견디며 피어난 신선한 채소와 같이 음식 맛을 내는 재료가 풍부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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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은 음악과 미술 공연이 조화를 이루는 낭만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많은 예술인들이 정착하고 있는데, 그들이 터를 잡아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군산을 위해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군산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남긴다.

 

 
건강과 활력이 넘치는 도시이기도 하다. 시내에 나지막한 산이 많은데 언제나 부담 없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역사가 숨 쉬는 트래킹 코스도 유명한데 11개 코스로 이뤄진 구불길은 전국에 알려진 트래킹 명소로 꼽힌다. 특히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움은 그지 없으며 몽돌해변의 파도소리에 반하게 된다.
 
넉넉한 인심이 있는 군산 사람들은 강하고 진취적이다. 자신의 아픔을 밖으로 나타내지 않고 과거의 아픔을 미래의 희망으로 탈바꿈시켰으며,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군산은 음악과 미술 공연이 조화를 이루는 낭만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많은 예술인들이 정착하고 있는데, 그들이 터를 잡아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군산을 위해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군산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남기도 한다.
 
이렇게 오늘날 군산은 문화예술관광의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융합된 특색 있는 도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는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양관광도시의 설립을 앞두고있다. 
 
과거를 끄집어내고 현재의 모습을 적으며 미래의 청사진도 제시한 김병윤의 <늬들이 군산을 알아?>는 재산의 몰수는 물론 민족의 혼을 지우려 했던 일제의 만행이 자행된 군산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지 여행지뿐만 아니라 제철 산물과 그에 따른 음식문화, 자연환경, 최근 어려운 지역경제에 비춰 변모하는 군산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는 이 모든 곳의 이야기를 감성적이면서 이성적으로 담아냈다. 겪은 사람, 대대로 전해 들은 사람, 앞서 연구를 시작한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모으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모르고 찾았던 군산의 역사 현장을 알아가는 한편, 오늘날 우리를 있게 한 이야기에 눈이 번뜩 뜨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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