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가볍게산다] 무엇을 '버릴까'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까'입니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디터의 가볍게산다] 무엇을 '버릴까'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까'입니다

[지데일리]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미니멀라이프, 심플라이프 열풍이 뜨겁다. 관련 도서가 잇따라 출간되고, 미니멀라이프 관련 온라인 카페도 성황이다. 

 

chairs-gf9a779ca8_640.jpg
ⓒpixabay

 

TV, 신문 등 여러 매체에서 미니멀라이프 분석 기사가 쏟아지고 SNS에서도 ‘미니멀라이프’ 관련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심플한 삶, 정리된 삶, 가벼운 삶에 대한 열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 여러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SNS에서 ‘미니멀라이프를 포기했다’는 고백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물건 정리, 물건 줄이기도 녹록치 않은 일이고 더구나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단순하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니멀라이프 아이디어 55>(김수정 옮김, 즐거운상상 펴냄)구체적인 ‘미니멀라이프 실천 아이디어’를 담은 책이다. 


이 책에는 미쉘과 일본의 인기 미니멀리스트 5인의 구체적인 노하우가 담겨있다. 부담스럽고 거창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실천하기 쉽고 효과적인 아이디어들이다.

 

미니멀라이프의 시작은 정리. 정리가 즐거워지는 아이디어, 물건과 사이좋게 지내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저자의 팁은 옷은 한눈에 들어올 정도만 소유하고 청소와 정리는 5분씩 매일 하라는 것. 또 물건을 정리할 때 ‘버리기’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까’를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뭔가를 사고 싶은 ‘지름신’을 이기고 싶다면 물건 대신 꽃을 사고 또 선물로 받은 물건이라도 필요 없는 것은 과감하게 처분할 것, 3월과 10월에 물건을 재평가 기간을 둘 것 등 실천형 아이디어가 많다.

 

1.jpg

 

또 가족과 함께 생활을 미니멀하게 설계하는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다. 집안의 모든 곳을 다 심플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면 ‘거실만은 언제나 깔끔하게 유지하라’는 것이다. 

 

한곳이 심플해지면 다른 공간들도 심플하게 변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아이들과 함께 정리하며 ‘깨끗하면 기분이 좋다’는 것을 체험시키기, 요리는 본연의 맛을 살린 심플 조리법으로, 상비약도 최소한으로 갖추기, 간식은 견과류와 말린 과일 애용하기, 또 가족 간의 선물은 물건 이외의 것(먹을 것 또는 편지)으로 협의하라는 것 등 가족이 많은 집에서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생활을 시각화하라는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하루의 일과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써 보고 쇼핑 전 반드시 리스트 쓰기, 가진 옷을 일러스트화 해서 옷장 관리하기, 소원 노트 쓰기 등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팁이 가득하다.


저자인 미쉘 뿐만 아니라 인기 미니멀리스트 5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조언이 담겨있다. 하와이, 오키나와, 도쿄, 후쿠오카, 야마가타 등 다양한 곳에 사는 5인의 미니멀라이프 실천 팁은 미니멀라이프의 지평을 넓혀준다.

 

팔로우 12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스타 홀론 씨는 모든 물건을 걸어둔다. 심지어 휴지통까지 걸어두는 홀론 씨의 집에서 여러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하와이에 살고 있는 치에코 씨 가족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매년 여름 두 달간 캠핑 생활을 하는데 짐은 각자의 등에 멘 배낭 하나뿐이라고. 삶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가 깨달음을 준다.

 

역시 팔로우 10만 명이 넘는 오사요 씨는 어린 아이를 키우면서 집안일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월간 청소 체크리스트’ 만들기, 냉장고에 쇼핑 메모 붙이기, 한주의 일정을 자석 칠판에 붙여 가족 모두 공유하기 등 꼼꼼한 아이디어가 많다.

 

오키나와에서 제2의 인생을 즐기며 카페를 운영하는 에미코 씨의 ‘상황에 따라 느긋하게 지내는 노하우’도 눈여겨볼만 하다. 특히 일본 선종 스님인 아베하쿠류 씨(저자의 아버지)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 , ‘싫은 일은 1분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버려야 채워진다’ 는 조언은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미니멀라이프는 일상이 심플해질 뿐 아니라 마음까지 가벼워지는 삶이다. 어떻게 하면 마음까지 미니멀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저자는 ‘아침’을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하루의 시작이기 때문에 ‘상쾌한 아침시간’을 만들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 또 청소는 귀찮고 하기 싫은 노동이 아니라 ‘장소에 대한 감사의 행동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청소를 시작하고 몸을 움직이다보면 마음을 덮었던 답답함이 사라진다고. 뭔가 답답할 때는 청소를 하면 마음까지 개운해진다는 노하우도 전한다. 미니멀라이프란 주변 정리를 통해 마음까지 정리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닐까.

 

2.jpg

 

<미니멀 라이프 수납의 룰>(미즈코시 미에코 지음, 이아소 펴냄)의 저자는 많은 의뢰인을 만나며 이들의 가장 큰 바람이 ‘365일 깨끗하게 정리된 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이상과 큰 거리가 있다. 많은 사람이 그 원인을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나 ‘정리에 소질이 없는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저자는 사람이 아니라 ‘잘못된 집 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이라 말한다.


‘멋진 집’은 단지 겉보기에 화려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편리함이 진가를 발휘하고 처음의 깨끗한 모습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책 곳곳에서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책에는 그녀가 직접 손댄 많은 집의 풍부한 사례를 수록해 참고하기에 좋다. 무조건 버리는 것만 정리 정돈의 해답이라는 요즘의 과격한 방식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구나 갑자기 손님이 들이닥쳐도 당황하지 않는 편안한 집을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일상의 피로를 풀고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곳, 가족과 화목한 일상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곳이 집이다. 집이 잘 갖춰져 있다면 아름답고 편안한 삶의 토대가 구축된다. 

 

저자는 전국의 수많은 의뢰인을 만나고 200채 이상의 집을 개축하면서 이런 생각을 한층 굳히게 됐다. 그리고 집은 철저하게 그곳에 사는 사람에 맞춰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의 주역은 ‘사람’이어야 한다. 집에 나의 생활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활 패턴에 맞춰 집을 가꾸는 것이 현명한 사고가 아닐까?”

 

오랫동안 ‘좋은 집’에 대한 개념은 멋진 외관, 견고함, 크기 등 하드웨어적인 문제에 맞춰져왔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 점차 생활철학이 ‘사람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집에 대한 개념도 그곳에 실제 거주하는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적 개념으로까지 한층 폭넓게 확장되고 있다. 

 

저자는 이런 시대적 추이를 정확히 짚어내고 선도적으로 이끄는 인물이다. 이 책에서는 바로 이런 집을 실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수납’의 문제라는 것을 설명한다.


저자는 의뢰인이나 매스컴의 인터뷰까지 주로 자택에서 진행하길 즐긴다. 17년 전에 건축한 집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잘 관리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해주기 위함이다. 

 

수납이 잘 설계되어 있으면 따로 정리하지 않아도 집이 깨끗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특별히 의식해 치우지 않아도 아름다운 일상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갑자기 외부인이 찾아와도 거리낌 없이 집에 들일 수 있다.

 

“말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불필요한 물건이 하나도 나와 있지 않은 집. 멋진 장식이 돋보이는 집. 인테리어 센스가 좋은 집, 그런데 이런 멋진 집을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수납’이다. 집을 무대에 비유하면 수납은 무대 뒤다. 이곳이 제대로 갖춰져 있으면 무대가 훌륭하게 빛이 난다.”

 

최근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하면서 깔끔한 집을 유지하기 위해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풍조가 널리 퍼지고 있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집 안 구석구석 살림이 순식간에 불어난다. 불필요하게 쌓이는 살림은 당연히 줄여야 한다. 

 

그러나 1인 가구나 부부만 사는 단출한 집이 아닌 이상 최소한의 것만 남기고 모조리 버리는 과격한 개념은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그에 우선하여 꿈의 미니멀 라이프를 실현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눈을 돌려보자. 눈에 보이지 않는 무대 뒤의 수납을 꼼꼼하게 잘 갖추는 일이다.


과학적인 수납을 실현하기 위해 미즈코시 씨는 ‘고밀도 수납’의 노하우를 다양하게 제안한다. 수납을 가로가 아닌 세로 개념으로 전환해 값싼 파일 박스를 활용해 많은 물건을 정리한다. 

 

이에 맞춰 빈 공간 없이 선반의 높이를 조정할 수 있으며, 사용하는 물건만 정위치에 남기고 여유분은 별도의 장소에 모아 보관하는 등 실용적이며 유용한 아이디어와 사례를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무엇보다 책에 등장하는 집은 모두 저자가 과거에 직접 리모델링하거나 설계한 곳으로, 의뢰인이 오랜 시간 직접 살아보고 깨달은 감상을 함께 더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가득하다.

 

정리되지 못한 지저분한 집은 전적으로 주부나 가족 누구의 책임이 아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일깨우고 나아가 불편을 감수하며 타성적으로 살고 있는 지금의 집을 새롭게 환기하도록 도와준다. 수납을 개선하면 생활은 쾌적해지고, 가사 효율은 높아지며, 무엇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

 


당신이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

G-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