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BOOK돋움] 그 건축물에 귀를 기울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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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BOOK돋움] 그 건축물에 귀를 기울이면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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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건축가가 사랑한 최고의 건축물  

양용기 지음, 크레파스북 펴냄


‘자연의 파괴를 우려하는 각 분야에서 많은 메시지가 등장하고 있다. 건축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치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외침이 되살아 난 듯 건축에서도 자연을 살리고 자연을 품은 건축 형태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단순히 공간을 품고 그 속에 인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자연을 품고 인간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일깨우는 건축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제 친자연주의, 친환경적인 요소는 건축에서 옵션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건축물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주거를 담당한다. 때문에 인류가 만든 창조물 중 일상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건축물에는 당시 인류가 직면한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지향점이 담겨 있다. 


건축물을 바라볼 때 외관의 아름다움이나 시공 기술만이 아닌 당시의 시대상과 문화 양식, 건축가의 철학 등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다. 나아가 우리 모두에게 건축에 대한 소양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건축은 낯설다. 베토벤, 피카소, 괴테는 알지만 건축 분야의 인물들은 잘 모른다.


이 책에는 전 세계 유명 건축물에 대한 지식과 숨은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 수록할 건축물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사회 변화에 영향을 준 작품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이를 단순히 시대별, 사조별로 나열하지 않고 다섯 가지 테마에 따라 구분했다. 


처음에는 친자연주의적인 요소의 필요성과 등장 배경을 설명했다면, 다음은 시대적 문제점과 관습을 향한 건축가들의 도전과 저항을 다루었다. 그리고 구조에 담긴 미관과 기능을 알려주며, 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행위와 미의 기준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에는 ‘클래식’의 의미를 통해 고전 양식이 현대에 주는 메시지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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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히 건축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닌, 큐레이터와 함께 전 세계 건축물 투어를 떠나는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건축은 예술과 기술의 속성을 함께 지니고 있으며, 인간이 이룩한 모든 문화, 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건축물을 바라볼 때에는 건축물에 얽힌 배경, 당시의 시대상과 문화 양식, 건축가의 철학 등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이 책은 ‘최고의 건축물’을 엄선한 책이지만 ‘최고의 건축물’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최고’라는 것은 결국 바라보는 사람의 자기만족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전문가의 의견이 등장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저자는 “전문가는 일반인에 비해 더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그것을 맹신할 위험성 또한 크다.”고 지적한다. 이는 책의 주제와도 이어진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말했듯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들 이외에도 훌륭한 작품은 많다.


‘최고의 건축물’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건축물을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독자들이 올바르게 작품을 감상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하나의 작품을 최고로 느끼려면 보여지는 형태보다 내면에 담겨진 스토리가 감동을 주어야 한다. 우리는 작품을 보고 나면 그곳을 떠나지만, 작품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즉, 가져오는 것은 작품이 가진 스토리와 감상이다. 건축물 또한 마찬가지다. 


건축물에도 스토리가 있다. 저자는 이 스토리가 다음 스토리로 연결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책 속에도 각 건축물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녹여냈다. 건축물과 벽돌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었던 루이스 칸의 일화, 이슬람 문화이던 사라센 양식이 ‘고딕’이라 이름 붙여진 이유 등 지식 너머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건축물에 대한 지식과 교양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건축물에 대한 지식이 교양이 되는 사회


이 책은 저자가 전문가로서 전 세계의 건축물을 엄선해 소개하고 있다. 하나의 건축물에 얽힌 스토리와 건축의 역사, 건축가의 철학 등 폭넓은 부분을 다루고 있지만, 백과사전처럼 지식을 딱딱하게 나열하지 않고 객관적인 사실에 저자의 주관을 가미하여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은 건축에 대한 소양과 건축 작품을 최대한 즐기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건축물에 대한 지식이 일반인에게 교양이 되고, 하나의 건축물을 보고 토론하고 비평하는 분위기가 널리 확산되기를 희망한다. 건축은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을 만드는 기술이자 예술이고, 건축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이 사는 공간에 대해 이해하는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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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라면 한번은 만나게 될 이슈들 

예지은 지음, 삼성글로벌리서치 펴냄


‘리더는 일을 둘러싼 맥락을 설명해줌으로써 직원들에게 ‘일의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직원에게 일 하나를 그저 툭 던져놓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이 어디서 왜 시작됐고 이 일이 잘 끝나면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전달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일을 전체의 한 조각에 불과한 것으로 보지 않고 좀 더 큰 맥락에서 이해하며 의미부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책이 필요했을 것이다. 잠을 잘 자지 못했는데 어김없이 출근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하며, 각양각색의 직원들과 잘 소통하면서 성과개선을 고민해야 하는 리더인 당신에게 말이다. 


지금 리더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전에 없이 다양한 상황을 만나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 이 책은 리더의 자기관리라는 리더십의 기본기부터 동기부여, 성과개선 같은 전통적 이슈, 그리고 맞춤형 리더십까지 리더라면 한번은 만나게 될 36개의 이슈를 다룬다. 


각종 심리학 실험과 설문조사 등을 적절하게 인용하며 풀어낸 해법은 구체적이고 디테일하다. 생각할 수 있는 리더십의 거의 모든 이슈를 총망라했기에 당신이 당면한 문제와 꼭 같은 것은 없을지라도 유사한 이슈를 참고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검색하듯이 혹은 수시로 펴보는 매뉴얼북처럼 활용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처음에서는 리더의 자기관리에 대해 정리했다. 스스로를 잘 돌보는 일인 자기관리는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리더에게는 특히 그렇다. 리더가 자기관리에 실패했을 경우 조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리더가 20시간 동안 깨어 있는 수면 부족 상태에서 일하는 것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 상태에서 일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한다. 잠을 잘 자는 것도 리더의 경쟁력인 이유다. 저자는 잠을 잘 자기 위한 몇 가지 팁도 제안하고 있어 수면 문제를 겪은 적이 있는 리더라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과 잘 듣는 리더가 되는 법 등 다양한 자기관리에 대해 알려준다.


다음으로 직원들을 동기부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이 중 저자가 첫손에 꼽는 것은 직원들에게 ‘일의 의미감’을 부여하는 일이다. 일을 둘러싼 맥락을 설명해줌으로써 업무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하는 것이다. 


핸드폰 공장을 예로 들어보자. 지금 내가 조립하는 부품이 어떤 핸드폰 모델에 사용되는지, 부품 조립이 잘못되면 핸드폰 기능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이 핸드폰 판매가 조직 전체 매출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갖는지 이해할 때 직원들은 일의 의미감을 가질 수 있다. 저자는 일의 의미감 부여는 리더만이 해줄 수 있는 일이며 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업무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껏 직원들에게 ‘일’을 지시하는 일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부터 ‘일의 의미’를 부여하는 일에 신경써보시라. 결과가 바뀔 것이다.


또한 다양한 구성원들을 이끌기 위해 리더가 알아야 할 맞춤형 리더십을 상황별로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단기적 성과관리를 넘어 지속적 성과 창출의 기반이 되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리더가 할 일에 대해 기술한다. MS의 부활을 이끈 리더 사티아 나델라의 조직문화 혁신 사례와 함께 위기관리 리더십 등에 대해 다룬다.



특히 맞춤형 리더십에 대해 기술한 이 책의 3장은 요즘의 리더들이 꼭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지금처럼 다양한 연령대와 개성을 가진 인력이 모인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최근 기업의 인력 다양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인사제도의 유연화로 상사보다 나이 많은 직원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저자는 연상의 부하직원과 일할 때 무엇보다 전체를 보는 리더십을 원칙으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연상의 부하직원을 대할 때 개인적 관계에서 선배라는 이유로 혹은 경험을 활용한다는 이유로 그에게 일부 업무보고를 받게 하는 등 비공식적인 관리자 역할을 주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는 절대 피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알아서 잘한다는 이유로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 ‘일 잘하는 고성과자’가 번아웃에 빠지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한다. 한편 성실히 일하지만 성과가 나지 않는 직원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문제점에 대해 터놓고 대화한 후 필요한 교육을 지원하거나 도움을 주고받을 동료 매칭하기 등을 제시한다.


더하여 MZ세대가 바라는 조직의 모습을 상세히 설명하며 이를 통해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가 막연한 거리감을 좁히고 서로에게 배우며 소통할 것을 조언한다.


36개의 리더십 이슈를 설명한 후 해당 글의 말미에는 실행 팁, 체크리스트, 연습하기 등을 마련하여 책의 활용도를 높였다. 번아웃 이슈를 다룬 글에는 번아웃 체크리스트가 있고, 넛지를 설명한 글에서는 구글에서 실행된 몇 가지 넛지 사례에 대해 정리했다. 


권한위임이나 부정적 피드백 이슈 뒤에는 실제로 연습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권한위임에 대한 글을 읽은 후에는 직원을 한 명 떠올리며 권한위임을 할 만한 업무 리스트를 작성해보거나 부정적 피드백 이슈를 읽은 후에는 책에서 설명한 순서에 따라 부정적 피드백하기를 연습해볼 수 있다. 


‘항상’, ‘늘’, ‘언제나’, ‘단 한번도’ 등의 표현은 피하라고 당부한 저자의 가이드를 기억하면서 부정적 피드백을 연습해보면 실제 상황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독자들은 실제 적용하기 페이지를 그냥 넘기지 말고 꼭 한 번씩 해보기를 권한다.


‘과연 리더십에 정답이 있을까?’ 저자가 오랜 시간 고민해온 질문이다. 리더십은 직원과 조직이 함께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기에 단 하나의 정답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정답은 없지만 정도(正道)는 있다. 그리고 정도를 걷는 길에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이 이 책에서 소개한 36개의 이슈다.


이 많은 일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냐고 난감해할 독자들에게 이 책은 세 가지 높이의 리더십 이야기를 소개한다. 좋은 리더가 되려면 바닥을 기준으로 5만 피트(15㎞), 50피트(15m), 5피트(1.5m) 세 가지 높이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5만 피트 리더십은 큰 그림 그리기, 50피트 리더십은 단기목표 달성, 5피트 리더십은 자기관리를 의미한다. 


리더는 이 세 가지 높이의 리더십을 균형 있게 발휘해야 한다. 단기적 성과에 매몰되어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아무리 탁월한 경영능력이 있어도 자기관리에 실패하면 소용이 없다. 결국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세 가지 리더십의 비중을 조절하며 주기적으로 점검을 거듭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훌륭한 리더라도 리더십을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끊임없이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찾은 답이다.


저자는 직원들을 동반자 삼아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리더십 여정을 시작하기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