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BOOK돋움] 왜냐고 묻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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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BOOK돋움] 왜냐고 묻지 마세요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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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엘커 비스 지음, 유동익·강재형 옮김, 동양북스 펴냄


‘다른 사람에 대한 진지한 관심은 그 사람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선물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생각과 통찰력을 얻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 진심으로 나의 의견을 물어봐주는 사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 누구나 이런 사람을 원한다. 


비록 상대가 적(敵)일지라도 이런 사람에게 마음이 열리는 건 인지상정일 것이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 욕망, 유대감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불변의 진리를 잘 알면서도 왜 일상생활에서 잘 실천하지 못할까? 특히 의견이 다른 상대와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하는 것이 이기는 거라고 착각한다. 


합의를 위해 토론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한 발자국 물러나는 것은 지는 거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또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과는 아예 손절하는 경우도 많다. 더 이상 불편한 마음을 견디면서 관계 유지에 연연하지 않는 게 트렌드가 돼버린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필연이다. 아이를 가질지 말지 배우자와 의견이 다를 때, 층간 소음으로 이웃과 의견 다툼이 있을 때,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회사 측과 의견이 다를 때, 이 기획안을 진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상사와 의견이 다를 때 우리는 어떤 말로 상대를 설득해야 할까?


네덜란드의 젊은 철학자, 엘커 비스의 책,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질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우선 대화의 목적부터 바꾸라고 조언한다. 상대를 설득하거나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은 제쳐두고 대화를 통해 상대방이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으라는 것이다. 


또 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진득하게 듣되 100% 상대의 말에 공감하지 말고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지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나도 상대방도 시각이 넓어지고 한층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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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이 책은 시중에 나와 있는 공감 대화법이나 설득의 심리학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마치 보수와 진보가 한 자리에 앉아 첨예한 이슈에 대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나누는 대화에서 손석희 앵커가 양쪽 진영의 패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때 써먹을 만한 조언들이다.


상대방이 화가 난 정점의 순간을 찾으면 문제의 핵심을 찌를 수 있다. 또 상대방의 화, 슬픔, 짜증, 의견 등에 대해 계속 질문을 이어나갈 수 있다. 이런 대화를 하다 보면 상대방은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의견, 속마음 등을 깨닫게 된다.


“왜”가 들어간 질문은 위험하다. 상대방이 느끼기에는 질책이나 비난으로 느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왜 집안일을 안 했어?” “왜 늦게 왔어?”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상대를 비난하고 싶을 때 “왜”를 사용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러므로 “왜”는 정말로 상대방의 의견이 궁금할 때만 쓰는 게 좋다.


조언하지 말고 “한번 이야기해보세요”라고 말을 걸어보자. “그렇게 투덜대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세요” 대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이야기해보세요”라고 말이다.


충고나 조언은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상대방이 당신의 충고나 조언을 받아들일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최근 하버드대학교 과학자들은 fMRI 스캐너를 이용해서 왜 인간이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지 그 과학적 근거를 밝혀냈다. 


자기 이야기를 할 때 내측 전두엽 피질 영역과 함께 두 영역 즉 측핵 영역과 복측 피개 영역이 반응한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이 두 영역은 사실 섹스, 코카인, 맛있는 음식 같은 쾌락에 반응하는 영역이었다. 


자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섹스, 코카인, 맛있는 음식만큼이나 인간에게 쾌락을 준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정말 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면 무턱대고 설득하지 마라. 우선 그 사람의 이야기를 천천히 관심을 갖고 듣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반대 의견은 바로 반박하지 말고 상대방과 나 사이에 다리를 만든 이후에 해본다. “아니요. 저는 절대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요” 대신 “그에 대해 제 생각이 있어요. 한번 들어주실래요?”라고 말이다.


나와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방이 내 의견을 받아주기를 원한다면 그와 나 사이에 다리를 놓아야 한다. 상대방이 나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는다면 나 스스로 의견을 만든 이후 이렇게 질문해서 다리를 만들어보자. 훨씬 더 원만하게 대화가 흐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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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바꾸고 내 인생이 달라졌다 

임유정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갑자기 내일 발표를 앞두고 있거나 바로 10분 후에 나가서 스피치를 해야 한다면 ‘벼락치기 목소리 훈련법’이라도 해 반드시 목소리 스트레칭을 하고 무대에 올랐으면 한다. 목소리에 대한 고민을 무대 위에 올라가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무대 위에서는 ‘내가 말할 콘텐츠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청중의 마음을 헤아리며 말할 것이냐’에만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무대 위에서 너무나 작은 내 목소리, 너무나 명확하지 않은 나의 발음, 숨 가쁜 호흡 등에 신경을 쓰면 안 된다. 그러면 너무 늦은 것이다. 반드시 무대 위에 오르기 전에 미리 좋은 목소리라는 무기를 장착해놓아야 성공적인 스피치를 할 수 있다.‘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일상도 조금씩 자리를 되찾아가고 있다.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지던 여러 비대면 활동 대신, 화면 밖에서 직접 만나 어울리는 대면 활동이 다시 늘어나는 양상이다. 사람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데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30%나 된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목소리가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해 목소리를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저자는 후천적인 노력만으로도 자신의 좋은 목소리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호감 가는 목소리를 만드는 5가지 훈련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라.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연습법과 저자가 직접 강의한 동영상 QR을 통해 공부한다면 당신의 목소리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목소리가 당신의 인생을 바꾼다’에서는 스피치에 있어 목소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내 안에 잠든 좋은 목소리를 깨워라’에서는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2가지 목소리를 다루고 있다.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목소리는 2가지로 나뉜다. 


목소리 안에 ‘공명(울림소리)’이 들어가 있는 소리와 소리 자체가 동그랗게 표현되는 ‘동그란 목소리’다. 즉 목소리 안에 공명을 넣고 동그랗게 표현한다면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좋은 목소리를 만드는 5가지 법칙’을 통해 어떻게 하면 소리내기도 편하고 듣기에도 편한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말에 생명을 불어넣는 ‘리듬 스피치’와 자기가 뱉은 말을 스스로 들어보는 ‘자기경청’, 이 2가지만 습득하면 좋은 목소리를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좋은 목소리를 만들기 위한 실전 연습’이다. ‘내일 당장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면’, ‘내일 당장 면접을 봐야 한다면’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부딪혔을 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적어놓았다. 


이 책의 저자이자 대한민국 대표 보이스 코치 임유정 대표는 “목소리는 누구나 후천적으로 익힐 수 있는 기술”이라는 믿음으로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교정해왔다. 좋은 목소리는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는 단지 그 목소리를 깨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목소리도 기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