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BOOK돋움] 당신은 '의미 있는 타인'입니까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날마다 BOOK돋움] 당신은 '의미 있는 타인'입니까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3.02.20
  • 댓글 0


[크기변환]111.jpg
ⓒpixabay

 


알다가도 모를 요즘 중학생 - 디지털 네이티브 중학생 파헤치기 

조윤정·임고운·이은혜·서성식·염경미 지음, 푸른길 펴냄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청소년기를 징검다리처럼 건너가야 한다. 그중 중학생 시기는 ‘의미 있는 타인’의 역할이 가족에서 친구로 넘어가는 시기다. 또래 간의 규칙이 상황을 판단하거나 해석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넓어지는 단계이며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어릴 때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요즘 중학생은 주변 친구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만난, 검증되지 않은 사람까지도 의미 있는 타인으로 여기고 있다. 삶에 영향을 주는 대상의 범주가 이전 세대보다 확대된 것이다.

 

이들을 ‘디지털 네이티브’답다고, 별다른 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온라인 사회에 쉽게 적응할 줄 안다고 평가하기엔 무언가 걸리는 지점이 있다. 어른의 도움 없이 디지털 세상을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도리어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기대로 어떤 보호나 안전 장비 없이 디지털 세상에 노출된 것은 아닐까 싶어지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중학생 시기는 ‘중2병’으로 불릴 만큼 ‘이상하고 난해하다’는 이미지로 굳어지기 시작했다. 온종일 스마트폰을 만지고, 저들끼리 뜻 모를 대화를 나누고, 어른이나 할 법한 차림으로 길을 걷는 중학생의 모습이 기성세대의 중학생 시기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크기변환]11.jpg

 

‘나 때는 저러지 않았는데’ 하고 단순히 세대 차로 넘기기엔, 오늘날 중학생을 둘러싼 환경은 유독 이질적인 부분이 있다. 저자는 질문한다. 과연 우리는 이들을 얼마만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중학생들이 주변 사람에게 이상하고 난해한 아이로 해석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들이 형성한 세계에 가 닿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아보자고 제안한다.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중학생들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살펴보았던 다섯 저자들의 기록을 한데 모아 엮었다. 중학생 13명과 어른 6명의 인터뷰를 통해 중학생들의 고유한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 이들의 마음을 세심히 서술했다. 중학생의 세계를 다각도로 살펴보면서 오늘날 어른의 역할과 사회의 의무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학생들의 이야기를 따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들에게는 알파 세대라고 뭉뚱그려 설명할 수 없는, 그들만의 특징이 뚜렷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또래 아이들의 입으로 전해지는 중학생의 세계는 분명 각 세대를 연결하는 이해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책은 먼저 중학생의 삶과 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새 학기를 맞이한 중학생들이 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서로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묻는 일이다. 오프라인에서의 관계를 온라인에서 이어가기 위함도 있지만, 이들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위해 SNS 계정을 살피기도 했다. 

 

이를테면 SNS 계정은 남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 주는 명함인 것이다. 나의 일상을 ‘보여 주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가면서, 오늘날 중학생의 관심은 자연스레 눈에 보이는 관계나 겉모습에 쏠린다.

 

저자가 만난 중학생들은 더 없이 솔직하고 진지하다.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엔 낯을 가리지 않는 모습과 학교 폭력 피해자를 돕기 위해 선뜻 힘을 보태는 모습에서 우리는 그들이 그들 나름대로 삶에 녹아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난해하다’고 일컬었던 중학생의 행동들은 어쩌면 기성세대가 만든 빡센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시도들이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중학생을 이해하는 것은 기성세대인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중학생과 무관하게 살아온 사람일지라도 이 시기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통과해 왔기 때문이다. 이미 중학생을 지나왔거나, 지나는 중이거나, 지날 예정인 사람들에게 중학생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으로 학습, 정체성, 관계 맺기를 중심으로 중학생들을 살펴본다.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오늘날 중학생들은 디지털 기기로 무언가를 배우거나 타인과 관계를 맺는 일이 익숙하다. 

 

그러나 익숙하기만 할 뿐이지 이들에겐 아직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진로와 학업과 관련해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올바른 것인지 궁금해했고, 또래 관계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헤매는 경우도 있었다. 

 

친구와 다투었을 때도 화해하는 방법을 찾기보다 상처받지 않는 데에 급급해 회피하는 방법을 찾았다. 아는 정보가 많아도 아직은 그것을 해석하거나 활용하는 것이 어려워 보였다. 부모와 교사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접근해야 할까. 아이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지금 이 순간 중학생에게 필요한 어른의 역할은 무엇일까. 각 질문들을 모아 ‘교사와 부모를 위한 안내’를 장마다 제시했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보면서 어른으로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각 세대를 아우르는 것이 결국 공감과 소통임을 깨닫는다. 책은 다음 세대 아이들을 위해 어떤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지와 세대 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크기변환]1.jpg

 

독서의 뇌 - 초등 읽기/쓰기의 힘 

김영훈 지음, 스마트북스 펴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교 현장에서 학습 부진 아이들이 많아지고 아이들의 전반적인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흔히 어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읽기가 느린 대부분의 아이들은 또래보다 적은 수의 어휘를 사용하고, 나이에 비해 짧고 간단한 문장으로 말하며 이해력도 부족하다. 누군가가 조금만 길게 말해도 뜻을 이해하지 못해서 멍한 표정을 짓고 쳐다보기 일쑤이고, 사회나 수학 문장제 문제를 읽어도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대개 읽기와 쓰기는 말과 글을 익히고 나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제대로 된 읽기와 쓰기 능력을 키우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읽기와 쓰기는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과 밀접하게 관계되는 만큼 평생 배우고 익혀야 한다.

읽기 능력이 떨어지면 논리력, 판단력, 문제해결력도 떨어지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며, 심지어는 수리력조차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읽기와 쓰기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초등학교 내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런 의미에서도 아이들의 문해력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연구에 의하면 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는 만 6세~12세 시기다. 국어는 수학, 과학, 사회 등 다른 과목의 도구과목으로서도 중요하다. 읽기와 쓰기는 사실상 ‘생각하기’다. 국어 과목뿐만 아니라 수학 과목도 ‘생각하기’의 학문이다. 사회 과목에서는 읽기 자료로, 과학 과목에서는 실험과 탐구활동 형태로 ‘생각하기’가 필요하다.

 

아이가 읽기를 못하면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문제를 해석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 시험성적도 나쁘다. 반면 읽기를 잘하면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으며, 그것을 장기기억에 더 잘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과목들도 더 수월해진다. 초등 때 국어실력이 중고등학교 때 다른 과목들의 성적까지 끌어 올리는 토대가 되는 것이다.


능숙하게 읽을 수 있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격차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커진다. 캐나다의 응용 심리학자 키스 스타노비치에 따르면,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 고학년 아이들은 1년에 약 10만 단어 정도를 읽고, 평범한 아이들은 100만 단어 정도를 읽지만, 유창하게 잘 읽는 아이들은 약 1000만~5000만 단어까지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와 잘 읽는 아이의 지적능력은 시간이 갈수록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읽기와 쓰기의 힘은 문해력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학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기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자신을 표현하며 사회와 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적활동과 감성, 정서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읽기와 쓰기를 잘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요구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다른 사람과 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주위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정서적, 사회적, 인지적 발달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읽기와 쓰기의 힘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활동의 기본이 되며, 아이들 삶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 책은 초등 읽기와 쓰기의 힘을 키우는 구체적 방법과 읽기 뇌를 위한 양육길잡이, 쓰기 뇌를 위한 양육길잡이, 어휘력을 키우는 부모길잡이 등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부모가 초등 아이들의 ‘독서의 뇌’를 이해하고, 배움이 느린 아이들이 ‘읽기 뇌와 쓰기 뇌’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