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동물실험으로 성공한들.. 정순영 '숲의 사람, 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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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산책] 동물실험으로 성공한들.. 정순영 '숲의 사람, 몽이'

  • 손유지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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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사람, 몽이 

정순영 지음, 봄눈 펴냄

 

주인공 몽이는 오랑우탄이다. 오랑우탄은 말레이어 'Orang(사람)-Utan(숲의)'에서 유래한 이름을 지닌 영장류의 한 종이다. 


어느 날 인간들에 의해 자신이 살던 터전에서 강제로 벗어난 오랑우탄 몽이. 몽이는 영문도 모른 채 인간들의 세계로 들어와 이종장기이식 영장류 실험동물 8번이 된다. 

 

그곳에서 같은 처지의 오랑우탄 오딘, 수입동물검역소에서부터 악연으로 이어진 일본원숭이 미미,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3번 원숭이, 그저 평온하기를 꿈꾸는 긴꼬리작은원숭이들을 만난다. 

 

또한 장기이식용 공여동물로 살아가는 존재인 미니돼지들을 만나며 마침내 탈출을 계획한다. 그 과정에서 오가는 이들의 대화에는 저마다 삶에 대해 원하는 바가 무엇이며 얼마나 다른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책은 몰입을 높이는 초반부의 흡입력이 대단하고, 이야기가 박진감 있어서 한 호흡에 끝까지 읽게 하는 글맛이 있다. 아울러 동물의 입장에서 인간세계를 돌아보는 내용으로 줄거리가 흥미롭다. 

 

특히 소재와 주제가 희소성이 있어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야기 속에는 실험군, 공여군 동물들의 시선뿐만 아니라 그 동물들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해야 하는 인간들의 자세도 담고 있다.


아직 그 구조를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어리고 순수한 어린이들. 하지만 머지않아, 곧, 생각보다 이른 미래에 생명공학 언저리의 일꾼이 될 수도 있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이 흥미롭고 독특한 이야기를 전한다. 


어쩌면 이 동화는 세상에 무수히 많을 몽이들의 억울한 사연을 대표하는 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들은 그들이 마땅히 있어야 할 숲이 아닌 뜻밖의 장소에서 인간의 필요와 요구로 황당한 일을 겪고 있을 것이다. 

 

책에는 함께하는 짧고도 긴박한 나날, 절망 속에서도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이야기는 주인공 몽이의 내면을 따라가며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지상낙원인 줄 알았던 보금자리에서는 점점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낌새를 알아챘을 때,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 촉박하다. 과연 이들은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나아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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