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지금부터 조금만 다르게.. 윤슬 '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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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산책] 지금부터 조금만 다르게.. 윤슬 '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

  • 손유지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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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 - 미처 몰랐던 진짜 내 모습 찾기 프로젝트 

윤슬 지음, 담다 펴냄

 

한 존재이면서 두 아이의 엄마, 기록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비슷한 길을 선택한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일을 하고 있다. 2004년 문예지를 통해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05년에는 엄마가 되었다. 그렇게 작가 활동을 이어오던 중 2018년에는 출판사를 열었다. 

 

이 책은 많은 부분에서 늘 어중간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던 저자가 작가, 엄마, 출판사 대표로 생활하면서 발견한 ‘고유함’에 관한 이야기다. 동시에 내세울 만한 성과는 없지만,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하루하루 뜨겁게 살아가자는 ‘일상의 재설정’에 관한 제안이기도 하다.


“best는 은유적 표현이다. 최대한 단순화하자면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와 자꾸 비교하려는 마음을 대신하는 표현이다. Only 역시 은유적 표현이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를 위해 살지 않고 나다움을 향해 노력하겠다는 다짐 같은 것이다.”

 

저자는 인생은 ‘순간을 잘 넘기는 힘’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우리는 스스로 알아차리기도 전에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 불분명한 대상을 항상 머릿속에 넣어놓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어떻게 바라볼지, 어떤 사람으로 평가할지 궁금해하고 걱정하면서 말이다.


지금부터 조금만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가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지니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누군가에게 보이는 삶 또는 인정받기 위한 삶이 아니라 ‘온전히 나로 살아가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이상하게 어중간하다는 말이 싫었다”라는 첫 문장을 시작으로 스스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으로 복잡한 시간을 보냈다는 저자의 고백에 마음이 간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답답함과 두려움이다. 하지만 저자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딱 한 걸음만 더 내딛자는 생각으로 삶에 숨겨진 다른 가능성을 찾는 모험을 떠난다.

 

어중간하더라도 내 것이라면, 그 자체로 고유한 것이다. 그 사실을 발견한 저자의 목소리가 밝고 씩씩하다. 드러내놓고 얘기하지는 않지만, 저자의 메시지는 첫 문장에서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한결같다. 어떤 순간에서든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는 선택이 아니라 내 인생을 위한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