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사지 않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J. B. 매키넌 '디컨슈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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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산책] 사지 않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J. B. 매키넌 '디컨슈머' 外

  • 손유지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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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컨슈머 -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온다 

J. B. 매키넌 지음, 김하현 옮김, 문학동네 펴냄


나날이 쏟아지는 광고와 할인, 유행, 패스트푸드, 패스트패션, 오락, 최신 전자기기와 이 모든 것에 대한 집착들이 소비문화를 형성하고 있으며, 소비가 곧 경제와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현재 미국인은 매년 디지털 기기에 2500억 달러, 개인 미용 및 위생용품에 1400억 달러 이상을 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가장 쇼핑에 중독된 망나니’라는 미국의 이미지는 이제 다른 나라들에 물려줘야 할지도 모른다. 

 

카타르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같은 석유 부국이 미국의 1인당 소비량을 넘어섰으며, 유럽연합의 전체 쇼핑객은 거의 미국 쇼핑객만큼 돈을 쓴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가난한 시민들조차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꺼이 값을 지불하고 싶은 것’을 구매한다. 전 세계 45억 명의 저소득층은 매년 5조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거대한 소비시장이다.


문제는 소비가 ‘가속화’될수록 ‘기후 재앙 시계’는 ‘초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의 국제자원전문가위원회에 따르면 새 천 년이 시작될 무렵 소비는 인구수를 제치고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환경과학자들은 우리가 너무 많이 소비한다고 말한다. 

 

재활용 기술과 에너지 효율 개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공급을 인상적일 만큼 높였지만, 그것만으로는 탄소 배출량을 단 한 해도 줄이지 못했다. 그 어떤 기술과 조치도 소비 욕구가 불어나는 속도를 따라잡는 데 실패했다. 사느냐(buy), 사느냐(live), 이것이 문제로다. 지금, 우리는 소비와 환경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날 소비의 25퍼센트가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각종 연구와 문헌, 인터뷰 등을 통해 총합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했다. 수렵·채집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나미비아의 작은 마을부터 정확하게 지속 가능한 비율로 소비하는 에콰도르의 공동체까지, 매키넌은 지구 곳곳에서 소비를 멈추었을 때 마주하게 될 세상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분석의 결정적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우로부터 시작되었다. 2020년 초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소비의 20퍼센트가 감소했고, 말 그대로 경제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시기, 소비지출이 급감하자, 쇼핑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문명의 붕괴를 막을 유일한 보루라는 생각은 우리 귀에 지극히 평범한 말로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소비의 25퍼센트가 감소한 시기에 대한 저자의 가정과 이에 기반한 사고실험은 관찰 가능한 전제가 됐다.

 

저자는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 ‘디컨슈머’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소비문화에 그 답이 있다고 말한다. 디컨슈머는 자신 또는 세상의 소비가 줄어들기를 적극적으로 바라는 사람들이며, ‘영리적 시간’보다 ‘비영리적 시간’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이다. 특히 소비자로서 ‘사지 않을 자유 혹은 권리’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을 공략하려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2011년 파타고니아는 미국 최대의 소비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뉴욕 타임스에 이런 광고를 실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또한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지 마세요. 무엇이든 신중히 고민하고 구매하세요”라고 덧붙이며, 재킷 한 벌을 생산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자원과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는 ‘디컨슈머’를 겨냥한 ‘디마케팅 전략의 시작’이자 ‘새로운 소비문화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미 디컨슈머들은 더 질 좋은 물건을 더 적게 구매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파타고니아와 리바이스 등 기업들은 디컨슈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경영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심지어 리바이스는 의류 산업이 “불필요한 소비 위에 세워져 있다”고 공공연하게 선언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단기적 목표 대신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두는 ‘딥타임(deep-time) 사업관’을 실천한 일본의 제과 회사 ‘토라야’는 덕분에 약 420년이라는 긴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소비가 줄어든 세상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디컨슈머 시장이 경제를 어떻게 바꿔나갈지를 예견한다. ‘영원히 성장하는 소비경제와 깨끗하고 건강한 삶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디컨슈머가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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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포지티브 - 비누를 팔아 세상을 구하려는 유니레버의 ESG경영 전략 

폴 폴먼·앤드루 윈스턴 지음, 이경식 옮김, 현대지성 펴냄

 

바세린, 도브, 립톤, 매그넘을 만든 글로벌기업 유니레버가 역사상 최초로 외부 영입한 CEO이자, 이케아, 파타고니아를 제치고 유니레버를 10년 연속 ‘지속가능성 기업’ 세계 1위로 만든 CEO 폴 폴먼이 직접 밝히는 이야기다. 

 

풀먼은 재임 기간 동안 ‘착한 경영은 돈이 되지 않는다’라는 편견을 깨고 탄소배출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례적으로 매출은 두 배로 성장시켰다.


그는 글로벌 소비재기업 2위 자리도 위태로웠던 유니레버를 위기에서 구하고 그 명맥을 공고히 한 핵심 전략으로, ESG경영보다 크고 도전적인 개념인 넷 포지티브(net positive)를 제시한다. 

 

이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이름 하에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리로 세상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순 긍정적’ 영향을 창출해 세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함으로써 성과를 내는 경영 패러다임을 말한다. 

 

다시 말해 기업이 눈앞의 돈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후위기, 불평등을 해결하는 주체가 될 때 소비자 기업 인식이 제고되고 성과도 따라온다는 전략이다.


옳은 일을 하면서 압도적인 성과까지 내는 전략, 그가 몸소 실천하고 증명한 넷 포지티브 전략을 이 책에서는 유니레버의 경영 사례와 파타고니아, 위프로, 펩시코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ESG경영 사례를 근거로 들어 공개한다. 

 

넷 포지티브 경영의 원칙을 5가지로 체계적으로 제시했으며 넷 포지티브 리더의 특징도 구체적으로 특정한다. 앞으로 기업이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폴 폴먼이 그랬던 것처럼 누가 먼저 기업을 ‘넷 포지티브’하게 바꾸느냐, 그것이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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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생존 경영 - 메가 리스크 시대를 돌파하는 기업의 필수 무기 

이준희·신지현·전형석·김소리·조선희·성진영 지음, 중앙books(중앙북스) 펴냄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 갑작스러운 태풍과 같은 기후 위기, 저성장·고위험의 금융 위기 등 온갖 리스크들이 기업의 내일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에 더해 챗GPT와 같은 혁신 기술이 새롭게 등장하며 일상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메가 리스크' 시대에 새로운 경영 해답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ESG다. ESG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 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해 나아갈 방향성을 설정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리스크 부분을 미리 검토해 그 위험성을 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ESG는 경영의 전반적인 체질을 바꾸는 거대한 패러다임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차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제 이익에 초점이 맞춰지는 가운데, 중국 또한 패권 국가가 되기 위해 ESG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ESG 경영이 대기업을 넘어 중소·중견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ESG 경영, 즉 이해관계자 경영이 기업의 가치 성장에 실질적인 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책은 국제통상까지 아우르는 ESG 패러다임 변화와 리스크 시대에 기업이 생존, 성장하기 위한 ESG 경영 방정식을 안내한다. 이어 IT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한 산업 간 경계가 융화되는 ‘빅블러’ 시대에 ESG 경영을 위해 어떻게 또 다른 성장을 만들어 갈지에 대한 미래지향점을 담았다. 

 

ESG 중 가장 높은 관심사이자 당면과제는 환경 영역이다. 이에 최근 스코프3의 부상과 전과정평가, 탄소중립 고도화 등 실무자에 필요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ESG의 사회 영역인 ‘인권경영’에 대해 설명한다. 

 

거버넌스 중 특히 컴플라이언스도 주목된다. 기업 경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설명한다. 우리나라 정부의 상장사 및 공공기관 공시의무에 힘입어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는 ‘공시’ 영역이다. 이에 차별화된 ESG 공시의 기획 기술은 물론 공시를 통해 ESG 전략 및 계획 수립까지 역으로 선순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사이트를 소개한다.

 

규제는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환경과 사회 가치에 대한 시장의 가격이 형성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제 누가 그것을 빠르게 읽고 진입하느냐의 문제만 남았을 뿐이다. 이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에 신중하게 다가서는 것, 그것이 바로 ESG 경영에 있음을 책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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