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노년의 본성을 깨우라.. 에즈라 베이다 '나도 이 나이는 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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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산책] 노년의 본성을 깨우라.. 에즈라 베이다 '나도 이 나이는 처음이라'

  • 손유지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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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 나이는 처음이라 - 나이 듦의 기쁨을 발견하는 명상과 마음챙김 

에즈라 베이다·엘리자베스 해밀턴 지음, 추미란 옮김, 담앤북스 펴냄

 

[지데일리] 나이 듦의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다. 육체적 고통은 물론, 불안, 무기력, 상실 등의 부정적인 감정과도 끊임없이 부딪친다. 

 

살면서 처음 겪는 종류의 어려움이라, 그것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려 하는 것은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이어가며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단 우리는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인생의 새로운 장이 시작될 때, 얼마 남지 않은 시간과 에너지를 진정한 행복을 위해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멈추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는 나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책은 나이 듦 자체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생의 새로운 장이자 마지막 장인 노년을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 '초심자'인 우리에게 조언한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게 있는데 바로 쉬운 해법에 기대고 싶은 마음이다. 예를 들어 신경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 그것이다.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으면 문제될 것도 없다고 말한다. 혹은 생각대로 된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나이 듦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들은 대개 아주 미묘하고 모두 어느 정도의 노력을 요구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분명히 보게 하므로 해볼 가치가 있는 노력이다. 분명히 볼 때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반하는 것들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가 생긴다.' - 39쪽


세상은 나이 듦과 노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고, 나이 듦을 정복해야 하는 대상이라도 되는 듯이 묘사한다. 젊음과 청춘을 예찬하기 바쁘고, 늙음을 한탄하고, 연륜을 무시하기 일쑤다. 

 

하지만 누구나 나이가 든다. 우리 모두 나이가 든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다. 이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부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나에게 온전히 집중한다면,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시기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늙어도,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는 묘한 믿음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거울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주름이 보이고, 몸도 어딘가가 계속 아프기 시작한다. 여러 징조를 통해 결국엔 나이가 들어감을, 자신이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함을 서서히 인정하게 된다.

 

나이 듦을 멈출 수는 없더라도, 나이 듦에 따라오는 여러 변화를 통제할 수는 없더라도, 이 시기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주도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나이 듦을 자기 발견으로 향하는 길로 받아들일 때, 지금 주어진 현실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내면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일단 몸이 아프기 시작한다. 통증이 시작되면 멈출 줄을 모른다. 몸이 약해지면서 마음도 같이 약해진다. 불안이나 무기력을 자주 느끼고, 가까운 지인 한두 명이 세상을 떠나기 시작하면 슬픔과 애도의 감정에 파묻혀 헤어나오지 못한다. 

 

우리는 이렇게 수없이 많은 고통을 겪지만, 그때마다 그 고통을 부정하고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오는지에 대해 절망적인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친절의 길에서 깨어날 때 우리는 바람직하지 않거나 나쁜 것으로 평가하는 우리 자신과 타인의 측면들을 더 이상 밀어제치지 않는다. 친절은 친절 그것으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는 것처럼 보이는 바로 그것에 다정함을 보내라고 말한다. 그것에는 우리 자신의 평가와 실망도 포함된다.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바꿀 필요는 없다. 단지 그것들을 알아차리고 느끼기만 하면 된다.' - 246쪽

 

나이 듦이 주는 어려움은 힘들다. 그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힘든 경험들이 우리를 한 층 더 성장하게 만든다. 변화에,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무언가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이러한 어려움과 진정으로 함께하는 것은 나이 듦이 자연의 질서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특별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고, 노력한다고 다 극복할 수는 없는 인감임을 깨닫는다.

 

나이 듦은 인생의 새로운 장이다. 우리가 이전에는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이다. 많은 것이 변할 것이다. 몸도 아플 것이고, 마음도 약해질 것이고, 가까운 이들이 하나둘 내 곁을 떠날 것이고, 혼자 할 수 있는 일들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나이 듦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이 새로운 장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사실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나이 듦이 유일한 선택지일지도 모른다. 시간도 무한정이 아니고, 우리의 체력도 무한정이 아니기에 남은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음을 깨닫고 나면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고, 거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쓸 수 있다. 예전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일상의 소소한 행복도 더 자주 느끼게 된다. 진정한 ‘나’로 진정한 삶을 살며, 감사와 사랑으로 충만한 환경에서 새로운 장을 마무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