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불확실성의 시대, 비즈니스 기회 다섯.. 정희선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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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산책] 불확실성의 시대, 비즈니스 기회 다섯.. 정희선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外

  • 손유지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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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저성장, 고물가, 고환율… 2022년 하반기부터 경제신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들일 것이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간이 겨우 끝나나 싶더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재료값 상승,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환율 등 다양한 경제적 요인이 서민들의 생활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경제 전망 또한 밝지만은 않다. 이미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서며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동시에 출산율은 감소하고 고령화는 진행되고 있다. 구조적인 면에서도 앞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저성장이 당연시되고 늙어가는 사회, 한국의 소비자들은 어떠한 제품과 서비스에 지갑을 열 것인가. 소비자들의 심리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에 대한 힌트를 모색하기 위해 일본의 소비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에 대응한 비즈니스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경제학적 요인(저성장), 인구학적 변화(Z세대·고령화), 기술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가치관의 등장(친환경) 등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직면한 뉴노멀 시대의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지난 10년간 도쿄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생활하면서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다. 한때는 일본의 트렌드가 시차를 두고 한국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말이 있었으나 이제 이러한 말은 통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금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인 ‘저성장’에 있어서는 일본의 사례가 우리에게 힌트를 줄 수 있다고 본다.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와중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어느 때보다 낮은 수치를 보인다. OECD를 포함한 국내외 경제 연구소는 한국의 2023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며 1%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 


성장이 멈추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시대, 지난 30년간 디플레이션을 경험한 일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가 성장하지 않고 30년째 월급이 오르지 않는 일본 소비자들의 하루하루는 어떨까. 


올라가지 않는 월급 내에서 어디에 소비할 것인지, 가격을 지불할 만큼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가 가치 있는지 꼼꼼하게 따진다. 즉 소비를 통한 만족감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습관이 몸에 배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저성장’ 키워드에 더해 ‘Z세대’, ‘고령화’, ‘기술’,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에 주목한다. 이는 전 세계의 소비 트렌드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저성장 시대, 가격을 웃도는 가치를 전달하다’에서는 한국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는 가성비를 뜻하는 ‘코스파’를 알아보고,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는 ‘타이파(시간 가성비)’, ‘스페파(공간 가성비)’라는 용어를 통해 소비자의 기대에 대응하는 기업의 비즈니스를 살펴본다. 


‘Z세대, 이유가 있어야 소비를 한다’에서는 일본 Z세대의 특징을 알아보며 그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다. 순간의 경험을 즐기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소비하는, 앞으로의 소비를 짊어질 Z세대를 눈여겨보자.


‘100세 시대의 과제, 디지털로 해결하다’에서는 고령화 사회와 관련된 트렌드를 살펴본다. 기업들은 어떠한 문제에 주목하며, 고령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어떠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을까? 고령화 대응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술, 취향의 다변화와 인구 감소에 대응하다’에서는 기술의 발달이 일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특히 ‘다양화되고 세분화된 소비자들의 취향과 니즈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 그리고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감소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도입한 기술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아보자. 


‘친환경, 아깝다는 정신을 십분 발휘하다’에서는 친환경 관련 비즈니스의 사례들에 주목한다. 친환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서 실제로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사례들을 살펴볼 것이다.


물론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는 이것만이 아니다. 또 트렌드 관련 서적이 수없이 쏟아지는 지금, 굳이 일본의 트렌드까지 알아야 하냐는 의문을 가진 독자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측이 힘든 시기일수록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트렌드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결되고 전 세계가 하나가 된 지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트렌드를 살펴봄으로써 넓은 시야를 가지고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옆 나라 일본의 사례를 통해 앞으로 우리 사회에 닥칠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잡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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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진화 - 벤처투자가 만든 파괴와 혁신의 신세계 

세바스찬 말라비 지음, 안세민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언젠가 벤치마크(Benchmark)의 빌 걸리(Bill Gurley)는 이렇게 말했다. “벤처캐피털은 1점짜리 홈런을 노리는 사업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사업입니다.” 이 말은 벤처투자자들이 야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줄리언 로버트슨(Julian Robertson)은 자신이 3년 안에 가치가 두 배가 될 만한 주식을 찾아낼 수 있다는 말을 하고는 했다. 이것은 그가 보기에는 대단한 결과다. 그러나 벤처투자자들이 그와 똑같은 목표를 추구한다면 거의 대다수가 실패할 것이다. 멱법칙에 따르면, 기업가치가 단지 두 배로만 커지는 스타트업들은 비교적 소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완전히 파산하여 주식가치가 제로가 된다면, 주식시장 투자자에게는 엄청난 재앙이다. 그러나 해마다 소문난 그랜드슬램을 낳는 소수의 아웃라이어들이 나온다. 그리고 벤처투자자에게 유일하게 중요한 일은 그들을 잡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은 사실 ‘전문가’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을 창업하기 전 ‘서점’에서 일하지 않았고,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창업하기 전에 ‘자동차’업계에 종사하지 않았다. 


벤처투자자 비노드 코슬라는 “내가 헬스케어 기업을 설립한다면, 헬스케어 전문가를 CEO로 영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내가 제조업 기업을 설립한다면, 제조업 전문가를 CEO로 영입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나는 맨땅에서 시작하여 기존의 가정을 뒤집어서 생각하려는 정말 똑똑한 사람을 원합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소매업의 혁신은 월마트가 아니라 아마존에서, 미디어의 혁신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자동차의 혁신은 테슬라에서, 우주산업의 혁신은 스페이스X에서 나왔다. 비전문가이지만 똑똑한 사람들의 시도는 대부분 실패하지만, 극소수는 다른 모든 것들을 상쇄할 만큼 큰 규모로 성공한다. 


이런 큰 규모의 성공을 저자 세바스찬 말라비는 ‘멱법칙(The Power Law, 거듭제곱의 법칙)’으로 지칭하며, 이것이 벤처투자의 본질이라 주장한다. 피터 틸은 이를 “벤처캐피털의 가장 큰 비밀은 하나의 성공한 펀드에서 나오는 최선의 투자수익이 나머지 펀드 전체의 수익과 같거나 이를 능가한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대상에 투자하는 것은 낭비다. 하지만 소심하게 투자하는 것, 즉 다른 사람들이 쉽게 모방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큰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뻔한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것은 더 큰 실수다. 대담한 혁신가들과, 그들에게 투자하는 더 대담한 벤처투자자들이 결국 인류의 미래를 바꿔놓았다.


우리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성공한 기업들의 창업가와 그들의 성공 스토리를 잘 안다. 하지만 그들에게 투자한 벤처투자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투자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이 책은 실리콘밸리의 시작으로 눈을 돌려, 벤처투자의 기원부터 살펴본다. 벤처투자는 실리콘(반도체)을 처음으로 밸리(서부해안)에 들여왔던 윌리엄 쇼클리의 회사에서 일어난 반란에서 시작된다. 


쇼클리의 고압적 리더십에 넌더리가 난 8인의 반란자들은 다른 길을 찾는다. 기존의 은행 대출을 받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가난하지만, 대담한 발명을 좋아하는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제공할 가능성을 약속한 이 반란자들에게 아서 록이 자금 지원을 한 것이 실리콘밸리의 첫 번째 벤처투자다. 


벤처투자 덕분에 발명가와 몽상가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었다. 물론 벤처투자자도 엄청난 성공을 얻었다. 8인의 반란자들이 만든 페어차일드반도체에 투자한 아서 록은 투자금의 600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그런데 벤처투자자들의 지원은 자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벤처투자자들은 본인들이 투자한 기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경영진을 고용하거나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돕기도 한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역시 벤처투자자였던 존 도어의 추천을 받은 경우다. 


물론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원한 CEO는 스티브 잡스였지만. 피터 틸과 맥스 레브친이 만든 콘피니티와 일론 머스크가 만든 엑스닷컴은 벤처투자자들의 의견에 따라 합병해 페이팔로 이름을 바꿨고, 결국 창업자와 벤처투자자들 모두에게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벤처투자자들이 항상 성공을 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에서의 멱법칙은 결국 성공하지 못한 수많은 실패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투자의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고의 벤처투자자들은 의식적으로 자신의 운을 창조한다. 


투자자가 알 수 없는 마법에 의해 영감을 지닌 발명가를 만나는 것이 성공이라면, 이 만남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오히려 체계적으로 일한다.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어떤 종류의 스타트업들이 번창할 것인가를 예상하는 한편, 행동과학을 통해 인지편향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이렇게 체계적인 노력으로 성공한 벤처케피털이 애플, 구글, 링크드인, 왓츠앱, 드롭박스 등에 투자한 세쿼이아캐피털이다. 그러나 <투자의 진화>는 벤처투자가 거둔 성공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잘못된 투자로 오히려 더 큰 위험에 처한 위워크와 우버의 사례는 무분별한 투자가 어떤 실패를 낳는지를 보여준다.


벤처투자는 때때로 운이 엄청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투자자들에게는 영리함과 더불어 “냉담한 창업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활력,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는 필연적인 암흑기를 견뎌내기 위한 인내력, 재능은 있지만 제멋대로인 창업자를 격려하고 지도하기 위한 감성 지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도하고 실패하라. 이것이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낫다. 무엇보다도 멱법칙이 갖는 논리를 기억하라. 성공에 따르는 보상은 명예로운 좌절에 따르는 비용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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