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EEK in BOOK] 우리가 알지 못했던 보물상자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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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EEK in BOOK] 우리가 알지 못했던 보물상자 '아마존'

전종윤 '아마존 탐사기'

“경도와 위도를 1도 옮길 때마다 식생이 절반씩 바뀐다.” - 식물학자 리처드 스프러스

 

얼마 전 뉴스에서는 열대우림 아마존 화재가 '화제'가 됐다. 화제가축구장 360만 개, 서울의 약 50배에 달하는 면적이 불탔다. 곧 건기가 시작되고 엘리뇨 현상이 발생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화재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목초지와 사료용 곡식 재배지 확보를 위한 ‘방화’이다. 

 

‘아마존은 브라질의 것’이라고 선포한 브라질 정부는 적극적인 아마존 개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아마존 화재 진압을 위한 국제 사회의 도움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구의 자산이 아닌 한 국가와 국민의 소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마존은 전 세계인 모두가 지켜야 할 지구의 생명줄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고 그 안의 생물들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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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 세계는 아마존 숲이 생산하는 세 가지 산물을 목마르게 원한다. 그것은 목재, 육류(소고기), 콩이다. 아마존은 이것들을 생산하기 위해 점점 더 빠르게 파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 목재 시장에서 목재 수요가 증가하면 벌목업자들은 아마존으로 몰려든다. 아마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마호가니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낼 때마다 다른 나무 27그루가 동시에 파괴된다. 나무 한 그루마다 수천 개체의 생명이 서식하고 있는데, 모두 나무와 같이 희생된다. 

 

벌목꾼들이 나무 한 그루를 쓰러뜨리면 덩굴식물로 연결된 이웃 나무들까지 같이 쓰러져서 추가적으로 나무들이 죽는다. 그다음 트랙터나 스키더가 나무를 끌고 가는 길, 통나무가 트럭에 실리는 적재 장소, 마지막으로 고속도로까지 이어지는 미로처럼 뻗은 길 모두가 삼림 파괴의 현장이다.

 

아마존은 종종 ‘지구의 허파’로 불린다. 2000년 브라질에서 실시된 대규모 생물권-대기 실험(Large-Scale Biosphere-Atmosphere Experiment, LBA)에 따르면, 아마존은 한 해 평균 5억 6000만 톤의 탄소를 붙잡아둔다. 또 전 세계 산소의 20퍼센트를 생산한다. LBA의 과학자들은 만약 아마존 전역의 숲이 사라지면, 대기에 7백억 톤에 달하는 탄소가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마존은 그 자체로 기후 조성자이다. 아마존의 열대우림은 자원을 토양이 아니라 거대한 생물자원(biomass)에 저장한다. 아마존 식물들은 왕성한 생장 활동을 통해 토양의 양분을 남김없이 빨아들인다. 그래서 나무가 쓰러지고 드러난 토양은 관목만 무성한 초지로 바뀌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아마존 숲은 그 지역을 지나는 비구름을 북쪽의 카리브 해와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남쪽의 평야 지대로 흩어내는 역할을 한다. 아마존 숲이 사라지면, 인간의 주요 거주 지역들은 상시적인 가뭄을 겪게 될 것이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을 지켜야 하는 이유

 

위성사진으로 보면 아마존 강은 거대한 나무를 옆으로 뉘어놓은 형상이다. 잔가지들이 큰 가지와 만나고 그것들은 다시 결절을 만들고 커지면서 거대한 가운데 몸통으로 흘러간다. 몸통은 아마존 강 본류를 말한다. 본류는 대략 적도를 따라 안데스 산맥에서 대서양까지 남아메리카를 가로질러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 가지들 중 십수 개는 유럽의 그 어느 강보다도 크다. 잔가지들은 총연장 수십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시내들, 아마존 수계에 물을 공급하는 모세혈관들을 말한다. 지구상에 비교할 바 없이 다양한 생물 종들이 이 ‘생명의 나무’를 젖줄 삼아 살아간다.

 

아마존 강 본류의 총연장은 7483킬로미터로 6695킬로미터로 알려진 나일 강보다 길다. 아마존 강과 주요 지류에는 대양을 오가는 외항선들이 드나들 수 있는데, 그 길이는 무려 2만 2000 킬로미터다. 

 

아마존 분지의 면적은 690만 제곱킬로미터이며, 미국의 4분의 3, 한국의 70배에 달하는 이 땅 거의 전부가 강과 숲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자연이다. 아마존 강이 대양에 쏟아내는 담수의 양은 전 세계의 수량에 비교해 20퍼센트에 해당하고, 그 아래 여덟 개 강의 수량을 합친 것과 같다.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전 세계 동식물 종의 30퍼센트가 서식하고 있다. 곤충 약 250만 종, 조류 약 1500종, 어류 약 2200종, 포유류 약 430종이 서식한다. 이는 지구상의 동식물 중에서 10% 이상으로, 재규어에서부터 아나콘다, 카이만악어, 총알개미, 카피바라, 마카우앵무새 등에 이르기까지 희귀하고 경이로운 생명들이 아마존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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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서식 환경에 위협을 받은 동물들이 멸종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서, 아마존의 생명다양성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야생을 지키겠다는 꿈을 좇아 아마존으로 향한 이가 있다. 보전생물학자를 꿈꾸는 20대 청년인 전종윤이 그 주인공이다 .

 

그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42일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태보전을 위한 비영리 연구 기관인 ‘Fauna Forever’에서 인턴 자격으로 양서파충류 조사에 참여했다. 아마존 열대우림 중에서도 페루 푸에르토말도나도의 탐보파타 지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를 수행하며 양서파충류를 비롯해 포유류, 조류, 무척추동물 등 셀 수 없이 많은 동물을 만났다. 

 

당시 아마존의 다양한 생물을 보고 연구한 경험을 상세히 기록했고, 이 귀중하고 특별한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또 많은 이가 자연과 생명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마존 탐사기>를 썼다.


양서류들의 ‘유토피아’로 알려진 아마존 열대우림은 유독 양서류를 좋아했던 지은이의 어린 시절부터 그만의 ‘엘도라도’였고, 그곳에 가는 일은 ‘인생 버킷리스트 1순위’였다. 그러나 현실의 아마존은 환상 속의 그것과는 무척 달랐다. 문명이 닿지 않은 땅. 아마존은 인터넷과 와이파이는 당연히 없고, 전기와 불빛마저도 귀한 곳이다. 아마존은 그야말로 위대한 자연이 지배하는 사회다.

 

지은이는 이곳에서 벌레들과 함께 잠을 자고 흙탕물로 샤워와 빨래를 했다. 자연도 항상 그의 편은 아니었다.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폭염과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폭우 때문에 발이 묶이기를 수차례, 그럼에도 지은이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중무장한 채 개구리, 도마뱀, 뱀, 악어,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러 밀림 속으로 향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자연의 일부이고 인간이 제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며, 오히려 자연 속에서만 겪을 수 있는 즐거운 상황을 찾아내려 애썼다. 아울러 채집한 생물의 생김새를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자세히 기록으로 남겼다. 동정(同定, 생물의 분류학상의 소속이나 명칭을 바르게 정하는 일)을 위한 무늬나 울음소리 같은 그 생물만의 특징도 상세히 담았다.

 

흔히 아마존을 ‘생물다양성의 보고(寶庫)’라고 하지만 직접 가 보지 않고서는 그 모습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형광빛 초록색의 줄무늬가 있는 세줄독개구리, 이름처럼 근사한 무지개보아뱀, 머리는 검은색에 몸은 붉은색을 띠는 검은머리칼리코뱀, ‘고블랭’을 닮은 보라색 엷은빛창코박쥐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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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윤씨가 무지개보아뱀을 잡고있는 모습

 

 열대우림에 사는 다양한 개구리들은 우리나라의 개구리들과는 달리 알을 낳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긴발가락개구리과의 개구리들은 거품 덮인 알을 낳는데, 올챙이들은 알 속에서 발달하다가 큰 비가 거품을 씻어내려 주기를 기다린다. 

 

또한 브라질너트가는다리나무개구리는 아구티들이 씨를 빼먹고 버린 브라질너트 껍데기에 빗물이 차면, 그 속에 알을 낳는다. 지은이는 마치 생태 영화의 한 장면을 그리듯 아마존의 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이 밖에 카이만악어와 똑 닮은 카이만도마뱀, 목을 독특하게 움직이는 휘는목거북이, 반투명한 배면 때문에 몸의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데메라라계곡나무개구리 등 흔히 접할 수 없는 수많은 생물을 소개하고 있다. 


아마존은 모든 것이 그저 자연이다. 지은이의 아침을 깨우는 것은 휴대폰의 알람 소리가 아닌 오로펜돌라의 ‘물방울 떨어지는 듯한’ 노랫소리였다. 다채로운 나비들을 구경하다 보면 미술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개미한테 물린 고통은 평화롭게 흐르던 탐보파타강이 진통제 같은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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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윤 '아마존 탐사기'(지오북)

 

하지만 인간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또한 자연이었다. 열대우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거의 매일 수시로 쏟아지는 폭우 때문에 계획했던 조사 일정은 번번이 취소되고 팀원들의 말소리가 묻혀 의사소통이 차단되기까지 했다.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누런 강물, 헤드랜턴 불빛과 개구리 울음소리만 있을 뿐인 캄캄한 어둠 속, 뭔지 모를 ‘후두둑’거리며 도망치는 소리만이 난무하는 숲속, 직접 보기 전까지는 무엇을 만날지 모르는 이 야생에서 지은이는 스스로 자연에 녹아들어 그 일부가 되었다. 그렇기에 그는 하루하루를 설렘으로 채울 수 있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아마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 냈다.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 뛰어다니는 세상, 높은 건물이 아닌 나무들이 우뚝 서 있는 풍경, 인간을 조연으로 삼고 자연이 주인공이 되어 조화를 누리는 무대.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아마존을 접하는 이들 스스로가 아마존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자원을 마구잡이로 쓰는 인간이라는 종 하나가 우리와 이 행성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다른 수백만 종의 서식지와 생명을 파괴할 권리가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끔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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