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쓰레기는 내가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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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쓰레기는 내가 다시 쓴다

[GSEEKinBOOK] 잘 버리면 살아나요
손영혜 지음, 목수책방 펴냄

우리가 내놓는 재활용 쓰레기의 실제 재활용률은 불과 40%, 나머지는 쓰레기로 남아 어딘가를 떠돈다. 재난이 된 쓰레기, 어떻게 해야 자원이 될까. 해법은 분리배출에 있다. 자원화할 수 있는 재활용품이 쓰레기로 처리되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배출자가 쓰레기를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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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되는 것들만 기준에 맞춰 배출하는 소비자 실천, 재활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 생산자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소비자 행동, 개인의 실천을 넘어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 저항이 필요하다. 인류의 미래는 바로 집 앞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있다. 

 

우리가 지금처럼 계속 썩지 않는 쓰레기를 버리고 산다면 지금의 지구 두 개 반이 필요하다고 한다. 2050년에는 바다 속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언도 이제는 피부에 와 닿는 말이 됐다. 지금 태어난 아이들은 어쩌면 조상들이 버린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쓰레기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울지도 모른다.

 

쓰레기를 집 밖에 내놓으면 마법처럼 사라지지만 진짜 사라지는 건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쏜 쓰레기라는 독화살이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지만, 생활 속에서 썩지 않는 쓰레기를 전혀 배출하지 않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당장 나는 불편하지 않으니 상관없다’, ‘다 같이 죽자’는 마음으로 방관하고 있어야 할까. 각자 생활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실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선 버려진 쓰레기가 땅에 그냥 묻히거나 유해가스를 배출하며 소각되지 않고 다시 활용될 수 있도록 ‘쓰레기’를 시대에 맞게 다시 정의해야 한다. 

 

아울러 쓰레기가 최대한 다시 사용돼 새로운 제품으로 부활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법으로 배출해야 하며, 배출한 쓰레기가 제대로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에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서울새활용플라자 입주기업인 ‘새봄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재활용·새활용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저자 손영혜는 쓰레기 양을 줄이는 개인적 차원의 여러 방법을 알리는 데에서 더 나아가 쓰레기가 자원이 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법’을 50가지의 질문과 대답으로 알기 쉽게 정리했다. 

 

특히 아이들에게 나를 위한, 인간을 위한, 그리고 우리가 사는 지구를 위한 쓰레기 분리배출을 습관처럼 실천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하고, 아이들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본문 뒤에 쓰레기 분리배출 워크북과 수업자료를 함께 실었다.

 

저자는 우선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며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알려 준다. 이어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줄이고, 다시 사용하고, 새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 아울러 올바른 분리배출 생활을 위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할 문제의 ‘플라스틱 쓰레기’에 관한 핵심 정보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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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표적인 재활용 자원인 종이 쓰레기, 유리와 도자기 제품, 복합 재질 플라스틱 제품, 캔류, 아이스팩, 약, 배터리, 가전제품, 자동차, 건축 폐기물 등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는 여러 가지 쓰레기에 관한 내용을 알려준다.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새로운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도 소개한다.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쓰레기를 줄이고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일이 아이들의 생활습관이 되게 하려면 가정, 학교, 커뮤니티가 함께 쓰레기 교육을 1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활동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일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