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쓰기 어려운 화장품용기‥'용기'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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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기 어려운 화장품용기‥'용기'가 필요해

[지데일리] 분리배출 표시가 있어 재활용이 잘 되는 줄 알았던 화장품 용기. 하지만 화장품 용기의 90%는 재활용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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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용기는 다양한 첨가제 사용, 복잡한 구조, 복합재질, 내용물 잔존 등의 이유로 재활용이 쉽지 않다. 구조가 단순한 샴푸, 린스 용기 등은 PET 재질이지만 실제는 글리콜 변성 PET 수지(PET-G) 재질이 혼합돼 있어서다. 

 

분리배출 하더라도 화장품 용기들은 재활용 선별장에서 재활용품이 아닌 잔재물로 처리된다. 재활용이 안되는데 재활용 선별장에 들어와 있으니 ‘민폐’ 용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사이에서는 이러한 논란이 화장품 업계와 환경부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분리배출 체계를 정비하지 못한 환경부뿐 아니라 지속가능성 선언과 환경친화 경영을 하겠다면서도 재활용이 안되는 용기를 생산해 온 화장품 업계는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화장품업계는 화장품 용기의 포장재 등급 표시 예외 적용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커지자 오는 2030년 재활용 어려움 용기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대한화장품협회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로레알코리아, 서울와이더블유시에이(YWCA),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자원순환사회연대 등과 함께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선언'을 통해 ▲재활용 어려운 제품 100% 제거 ▲석유 기반 플라스틱 사용 30% 감소 ▲리필 활성화 ▲판매한 용기의 자체 회수 노력 등으로 화장품 플라스틱 포장재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고, 당장 내년 실행계획도 제시하지 못한 '말뿐인 선언'이란 비판을 면치 못했다. 재활용품도 결국 쓰레기가 된다. 플라스틱이 불가피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다면 플라스틱 제품을 여러 번 재사용하여 배출되는 폐기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유통 채널별 화장품 매출 비중 중 온라인 쇼핑몰 판매가 18.9%로 가장 높다. 이어 방문 판매(15.2%)와 일반 소매점(12.5%)의 판매 비중이 높다. 

 

유통채널별 변화 추이를 보면 최근 3년간 H&B스토어(편집샵)과 온라인몰의 판매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H&B스토어는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한 곳에서 비교하여 구매할 수 있어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화장품업계의 브랜드샵만으로는 공병 회수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시민사회의 시각이다. 소비자의 편의성을 고려한다면 H&B스토어로 알려진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등의 매장에서의 공병 회수 참여가 전제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샴푸 린스 등 생활제품의 회수는 대형마트 등이 더욱 용이할 수 있다. 2019년 P&G, 테라사이클, 이마트는 다 쓴 샴푸통, 페브리즈, 분무기통, 칫솔 등을 반환할 수 있는 회수함을 전국 이마트에 설치해 운영한 적이 있다. 

 

대형마트와 H&B스토어가 참여해 화장품 용기를 수거해야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 소비자가 화장품 용기를 쉽게 반납할 수 있는 판매점이 곳곳에 존재하고 판매점의 공병 수거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구조가 단순하고 크기가 큰 샴푸, 린스 같은 바디케어의 경우는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로 변경해 분리배출 원칙에 따라 재활용 체계에서 수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9월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2021년부터 화장품 용기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정책을 수립한 역회수는 그 방향대로 체계를 갖춰 재활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화장품업계는 공병 회수를 핑계로 재활용 등급 표시를 면제받고 있는 실정이다. 공병 회수는 화장품 용기가 선별장에서 재활용을 방해하는 ‘민폐’ 용기가 되지 않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지만 거기서 멈추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별도 회수된 용기는 재생원료로 사용돼야 하며 재생원료 사용량을 의무화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화장품 용기가 재활용 우수 등급을 받더라도 다시 화장품 용기로 재활용되는, 즉 물질 재활용이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화장품 용기가 아닌 저급 재활용(골재, 파이프등)으로 사용된다면 화장품 용기의 회수를 통한 재활용 정책은 효과가 없다. 회수된 화장품 용기가 다시 화장품 용기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포장재 등급 표시에서 화장품 용기는 표시 예외 적용이 될 수 없다. 화장품 공병 회수는 재활용되지 않는 화장품 용기가 90%를 차지하는 실정에서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방해를 막기 위한 정책이다. 이에 환경부가 화장품 용기에 대해 포장재등급 표시 예외 적용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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