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건강식도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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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건강식도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이의철 지음, 니들북 펴냄

[지데일리] 한국인을 두고 먹을 것에 진심인 사람들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먹방’을 비롯해 방송사마다 하나씩은 꼭 있는 요리, 맛집 소개 프로그램만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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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먹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건강에 대한 관심도 크다. 각종 매체에서는 입을 즐겁게 하면서도 ‘건강한’ 음식을 앞다퉈 소개하며 저탄고지, 케토제닉, 지중해식 식단 등 온갖 식사법에 약간의 의학 정보를 곁들여 퍼트리고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 상태는 어떨까. 속 쓰림, 변비, 치질 같은 귀찮고 짜증 나는 증상을 달고 살고, 불과 50년 전만 해도 전무후무했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질환이 감기같이 흔해졌으며, 고령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각종 암, 뇌심혈관질환 등의 발생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의 저자 이의철은 이와 같은 다양한 불(不)건강의 원인으로 ‘식습관’에 주목하고 자연식물식을 권한다. 

 

그는 의학적,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자연식물식이란 무엇인지, 왜 자연식물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소개하면서, 소위 말하는 전문가나 이익 집단에게 속지 않고 개인과 사회, 지구 생태계의 건강 모두를 가능하게 하는 자연식물식 식단의 힘을 알려준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각종 건강 정보가 근거 없는 미신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의사, 교수, 트레이너 등 소위 전문가 집단이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유행시키는 잘못된 정보를 대중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날씬하면서도 건강한 몸을 만들려면 질 좋은 동물성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을 많이 먹고 밥, 밀가루 같은 탄수화물을 끊어야 한다는 게 마치 정석인 것처럼 자리 잡아버린 현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저자는 인체 영양생리를 바탕으로 한 의학적, 과학적 근거로 보나 기후 위기 극복, 동물 보호와 같은 윤리적, 철학적 관점으로 보나 자연식물식이야말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최강의 식사법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직업환경의학, 생활습관의학 전문의로서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만나왔다. 보통 의사들이 하듯 저자 또한 진료하고 처방하는 건강 상담을 했었지만 증상에 대한 약 처방 횟수만 늘어날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데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자연식물식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접하고 그 효과를 몸소 체험하면서 ‘자연식물식을 공부하는 의사’가 되기 시작했다.


우선 자연식물식이라는 명칭에서 비롯된 오해부터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자연식물식 하면 풀만 뜯어야 할 것 같지만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각자가 처한 환경에 맞는 선에서 고기, 생선, 계란, 우유 같은 동물성 식품을 최대한 배제하고 식용유나 설탕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자연식물식이다.


다시말해 자연식물식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 상태의 식물성 식품만을 먹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 상태’의 식물성 식품 섭취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자연식물식은 채식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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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동물성 식품만 먹지 않으면 되는 것으로 단단히 오해하고, 식물성 식품이지만 몸에 해로운 설탕에 관대하거나 부족한 동물성 단백질을 보충하겠다며 두부, 콩 등을 과하게 섭취한다. 이렇게 가공된 식물성 식품이나 불균형한 식단을 오랫동안 유지하면 건강에 해롭다. 


하지만 방법과 지식이 잘못된 것을 모르고 채식의 결과만을 경험하고 목격한 많은 사람들이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면 동물 보호에는 좋을지 몰라도 정작 인간에게는 아주 부족하다. 이에 건강을 위해선 고기, 우유, 계란 같은 양질의 동물성 식품을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자의적, 타의적으로 신뢰한 동물성 식품의 실체를 영양생리와 만성질환의 관점에서 자세힐 설명한다. 아울러 어떻게 하면 이런 백해무익한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고 자연식물식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유행처럼 돌고 있는 건강 관련 이슈들을 의사의 눈으로 정확하게 짚어줌으로써 넘치는 의학 정보에 혼란스러웠던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근육을 늘리려면 고기, 달걀 같은 질 좋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면역력을 강화하려면 오메가3와 유산균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와 같은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요즘에는 전문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닭가슴살, 삶은 달걀, 단백질셰이크 같은 철저히 계산된 ‘식단’을 하고, 나이 들면 챙겨 먹는 것으로 인식됐던 각종 건강식품, 영양제의 소비가 20~30대 젊은 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온 세대가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쏠리면서 각종 매체와 SNS에서는 의학적인 근거 없이 혹은 일부 사실을 확대 해석해 건강한 삶의 핵심이 근육과 면역력을 키우는 데 있고 이는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과 특정 성분이 함유된 영양제를 먹어야만 가능하다는 식의 신화를 쏟아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동물성 단백질 편애와 과도한 영양제 집착이 얼마나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는지,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등 인체에서 중요한 각종 수치를 얼마나 악화시키는지 철저한 의학적 근거와 객관적 연구결과를 들어 경고한다. 


더불어 동물성 단백질, 영양제 대신 건강한 탄수화물, 식물성 단백질, 가공되지 않은 지방으로 구성된 자연식물식 식단을 생활화하면 힘들게 다이어트하지 않아도 우리 몸은 알아서 건강하고 날씬하게 되돌아온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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