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길' 뚜벅뚜벅 걸어가는 12人의 목소리 [G-SEEKin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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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길' 뚜벅뚜벅 걸어가는 12人의 목소리 [G-SEEKinBOOK]

지구의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논의됐지만...
지구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실천과 행동은 부족한 실정 공감대
무엇이 사회적으로 옳은가 아닌 무엇이 나에게 중요한가에 방점

[지데일리] 환경 문제는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는 닫혀 있지 않고 순환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쓰고 버리든, 그것은 우리에게도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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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프레스

 

 돈벌이가 될 만한 먹거리를 대량 생산하느라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바람에 기후 변화가 심해졌고, 이로 인해 현대인은 고통을 받고 있다. 편하고 싸다고 해서 쉴 새 없이 플라스틱을 만들어 쓰고 버렸더니, 이제는 미세 플라스틱이 입속에 들어오는 형국이다.

청바지를 멋스럽게 워싱하느라 엄청나게 많은 물을 쓰고 강을 오염시켰을 때 당장 피해를 입는 것은 근방 주민과 노동자, 그곳에 살고 있는 생명이겠지만, 그 물은 언젠가 우리에게로 흘러들어 온다. 

언젠가 반드시 내 차례가 온다. 생산지 근처에 살고 있지 않았거나, 오염이 일어난 시대에 살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다. 
 
몇십 년 전에 땅에 뿌렸던 살충제는 땅에 잔류하고 있다가 불과 몇 년 전 계란으로 침투하여 밥상에 올랐다. 수십 년 전 위험성이 입증되어 사용을 금지한 화학물질은 고래 배 속에 잔류하여 고래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환경’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쓰기 위해 12명의 필진이 모였다. 모임에 나온 이들 중에는 환경실천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이도 있었고, 환경문제에 대해 크게 고민해본 적은 없지만 자연을 바라보면 그저 좋아서 참여한 이도 있다.

친구들이 환경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자신은 환경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 부끄러워 모임을 참여한 이도, 환경 관련 에세이가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이야기로만 가득해 조금 다른 말을 해보고 싶은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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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모임에 온 이유도 달랐고 각자의 긴급함도 달랐습니다. 그렇게 모임에 나온 이유와 동기만을 공유한 채, 통일된 의견에 대한 강박, 의무적인 만남 없이 12명의 필진은 자신의 삶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결코 하나로 묶일 수 없는 다양한 환경 생각이 담긴 열두 편의 에세이가 만들어졌다.

<에코 에쎄이>는 환경 전문가가 쓴 책이 아니다. 논리적이거나 기승전결이 있는 책도 아니다. 다만, 모두 각자의 감수성으로 '환경'이라는 긴급한 물음에 답하고 있다. 
 
하나로 통일될 수 없는 다양한 삶을 담아내면서 환경 안에서 환경의 차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환경'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삶, 일상의 현장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일 것이다.

환경에 대해 성공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환경’이라는 단어를 계속해서 불확실하게 만드는 수많은 관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수많은 환경 이야기 속, 우리가 놓쳐왔던 것 또는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이야기가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개개인이 가진 삶의 특수성, 그리고 그런 삶과 감수성들의 무수한 차이, 그것으로 발생하는 불일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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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에쎄이-자기 지점에서 쓴 열두 편의 환경 에세이

정동규 외 지음, 텍스트프레스 펴냄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 편재해 있는 환경 사건들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들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의미를 획득해가는 환원 불가능한 개인의 삶은 객관적인 현실적 사실과 논리만큼이나 매우 중요한 실천의 장이다. 
 
때문에 이 책은 환경 이야기의 또 다른 항, “무엇이 사회적으로 옳은가”보다 “무엇이 나에게 중요한가”를 말한다.

각자의 촉박함으로부터 출발해 ‘환경’이라는 단어 앞에서 대답해나간 열두 편의 에세이는 환경이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었던, 우리가 미처 이야기하지 못했거나 가볍게 생각했거나 상관없다고 여겼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구의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논의됐다. 하지만 지구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실천과 행동은 부족했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지금, 어느 때보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세계 곳곳에서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책은 12명의 에세이가 담긴 책이기도 하지만 환경이 자기 자신을 설명하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행성인 지구를 함께 돌봐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할 때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며, 그 변화를 만들 주인공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하나로 통일될 수 없는 다양한 삶을 담아낸 이 기록은 환경이라는 단어 안에서 스스로 수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환경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삶과 일상의 현장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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