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데일리]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집을 부동산적 가치, 재테크 수단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이런 단순한 관점은 집이 사회적 의미와 상징으로 복잡하게 얽힌 배경이자, 정서적 기억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망각케 한다. 혼돈의 팬데믹 시대를 맞아 집이 갖는 의미는 더욱 각별해졌다. 그런 와중에도 집이라는 부동산을 향한 욕망과 그 욕망을 부추기는 행태는 수많은 이들에게 좌절과 불안을 가중시킨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는 이런 혼란의 시대에 집이 갖는 본질적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경제적인 부침과 함께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극과 ...
[지데일리]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도시형 케어팜(Care Farm)인 후버 클라인 마리엔달 농장에서는 장애인들과 노인들이 함께 어울려 밭을 일군다. 앞장선 노인이 괭이로 흙을 옴폭하게 파면 그 뒤를 장애 청년이 따라가면서 씨앗을 한 알씩 넣는 것이다. 농장 한쪽에서는 병아리와 토끼를 돌보는 또 다른 장애 청년이 있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누구에게도 입을 열지 않은 채 과격한 행동을 일삼았지만 이제는 동료에게 먼저 다가가 동물들을 소개해 줄 정도로 굳게 닫았던 마음을 열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은 약 260만 명이다....
우리가 내놓는 재활용 쓰레기의 실제 재활용률은 불과 40%, 나머지는 쓰레기로 남아 어딘가를 떠돈다. 재난이 된 쓰레기, 어떻게 해야 자원이 될까. 해법은 분리배출에 있다. 자원화할 수 있는 재활용품이 쓰레기로 처리되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배출자가 쓰레기를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재활용되는 것들만 기준에 맞춰 배출하는 소비자 실천, 재활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 생산자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소비자 행동, 개인의 실천을 넘어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 저항이 필요하다. 인류의 미래는 바로 집 앞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
[지데일리]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땅을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은 108년 전이다. 한반도를 강점한 일제는 1912년 근대적 의미의 토지 소유권을 법제화했다. 식민지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도시계획의 사전 준비였다. 그 이전에는 모든 땅이 공식적으로 국가 소유였다. 도로, 공원, 공공시설로 바뀌어야 할 왕실과 지배층의 땅이 일제강점기에 친일파와 새로운 권력층으로 넘어갔다. 일본이 패망하자 미군정은 적산(敵産)을 민간에게 불하했고, 정부 수립 후에도 도시계획시설을 체계적으로 지정하기 이전에 많은 땅이 민간 자본의 손으로 넘어갔다...
'생각하면, 아프다. 어머니는 막둥이인 내가 봉제 공장에 다니며 야간대학에 다닐 적에도, 대학원에 다니며 조교 일을 할 적에도 나와 같은 학교로 출근하는 청소 노동자였다. … 청소를 하다 말고 계단 밑 작은 공간에 쪼그려 앉아 밥을 먹었을 내 어머니, 더러는 변기에 앉아 쉬기도 했을 내 어머니. 엄마, 여기가 내 방이야.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간 나는, 내가 쓰는 의자에 어머니를 앉게 했다. 방이 널찍하니 좋구나, 회전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몸을 흔들어보던 어머니는 한참이나 흡족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봤다. 그때 나는 왜 그리도 ...
[지데일리] 세상에 이름 없는 이는 없듯이, 이름 없는 제품도 없다. 물론 모두가 브랜드 네임을 갖지만, 모든 이름이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도 수천수만 개의 브랜드가 생겼다 사라지는 치열한 현실과는 무관하게 명품 브랜드의 승승장구는 팬데믹의 와중에도 눈부시다. 이유는 자명하다. 바로 모방할 수 없는 서정과 서사를 간직했기 때문이다. 아름답지 않고, 스스로의 서사를 갖지 못한 브랜드는 어느 시대건 그저 왔다가 사라질 뿐이었다. 서정과 서사로 읽는 브랜드 인문학이 주목하고 있는 것 역시 브랜드를 관통하고 있는 ...
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는 대학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의 비판과 풍자를 넘나드는 특유의 화법이 담긴 에세이다. 저자 이지원은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도시 생활에 대한 단상을 이야기한다. 업무 스위치를 끄고 일상 모드로 전환해도 저자는 자신도 모르게 디자이너 렌즈를 통해 세상을 읽곤 한다. 이 책에서는 SNS상에 보이는 이미지에 얽매이는 현대인, 먹으려고 태어난 사람들처럼 유튜브와 브라운관을 가리지 않고 송출되는 먹방의 향연, 길거리를 지나다니면서 보는 동네 간판이며 포스터, 프랜차이즈 카페의 평균을 지키...
“인생은 내가 믿는 대로 살아지게끔 되어 있으며, 그 믿음을 포기하지 않으면 꿈이란 건 반드시 이루게 되어 있다. 이제는 그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할 시기, 취업할 시기, 군대 갈 시기, 결혼할 시기, 아이 낳을 시기, 돈 벌 시기 등등 ‘제때’에 대한 부담 때문에 그 시기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살아간다. 나아가 이러한 미션을 완벽히 수행해야 비로소 열심히 살았다는 안도감이 든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여기서 말하는 ‘제때’에 대한 판단 기준은 내 삶에도 딱 들어맞는 것인지. ...
‘천일야화(1001 Arabian Nights)’에서 왕은 매일 새로운 왕비를 맞이하고 다음 날 죽여버린다. 날마다 신붓감을 찾아내느라 고민하던 한 신하 앞에 셰헤라자드가 나타나 자신이 스스로 왕의 부인이 되기를 청한다. 셰헤라자드는 매일 밤 왕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딱 결말 직전에 피곤하다며 잠이 든다. 왕은 궁금해 미칠 지경인 결말을 듣기 위해 셰헤라자드를 살려주고, 그녀는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렇게 1001일 동안 셰헤라자드는 왕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왕은 그녀를 살려주었을 ...
[지데일리] 포린폴리시 선정 ‘세계를 이끄는 사상가’이자, 2015년 타임 선정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꼽힌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는 페미니즘에 대한 온갖 오해를 단호하고도 위트 있게 반박하며 여성과 남성 모두를 페미니즘의 세계로 초대한다. 전통적인 성역할에 고착된 사고방식이 남성과 여성 모두를 짓누르고 있으며, 페미니즘을 통해 우리 모두가 더욱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역설한다. 그러면서 남성과 여성 모두가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명료하게 보...
[지데일리]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 - 마하트마 간디 한국고용정보원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30년 내 소멸할 우리나라의 지역이 시·군은 84개, 읍·면·동은 1383개에 달한다고 한다. 지방이 점차 붕괴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남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지역불균형 문제가 수치로 가시화되자 많은 지자체와 주민들이 지역 발전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인구, 투자와 생산, 노동의 기회, 발전 가능성, 모든 것이 감소한 일명 ‘감소의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 지금까지의 경제 정...
[지데일리] 미래 모든 비즈니스의 가장 희소한 자원은 바로 ‘고객’이다. 동네가게부터 대기업까지 규모에 상관없이 진정한 고객을 얼마나 많이, 오래 보유하고 있느냐가 사업의 생존과 번성을 좌우한다. 이는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1인 창작가나 개성 있는 매장, 사업을 시작하려는 개인 사업자에게도 해당된다.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를 가진 대기업도 피해갈 수 없는 흐름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미국, 싱가포르, 홍콩, 스웨덴, 핀란드,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소위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