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구촌은 지금] 지역 재래 수종 심어 도시 녹화 활기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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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구촌은 지금] 지역 재래 수종 심어 도시 녹화 활기 되찾는다

'고혼노키' 프로젝트, 20년간 도시생물다양성 보존 이끌어
도시주거 지역에 녹색 네트워크 구축해 생물다양성 '회복'
지역사회 개발 이니셔티브에 접목, 日 전역 도시녹화 활기

[지데일리] 수많은 행성 중 지구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생물들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다. 먹고 먹히는 천적관계, 서로 돕는 공생관계, 빌붙어 사는 기생관계라는 자연의 법칙 속에서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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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생물다양성의 보전은 인류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통해 인류는 자연재해로부터 안전, 양질의 생활수단을 위한 기본적 물질 공급, 건강, 양질의 사회적 관계 등을 유지 가능하다. 물론 이같은 생태계 서비스는 생물다양성이 유지될 때 만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의 생태발자국 상황을 보면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절대 부족한 것은 탄소흡수량인데,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생태채무국이라는 낙인이 찍혀있다. 

 

1년간 생활해야하는 생태용량으로 계산하면 약 8개월간의 생태용량을 다른 나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우리나라의 생태용량을 키우지 않으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 매우 취약한 구조가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지난 50년간 생물다양성 훼손을 담보로 산업발전을 거듭했다. 그렇지만 이젠 기후변화로 인해 경제력으로도 식량과 에너지를 구입하지 못하는 시대가 올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런 문제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처럼 생물다양성 보전이 인류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한 최우선 대책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도시 주거 지역에 녹색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생물 다양성 보존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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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고혼노키’ 조경 개념

 


2001년 이래 ‘고혼노키(Gohon no ki, 다섯 그루의 나무)’라는 재래 수종 조경 개념을 통해 도시 주거 지역에 녹색 네트워크를 구축한 세키스이 하우스(Sekisui House)가  바로 그곳이다. 이곳은 류큐대학과 함께 20년간 고객 1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고혼노키 프로젝트의 성과를 분석하고, 도시 생물 다양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세계 최초의 메커니즘을 설계했다.

 

세키스이 하우스는 생물 다양성 보존을 촉진하는 자연 친화적 방법론으로서 정성적 평가 메커니즘을 발표했다. 1970년대 이후 끊임없는 도시 개발로 도시에서 동식물이 살 수 있는 서식지 규모가 크게 줄었는데, 세키스이 하우스는 2001년 고객 정원의 친환경 조경과 녹색화를 통해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고혼노키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 프로젝트는 새를 위해 3그루, 나비를 위해 2그루 등 5그루의 지역 재래 수종을 심는다는 개념을 도입해 지역 기후에 적합하고 조류, 나비를 비롯해 지역 동물에 유익한 토종 나무로 정원과 지역 커뮤니티를 녹색화할 것을 제안했다. 지금도 일본의 전통적인 사토야마(마을의 숲이란 의미)를 모델로 한 정원 조경으로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2001년부터 2020년까지 17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다. 세스키 하우스는 고혼노키 개념을 아파트와 지역사회 개발 이니셔티브에 접목해 일본 전역의 도시 녹화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이다. 


세키스이 하우스는 2019년 이래 구보타 연구소, 류큐대학 자연과학부 및 싱크 네이처와 협력해 네트워크를 이루는 녹색화가 도시 생물 다양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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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관은 구보타 야스히로 교수가 설립한 싱크 네이처가 관리·운영하는 일본 생물 다양성 맵핑 프로젝트(J-BMP)를 기반을 한다. 세키스이 하우스의 고혼노키 프로젝트에서 20년간 축적한 수목 수, 종, 위치 데이터를 분석해 이 프로젝트가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데 기여한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생물 다양성이 크게 줄어든 도시지역(일본 3대 광역도시권)의 정원에 전통적인 원예종과 외래종이 아니라 고혼노키 프로젝트에 따른 재래 수종을 심는 것이 생물 다양성 면에서 ▲지역 생물 다양성의 근간인 각 지역 토종 나무 종 수가 10배로 증가 ▲주거 지역에서 발견된 조류 종 수가 두 배로 증가 ▲주거 지역에서 발견된 나비 종 수가 5배 증가 ▲3대 광역도시권의 생물 다양성이 신뢰할 수 있는 생물 다양성 관련 데이터가 처음으로 작성된 시기인 1977년의 30% 수준으로 회복 등 다양한 이익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생물 다양성 평가는 도시 생물 다양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실제 사례에 적용한 메커니즘으로는 세계 최초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수치 데이터 공시를 통해 생물 다양성을 금전적 가치로 표시할 수 있고 민간 부문의 생물 다양성 기여도를 가시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고혼노키 프로젝트의 자연 친화적 방법론은 도시 생물 다양성을 나타내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세키스이 하우스는 이 방법론을 일반 대중에 널리 보급해 시민들이 인식을 개선하고 지식과 전문성을 축적해 녹색화를 촉진하고 생물 다양성 보전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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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스이 하우스와 협력 기관은 데이터를 이용한 공동 검토를 바탕으로 생물 다양성이 크게 줄어든 간토, 긴키, 추쿄 등 일본 3대 광역도시권의 1977년 나무·새·나비 종 수, 다양성 지수, 개별 나무·새·나비 수를 100%로 설정하고, 고혼노키 프로젝트 출범 전년도인 2000년을 기준 연도로 해 2070년까지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이를 통해 지역 동물군(고혼노키 개념)에 이익이 되는 재래 수종을 심으면 고혼노키 프로젝트 시행 전인 2000년과 비교해 2030년(국제 생물 다양성 보전 목표 연도)에는 생물 다양성이 1977년의 37.4% 수준으로 회복되고 2050년에는 40.9%, 2070년에는 41.9%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일본에서 새로 건축되는 부동산의 30%에 토종 나무를 심는다는 고혼노키 개념을 적용하면 도시 생물 다양성이 1977년의 84.6%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세키스이 하우스는 민간 부문이 일반 대중과 협력한다면 생물 다양성 감소 추세가 반전돼 COP15의 테마인 ‘2020년 이후 생물 다양성 회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며, 이 목표 달성에 고혼노키 개념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6월엔 자연 관련 재무 공시 태스크포스(TNFD)가 출범했고, 지난달엔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OP15)가 열렸다. 

 

일본도 도시 녹화를 추진하는 데 민간 부문의 지원을 받기 위해 기타 효과적인 지역 기반 수단(OECM)에 관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이런 사회적 맥락에서 세키스이 하우스는 20년간 이어온 생물 다양성 보존 이니셔티브를 일반 대중이 자연 친화적 방법론으로 이용할 수 있게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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